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아동이 공동수돗가에서 물통에 물을 채우고 있다. ⓒ사진제공=WCC |
<에큐메니칼 수자원 네트워크>(EWN)의 제휴기관인 <팔레스타인 점령지구 내 응급 수자원 및 공중위생 관리>(EWASH–OPT)는 최근 이 문제에 관한 보고서를 발행했다. 필자인 모하메드 오메르는 가자당국의 수자원 시설관리장인 아에드 알딘 앗바시가 가자지구의 우물과 수도관들이 조직적으로 파괴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앗바시는 “전투기들이 두 개의 우물을 직접 공격했습니다. 인구 밀집 지역인 알마퀴시 9번 지역 근처의 우물과 알자이토운 지역의 우물은 7천여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대다수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던 다섯 개의 수도관도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각 수도관으로 2만여 명의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했으니 10만여 명이 피해를 당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덧붙이며 “수도관을 복구하는 데는 정전기간이 필요한데 그때까지는 약 7만여 명의 주민들이 난민 수용소에서 물도 없이 지내게 됩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국제법상으로 민간인들의 수도를 표적으로 삼아 파괴하는 것은 전쟁범죄로 간주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점령군들의 전투기들은 매일 4개 지역으로부터 유입되는 2만5천여 톤의 미처리 하수가 저장된 저수조도 폭격했습니다”라고 고발했다.
물이 부족한 가자지구
가자지구에는 약 360km²의 지역에 18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데, 이러한 인구밀집 지역이 단 하나의 수원지에 의존해서 물을 공급받고 있다. 그 수원지에 과도하게 의존하기 때문에 수원지는 오염이 심해진데다 손상 정도도 회복불가능한 상태이다.
<팔레스타인 수자원 당국>(PWA)의 몬테르 쇼블락 박사는 “(그 수원지는) 6년 정도 사용하고 나면 폐쇄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바닷물이 유입되어서 95%의 지하수가 사용불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자지구 음용수의 80% 이상이 세균으로 오염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PWA는 바닷물을 음용수로 처리하는 담수화 공장을 몇 군데 운영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관리, 부품의 대외구매 및 새로운 공장 착공 등을 과도하게 통제하고 있고 필요한 전기와 연료도 부족해서 이 담수화 공장들이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음용수를 사기 위해서 개인 판매상을 찾을 수밖에 없는데, 많은 사람들이 가족당 미화 250불씩 3개월간 지불되는 사회안전계획수당에 의존해서 살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수입의 삼분의 이를 물을 사는 데 쓰기도 합니다”라고 쇼블락 박사가 덧붙였다.
물 공급 및 하수처리 시설 파괴
EWASH의 보고서에는 가자지구의 물 공급 및 하수처리 시설의 파괴 정도가 소상히 기술되어 있다. EWN의 국제준거단체도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이 있기 전 6월 초에 가자지구, 예루살렘, 서안지구 등을 방문해서 실태를 관찰한 바 있다. 그 단체 관계자는 팔레스타인 수자원 관리 당국자와 접촉해서 가자지구의 하수처리 시설을 방문했고 지역 내 물 부족 사태에 대해 논의했었다.
EWN 보고서는 지역 내 교회와 주민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천명하며 물과 공중위생의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자지구에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지역에는 적절한 물 공급과 하수처리를 위한 인프라를 재건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하지만, 전쟁이 그치지 않으면 이런 상황 아래서 물과 공중위생에 대한 인간의 권리를 획득하는 일은 요원한 꿈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