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경주 교원드림센터에서 한국YMCA전국연맹 제42차 전국대회 및 총회가 열렸다. ⓒ사진제공=YMCA |
한국YMCA전국연맹(이사장 안재웅 목사)는 지난 6월 21일(금) 오후 2시부터 22일까지 제42차 전국대회 및 총회를 경주 교원드림센터에서 개최했다.
총회의 주제는“생명의 물결, 평화의 바람, 만물을 새롭게!”이며 전국 66개 YMCA 회원 대의원 300여명이 참가했다. 100주년을 맞은 해에 개최된 이번 전국대회는 100주년 기념예배를 시작으로 한국YMCA 목적문(76년 4월 23일 제정)이 38년만에 개정되었고, 새로운 2세기 운동의 방향을 제시하는 ‘새로운 2세기를 향한 한국YMCA 비전선언문’이 채택되었다. 또한 안재웅 연맹 이사장의 이임식과 이신호 신임 이사장의 취임식이 있었다.
이날 채택된 비전선언문을 통해 한국YMCA는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지난 한 세기 동안 격랑의 역사 속에서 언제나 동행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또 한 세기를 향한 우리의 꿈과 비전을 민족과 세계와 교회 앞에 선언한다”며 한국 시민사회와 에큐메니컬 기독운동의 발전에 기여할 것을 천명하였다. 비전 선언문은 민족과 함께한 지난 100년에 성찰과 함께 비전, 운동과제를 밝히는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국대회에서 개정된 목적문은 지난 76년 처음 제정되었던 것으로 한국YMCA운동의 목적과 방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개정된 목적문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복음을 따른다는 YMCA운동의 정체성을 보다 분명히 하고 현대 산업문명과 전 지구적 생태위기 속에서 사회시스템과 개인의 삶의 현장을 동시에 바꾸게 될 생명과 생태, 영성운동의 중요성을 부각하였다.
▲금번 총회에서 임기 2년의 신임 이사장에 선출된 이신호씨. ⓒ사진제공=YMCA |
또한 2세기 운동의 과제로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남북한의 통일, 정의로운 지구촌의 평화운동을 제시하였고 그 과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민족의 통일’과 ‘평화운동’을 목적문에 적시하였다. 이날 개정된 목적문은 지난 2년 동안 100주년사업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여 준비된 것으로 ‘비전선언문’과 함께 새로운 2세기를 이끌어갈 YMCA운동의 목표와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는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22일 총회에서는 2년 임기의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의 이·취임식이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와 에큐메니컬운동체로서의 새로운 방향성을 유지해왔던 안재웅 이사장(전 아시아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현 다솜이재단 이사장)이 임기를 마치고 이신호 현 부이사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되었다. 아래는 비전선언문의 전문이다.
“생명의 물결, 평화의 바람, 만물을 새롭게!”
- 새로운 100년을 향한 한국YMCA 비전선언
우리는 한국기독교청년회전국연맹 결성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지난 한 세기 동안 격랑의 역사 속에서 언제나 동행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또 한 세기를 향한 우리의 꿈과 비전을 민족과 세계와 교회 앞에 선언한다.
한국기독교청년회는 이 땅이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전락하던 종말적 위기 속에서 탄생했다. 망국의 위기 속에서 기독교는 희망의 복음으로 수용되었고 신문명의 전달자로 인식되었다. 한국기독교청년회는 기독교를 우리 민족을 위한 새로운 정신의 원천으로 받아들여 민족독립운동의 산실로 큰 역할을 감당했으며, 농촌계몽운동, 물산장려운동, 노동청년운동, 체육운동 등으로 민족의 근대화에 이바지했다. 해방과 분단 그리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땅에 다시 희망의 씨앗을 심으며 한국의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건설에 헌신했다. 한국기독교청년회 100년의 역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나라 복음이 고난의 땅 한반도에 떨어져 민족의 자주독립과 근대국가의 수립 그리고 자치와 협동의 시민사회 건설이라는 풍성한 열매를 맺은 은총의 역사다.
우리는 우리 앞에 펼쳐진 또 하나의 세기를 다시금 깊은 종말적 위기 속에서 맞이한다. 희망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견됐던 21세기는 끝없는 전쟁과 폭력, 경제적 불의와 양극화, 기후붕괴와 생태적 파괴, 종교간 갈등과 충돌, 문화와 세대 간 단절, 그리고 영적이고 정신적인 혼돈 등, 일찍이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심각한 위기의 시대로 경험되고 있다. 이 시대는 인간의 탐욕이 문명의 멸망을 재촉하고 우주적 종말까지 예견케 하는 시대다. 이 시대는 “모든 피조물이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로마서 8:22) 시대인 것이다.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난 우리사회도 경제성장을 이루고 민주화를 성취하는 등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아직도 민족분단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는 땅에 떨어졌고, 꿈을 잃은 사회적 약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으며, 동북아시아에는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민족독립의 꿈은 단지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나라다운 나라를 이루려는 것이었고, 따라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우리의 역사적 책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오늘의 이러한 민족사적이고 문명사적인 위기 앞에서 이 시대를 회심과 은총의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인식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비전과 과제를 밝힌다.
