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이재훈 목사, 칼럼서 문창극 후보자 간접 옹호 논란

이 목사 칼럼, 신학적 색깔론이라는 비판 일어

▲이재훈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일제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발언이 일파만파의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문 후보자가 장로로 시무하는 온누리교회의 담임목사인 이재훈 목사가 지난 14일(토) 국민일보에 기고한 칼럼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목사는 <소문과 진리>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한 사회에 보이지 않으나 가장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것은 소문이다”고 운을 뗀 뒤 “과거에는 사람들이 서로 대면하여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소문이 이제는 SNS라는 첨단 마우스[사람의 입과 컴퓨터 마우스]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시대가 되었다. 지도자들이 소문에 휩싸여 결정을 내릴 때 그 사회는 큰 혼란에 빠져든다”고 적었다. 
이 목사는 “묵상이 부족한 목회자들의 설교는 진리를 진리 되게 그 권위와 무게를 전달하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소문으로 말씀의 격을 떨어뜨린다. 성도들의 말씀 묵상 또한 말씀의 진리성이 내면 깊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자신의 사상이나 잡념 속에 파묻혀 하나의 소문으로 맴돌다 떠나버리고 말 수 있다. 반면 사람들은 들려오는 소문을 진리처럼 믿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만일 그 말이 사실과 다르며 그 중간에 말을 전달하는 사람이 왜곡해 전달했다면? 그것은 영적 전쟁에서 모두 패배한 것이다”고 규정했다. 이어 “사람들 중에 다른 사람의 말을 교묘히 바꾸어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악한 습관을 가진 부류가 있다. 사탄의 종노릇 하는 사람들이다”고 꼬집었다. 
이 목사는 “함께 모이면 소문을 먼저 나누지 말고 진리를 먼저 나누어야 한다. (중략) 진리를 포기하면 소문은 공동체를 파괴한다. 그러나 진리를 붙잡으면 소문은 꼬리를 내리기 마련이다. 진리를 진리 되게, 소문을 소문으로 그치게 하는 교회와 사회로 바꾸어가야 한다”는 권면으로 끝을 맺었다. 
이 목사의 칼럼은 문 후보자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해당 교회 성도들이 주축이 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중파 방송이 문 후보자의 과거 강연발언을 왜곡했다”는 게시물이 올라 왔다. 또 한국교회연합, 한국교회언론회 등 보수색채가 짙은 교계 단체들이 잇달아 “일부 언론이 ‘망언’으로 규정하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 안에서 기독교적 세계관에 의한 강연인데, 기독교적 언어를 사용한 것을 거두절미하고 지나치게 정치적 용어로 바꾸려는 것은 견강부회”라는 논리로 문 후보자를 감싸고 나섰다. 
문창극 사태, 이재훈 목사에게 닥친 시련?
이 목사의 칼럼은 문 후보자를 감싸는 논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일부 목회자들과 네티즌들은 이 목사 역시 문 후보자를 감싸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트위터 아이디 @newk********은 “내가 겨우 10년 된 온누리교회 성도지만 이것은 교회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일이다. 우리가 낸 십일조가 저따위 인사가 강연하는 예배에 쓰인 것을 깊이 회개하고 문장으로 감싸는 일을 그만 두어야 한다. 이재훈 목사의 최대 시련이 왔다. 지켜보고 기도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디 @vnb***은 이 목사의 트위터에 “존경하는 이재훈 목사님, 이 분(문 후보자) 예전 마리아 행전 강사 서실 때부터 젊은 평신도들에겐 강사로서 맞나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사, 장로님들과 평신도님들의 눈높이, 온도차가 있을 때 교회는 위험해지기 쉬운 것 같습니다”는 글을 남겼다. 한편 더함공동체교회 이진오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창극 장로를 언급하거나 이 사태를 적시하지 않지만 SNS 등으로 소문만 듣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며 이를 자유주의 신학이라고 부르며, 신학‧신앙적 색깔론을 펴고 있다”면서 “그(문 후보자)의 식민적 사관이야 말로 소문에 근거한 것이고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고 이 목사의 칼럼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 온누리교회에서는 문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해당 교회 성도는 “교회 측은 문 후보자의 발언과 관련해 그 어떤 대응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성도는 “문 후보자의 발언에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성도들이 다수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그의 발언과 발언이 몰고 온 파장에 심각하게 고민하는 성도들의 존재도 있음을 기억해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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