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성공회 예루살렘 교구, 탄원기도 올려

“무고한 이들을 지키고 폭력 확대를 멈춰 주소서”

끝 모를 갈등으로 점철된 중동에 또 다시 전운이 짙게 드리웠다. 직접적인 원인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이에 벌어진 잔혹한 살인극이다. 

먼저 현지시간으로 지난 달 12일(목) 팔레스타인인 거주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10대 3명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실종 20일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이달 2일(수) 팔레스타인 10대 소년 한 명이 새벽(현지 시간) 3명의 괴한에게 차량으로 납치된 뒤 같은 날 불탄 주검으로 발견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부검 결과 이 소년은 산 채로 불에 타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범행은 극우 유대주의자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범행동기와 관계없이 최근 잇따른 살인극은 팔레스타인 측의 격렬한 시위와 이스라엘 측의 보복공격으로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성공회 예루살렘 교구의 나임 아티크 신부가 중심이 돼 설립한 사빌 에큐메니칼 해방신학센터(이하 센터)에서 지난 3일(목) 최근 사태에 대한 탄원기도를 올렸다. 센터에서는 매주 목요일 점심 때 기도모임을 갖는데, 본 탄원기도는 지난 주 기도모임에서 나온 것이다. 
본 기도문은 대한 성공회 유시경 신부가 우리말로 옮겨 알려왔다. 아래는 기도문 전문이다.
사빌 기도 물결 † Sabeel Wave of Prayer 2014/7/3
자비 깊으신 하느님, 월요일 저녁 이스라엘 군이 행방불명이던 10대 어린이 3명의 유체를 발견했습니다. 우리는 이 이스라엘 어린이들의 가족과 슬픔을 함께 합니다. 또한 우리는 화요일 아침에 제닌에서 살해된 16살 어린이를 포함하여 살해된 9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의 슬픔도 함께 합니다. 폭력은 폭력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것, 절망은 자포자기적인 행동을 낳을 뿐이라는 점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공습을 격화시켜 막대한 타격을 입히고 있습니다. 서안지구의 주요 마을에서는 충돌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폭력의 연쇄를 멈추려면, 점령과 불법 입식을 멈춤으로써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 밖에 없음을 이스라엘 정부와 이스라엘인들이 깨달을 때입니다. 비오니 주여, 소수자들의 행동 때문에 벌을 받는 무고한 이들을 지켜 주옵소서. 폭력의 확대를 멈춰 주옵소서. 정치 지도자, 종교 지도자들을 이끄셔서 평화를 만드는 용감한 이들이 되게 하셔서, 비난을 받을지라도 진실을 말하게 하여 주옵소서. 
- 주여, 자비로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이스라엘은 동이스라엘을 더욱 더 병합하기 위해 9천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각의에서 결정했습니다. 속이 들여다보이는 교묘한 방법으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지배를 확대하고, 그 권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주여, 우리들의 외침을 들어 주옵소서. 비오니, 우리를 도우셔서 행동하게 하옵소서. 힘을 주셔서 여러 가지 사악한 정책에 비폭력 행동으로 저항할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
- 주여, 자비로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은혜 풍성하신 하느님, 지난 주말에 시작된 라마단을 기념하는 이슬람교도인 형제자매들을 축복해 주옵소서. 이스라엘이 허가증 발행을 제한하고 여행에 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비오니 영적 쇄신과 공동체를 이루는 라마단이 되게 하옵소서. 이 단식월이 “억울하게 묶인 이를 끌러 주고 멍에를 풀어 주는”(이사야 58:6)  하느님의 바람을 드러내게끔 하옵소서.
- 주여, 자비로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당신의 진리는 영원합니다. 우리는 체제이행의 시기에 사빌에 주어지는 축복을 보고 있습니다. 비오니, 우리에게 통찰력을 주시고, 행동으로 이끄셔서, 지상에서 당신의 지배를 펼쳐 나가는 일에 쓰임 받도록 우리를 준비시켜 주시옵소서. 
- 주여, 자비로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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