『우리의 비전』
한국기독교청년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나라 운동체로서 이 땅 위의 모든 민족과 생명체가 하나님의 통치 아래 정의와 평화와 생명을 누리는 세상, 크게 어우러져 하나 되는(요한복음 17:21) 대동세상을 이루기 위해 헌신할 것이다. 우리는 이 땅의 모든 가난한 이웃과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와 연대하면서 더 이상 눈물과 슬픔, 가난과 굶주림, 차별과 배제가 없는 정의세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모든 전쟁과 폭력을 단호히 배격하고 갈등과 대립을 치유하여 온 생명이 사랑과 존중의 관계 안에 사는 평화세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인간의 탐욕을 위한 무한한 이윤의 극대화로 무참히 파괴되고 있는 하나님의 창조세계 앞에서 현재의 인류문명을 근원적으로 반성하며 그리스도가 주시는 풍성한 생명(요한복음 10:10)을 나누고 누리는 생명세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의 과제』
1. 우리는 지금의 더 이상 지탱가능하지 않은 자기파멸의 문명에서 벗어나 각자의 향토지역사회에서 협동과 상생의 가치를 최우선시하며 정의롭고 생태적인 생명공동체, 풀뿌리 하나님 나라 운동체로 새로운 생명질서의 도래를 예고하고 그것을 앞당겨 살 것이다.
2.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권력집단들의 사익추구로 민주주의와 사회정의가 땅에 떨어진 위기의 상황 속에서 시민의 공익적 참여를 통해 각종 권력집단들의 사익추구를 통제하고 시민이 주도하는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이루어갈 것이며, 이를 위해 공공문제에 대한 시민의 참여와 책임의식을 높이는 시민사회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3. 우리는 민중의 온전한 복지향상을 위해 꿈을 잃은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는 시민자구적이고 민중자립적인 사회적 경제운동을 전개할 것이며,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는 오늘의 사회 속에서 사회적 연대와 협동을 이루기 위한 사회적 영성의 계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4. 우리는 냉전과 분단의 포로가 된 한반도를 영구평화지대로 해방하여 동아시아에서 항구적인 상생과 공영의 질서를 세우고,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모든 지구촌 분쟁지역에 평화를 심으며, 온 세계가 핵무기와 핵발전의 위협에서 벗어난 참 평화 속에 살도록 전 세계 119개 국 5천 만 YMCA 회원들과 연대하여 적극적인 지구시민 평화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5. 우리는 지구시장의 탐욕과 쾌락을 갈급하게 하는 소비주의 문화, 전쟁과 갈등을 미화하고 조장하는 폭력의 문화, 나와의 다름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배타주의 문화, 일시적 향락에 탐닉하여 건강한 자아와 가정을 파괴하는 중독의 문화, 그리고 다른 생명체의 삶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모든 죽임의 문화를 몰아내고 이 땅에 참되고 선하고 아름다운 생명평화문화의 정원을 가꾸어갈 것이다.
6. 우리는 선교 2세기를 맞이한 한국교회가 복음의 변혁시키는 능력을 회복하여 자신을 갱신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독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한국최초의 사회선교 기관으로서, 에큐메니컬 평신도 운동체로서, 또한 개방적인 열린 교회로서 성서연구를 비롯한 영성훈련을 강화해 예수 그리스도의 뒤를 따라 함께 배우고 훈련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7. 우리는 회원운동체로서의 자기정체성을 재확인하면서 특히 청년, 학생, 청소년, 여성 지도력 육성에 힘을 모아 이 땅의 젊은이들이 신앙의 눈으로 시대를 읽고 하나님의 창조세계와 역사 앞에 기독교적 책임을 다하는 지도자로 성장하도록 힘쓸 것이다.
성서의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비전은 지난 100년 간 한국기독교청년회가 역사의 갱신과 변혁에 헌신하게 한 정신적 원천이고 힘이었다. 오늘 우리는 또 하나의 세기를 맞이하면서 생명이 물결치고 평화가 나부끼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본다. 거기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시고 다시는 사망이나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없게 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본다(요한계시록 21:4). 그리고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이사야 65:17; 요한계시록 21:5)는 하나님의 웅장한 비전선포의 말씀을 듣는다. 이 약속과 비전속에서 우리는 다가오는 새로운 세기에 남북의 동포가 한 몸 되어 얼싸안고, 삼천리금수강산의 모든 생명체가 평화의 대향연을 벌이며, 오대양 육대주 모든 민족이 이 하나님의 나라 큰 잔치에 초대되어 다함께 손잡고 생명의 춤을 추는 대동세상을 바라본다. 오늘 우리는 이 꿈과 비전을 가지고 또 다른 100년을 향해 믿음의 여정을 출발하고자 한다. 하늘 높은 보좌를 버리시고 낮고 천한 종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셔서 세상의 모든 권세를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우리는 섬기는 종의 모습으로 하나님과 역사 앞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우리의 믿음의 순례를 계속할 것이다.
2014년 4월 2일
한국기독교청년회(YMCA)전국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