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담임목사가 교회분쟁 예방과 위기관리를 위한 지침서라 할 수 있는 『교회위기관리』(최종천 목사 외/이지프린팅)를 출간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교회분쟁의 빈도와 정도가 날로 심각해져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들이 대부분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하고 있는 형편을 고려할 때, 이 책은 교회 분쟁을 예방 및 관리하기 위한 매뉴얼의 역할을 할만하다. 분당중앙교회는 최근 교회분쟁을 매우 이상적으로 극복했는데, 이 책은 그 생생한 현장경험을 통한 교훈과 분쟁 해결의 노하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는 최종천 목사의 “한국교회 위기의 본질과 대응—분당중앙교회 사례가 주는 시사점,” 이송배 장로(분당중앙교회)의 “분당중앙교회 사태의 시작에서 종결까지,” 송영호 변호사(前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의 “교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형사법 문제 고찰,” 오세창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의 “교회분쟁으로 인한 법적 소송의 유형,” 소재열 목사(한국교회법연구소장, 법학박사)의 “교회법과 국가법의 조화와 균형을 위한 교회정관법”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필자들은 대부분 분당중앙교회 분쟁의 해결 당사자이거나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각계 전문가들이다.
또, 부록으로 이억주 목사(한국교회언론회 대변인)의 “한국 기독교의 언론에 대한 대처”와 분당중앙교회의 교회운영정관, 재무회계 시행세칙, 규칙, 규정, 지침 및 기준 등 각종 교회법규자료가 첨부되어 있다. 특히 교회정관은 총 27쪽에 달하는데 교인의 의무, 당회의 권한, 재정관리와 외부 회계감사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최종천 목사는 이 책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과, 그에 대한 입증, 그리고 그를 위한 자료들”이라며 “더하여 이 사실이 적법성, 절차의 정당성, 공지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구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분당중앙교회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 법적 근거 확보, 제도적 보완, 보존자료 유지, 함께 가는 목회, 책임 분산 등을 조언한다.
▲분쟁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담임목사. ⓒ베리타스 DB |
이 책을 펴낸 이유에 대해 최 목사는 “20년 가까이 그저 혼자 생각으로는 열심히 달려왔던 목회가 한순간에 혼란되어 흩어지는 현상을 보고, 스스로의 붕괴에 빠지고 말았던 목회자로서 그 원인과 회복에 대한 길을 반추해 보았다”며 “길지는 않았지만 지난한 과정을 거쳐 겨우 회복이란 이름으로, 그리고 승화란 이름으로, 이루어진 모습에 대해 그 의미를 부여하고, 그간의 어려움과 은혜가 [다른 교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0년 말 최 목사는 도덕성과 교회 재정관리에 대한 악의적인 의혹 제기로 인해 분쟁에 휩싸였다. 하지만 6년치 재정장부 열람과 그에 따른 외부 회계감사 및 세부항목 수천 건에 달하는 사회법 소송 결과, 일체 무혐의 판결과 함께 역설적으로 그 건전성을 입증 받으며 분쟁에 종지부를 찍은 바 있다.
최 목사는 이어 “혹시 그 누구라도 어떤 순간에라도 어떤 도움이라도 받을 수 없을까 이리저리 발걸음하는 이들에게 작은 아이디어라도 되게 하기 위해서”라며 “필요치 않을 책이 필요하게 되었지만 이왕이면 이 부실한 내용이라도 작은 도움이 되어 상심한 성도들이 회복을 이루고, 상처 입은 교회가 하루라도 빨리 종결과 회복에 이르는 길에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주님의 손이 놓인 공간이 아니라 그 손끝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며 가야할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속히 갈등과 분쟁과 위기라는 말에서 벗어나 그것을 거쳐 가야 할 진정한 영적 회복과 하나님 나라의 영광 선포, 그리고 복음의 흥왕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