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평양에서 순교한 목회자 넋 기리다

2014 한국교회 순교자추모예배 열려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중앙교회에서 ‘2014 한국교회순교자추모예배’가 열렸다. ⓒ공동취재단

한국교회순교자기념사업회는 27일(금)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중앙교회에서 '2014 한국교회순교자추모예배'(이하 추모예배)를 봉헌했다. 
'순교정신을 이어받아 화해와 평화의 길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추모예배에서는 주기철, 이태석, 김관주, 김철훈, 서용문, 최봉석 목사 등 평양에서 순교한 목회자들의 정신을 기렸다. 특히 이번 추모예배엔 순교 목회자의 유족들이 참석해 이들의 삶을 회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주기철 목사의 손서인 이윤호 목사는 주 목사를 "절대복종의 사람"이라며 "그는 예수님과 하나님의 말씀에 절대적으로 순종하기 위해서는 '죽기까지 피 흘리는' 사생결단의 각오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그는 선배답게, 그리고 자기가 설교한 대로 주님을 위해 죽음의 길을 택했다"고 회고했다. 
김철훈 목사의 사위인 이금세 영세교회 은퇴장로는 "김철훈 목사의 일생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가난한 독립운동가인 목사의 가정에 태어나 줄곧 기독교학교에서 교육을 받았기에 신앙이 몸에 배인 분이었다"며 "그는 불의한 일본의 식민지 정책에 대항하는 애국자였다. 불의와는 추호도 타협이 없었고, 결코 상황윤리가 그분에게는 통하지 않았다"면서 그의 정신을 기렸다. 
김관주 목사의 아들인 김명혁 목사(한국교회순교자기념사업회 상임고문, 한복협 회장)는 "아버지는 1946년 5월까지 신의주 제이교회에서 8, 9년 동안 부목사와 담임목사로 목회하시다가 1947년 평양 서문밖교회로 옮겨 가서 목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기독교 자유당 결성과 관련하여 1947년 11월 18일 평양에서 투옥되었다가 평양 교외에 있는 사동 탄광으로 옮겨져 그곳에서 복역하게 됐다. 어머니와 함께 사동 탄광을 찾아가곤 했는데 죄수복을 입으신 아버지를 몇 번 만나 뵌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로부터 신앙적인 감화를 은은하게 받았다. 신앙의 절개를 지키기 위해서는 고난도 감수해야 한다는 교훈을 아버지의 삶을 통해서 실제로 받았다. 아버지는 (어머니도 그랬지만) 나에게 무엇을 강요하거나 잔소리를 하신 적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어릴 때부터 장난꾸러기로 살게 됐고, 결국 자의적이고 자발적인 또는 적극적이고 모험적인 삶을 한평생 살게 됐다고 생각한다. 평양 제5 인민학교를 다닐 때 정학을 당하면서도 주일성수를 끝까지 고수했던 것도, 11살 때 혼자서 38선을 넘은 일도, 아버지의 삶을 통한 신앙적인 감화와 함께 방임적인 교육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용문 목사의 아들인 서광선 목사는 "아버지는 열정적인 목회자였다. 평안북도 영실학교를 졸업하고 평양신학교에 진학해서 전도사가 된 후에 압록강 강변에 있는 작고 큰 마을에서 교회를 개척하는 일을 했다. 아버지는 교회를 개척했다 하면 부흥이 일어났다. 1년 안에 새로 예배당을 짓고, 그리고는 미련 없이 우리 어머니에게 이삿짐을 싸라고 명령하고 다음 날 아침 소달구지에 몇 개 안되는 짐 보따리를 실고 다음 마을로 떠나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교회를 개척하고 1년 안에 예배당을 짓고, 다음 동네로 이사 가서 교회를 개척하는 일을 되풀이했다"고 회고했다.
서 목사는 이어 "아버지는 훌륭한 교육자였다"면서 "목사 아들은 학교에서 우등생이고 모범생이어야 한다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아버지는 방에다 회초리를 매달아 놓고 우리를 회초리로 길렀다"고 했다. 특히 "집에서 찬송가 이외에는 유행가 같은 것, 심지어 아리랑도 못 부르게 했다. 새벽기도회는 물론, 가정예배를 아침 저녁으로 드렸다. 학교에서 일본말만 쓰게 한다고 아버지는 한탄하면서, 집에서는 한국 시인들이 남긴 시조를 암송시키고 시조놀이를 하게 하고, 이광수·김동인 등의 유명한 한국 작가들의 소설들을 읽게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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