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과)가 세월호 참사가 "돌진적 근대화가 가져온 부작용"이란 점을 확인하며,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사회가 "반성적 현대화 과정을 거쳐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9일 저녁 서울영동교회(담임 정현구 목사)에서 복음주의교회연합 주최로 열린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교회의 성찰과 과제’의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 이 같이 주장했다.
김호기 교수는 세월호 침몰이 제도와 윤리의 "이중 칠몰"이라며 "바로 이런 침몰이 우리가 일궈온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과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번 사건을 둘러싼 정부의 무능한 대응에는 "위기의 공동체를 구출하는 데 정부가 일차적 역할을 해야하나 정부가 그런 믿음과 신뢰를 국민 다수에게 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돌진적 근대화"의 신화화를 거부하며, 우리사회가 이제는 "반성적 현대화"로 나아가야 함을 역설했다. 그는 "지난 50여 년 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려왔지만, 이 산업화와 민주화가 가져온 현실에 대해 냉정하고 객관적인 자기 인식이 더없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생명경시, 정경유착, 부정부패, 감시사회, 그리고 결과중심사회는 '돌진적 근대화'의 그늘"이라며, "이런 그늘을 올바로 극복하지 않고서는 인간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효율·성과·자본·성장, 그리고 권위'만을 중시하는 프로그램은 미봉적 해법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근본적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 "우리 사회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생명, 정의, 노동, 복지, 그리고 국민'의 가치를 사회발전의 중심에 놓아두고, 정부-시장-시민사회의 새로운 판짜기를 모색해야 한다"면서 "돌진적 근대화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대안 모색이 필요하며,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개혁과 주체혁신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