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아시아지역 의장인 장상 박사가 스가 요시히데 일본관방장관에게 WCC 성명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WCC |
이 만남은 세계 2차대전 말엽에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지 69주년이 되기 이틀 전에 이루어졌다. 이 만남에는 WCC 중앙위원회 위원인 니시하라 렌타 교수, 일본 그리스도연합교회(UCC) 사무총장 가토 마코토 목사, 전직 일본 NCC 총무대리 우에다 히로코 목사, 니와노 평화재단의 노구치 요이치 씨 등이 동참했다.
장상 박사는 핵 없는 세상과 관련된 성명서를 제시하면서 “핵무기는 진정한 평화와 공존할 수 없다”라는 WCC 선언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그녀는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참사 때 생존한 37만여 명에 대해 교회가 베푼 지원들을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오염된 모든 지역에 대해 공공위생 보호정책을 개선시킬 것과 핵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기할 것을 요청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일본헌법의 평화조항(전쟁 포기, 국가 교전권 불인정 등을 규정함)을 재해석하려는 최근의 움직임과 관련하여 장상 박사는 “우리는 일본정부가 제9조의 조문과 정신을 모두 존중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가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은 일본국민들 가운데 제9조를 강하게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고 동아시아 국가들도 제9조를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녀는 WCC와 일본교회 사이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비록 일본교회가 수적으로는 작지만, 교회가 사회의 민감한 문제들을 주시한다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빛과 희망을 제공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러므로 WCC는 계속해서 일본교회와 일본국민과 밀접하게 협력하면서 평화와 정의의 순례를 이어나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원자폭탄의 피해를 당한 유일한 국가로서 일본이 “핵 문제를 진지하게 다룰 책임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WCC와 일본교회가 후쿠시마 사태에 대해 여러 모로 지원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헌법 제9조에 관해서 스가 장관은 “집단자위권은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인정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적 상황이 최근에 매우 많이 변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집단자위권을 헌법 제9조의 틀 안에서 고민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니시하라 교수는 “비록 스가 장관의 반응이 정부의 이전 태도와 변함이 없지만, 전 세계 기독교인들과 일본 교인들이 정부 관료, 특히 정부 내 서열 2위인 관방장관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역사적인 일이며 측정할 수 없는 의미를 지닙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