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과 제자도
다니엘 파트 지음/ 박노훈, 엄모성 옮김/ 349쪽/ 14,000원
□ 저자 소개
다니엘 파트 (Daniel Patte)
현재 미국 장로교(PC USA) 소속으로 밴더빌트대학교의 종신교수이며, 캠브리지대학교 출판사(Cambridge University Press)의 세계기독교대사전 책임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 간행『Global Bible Commentary』의 책임 편집자이기도 하였으며, 지난 2001년 SBL성서학회는『Reading Communities Reading Scripture: Essays In Honor of Daniel Patte』이라는 책을 저자에게 헌정하였다.
수많은 저서 중에서 2000년『Reading Israel in Romans : legitimacy and plausibility of divergent interpretations』는 대표적 저술로서 시리즈로 구성되어 매년 다수의 학자들과 함께 하는 공동 연구물로 출판되고 있으며, 저서 『What is structural exegesis?』는 한국신학연구소에서 1987년『구조주의적 성서해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한국의 독자들과 만나기도 하였다.
초기 유대 해석학과 기호학에 정통하였고, 특별히 Scriptural Criticism이라는 성서연구에 기초를 놓은 학자로 유년시절 홀로코스트를 경험했고, 청년기 아프리카 콩고의 선교사로 봉사하였으며 북미와 유럽, 그리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학계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게 교류하는 장로교 대표적인 학자이다.
http://www.vanderbilt.edu/AnS/religious_studies/patte.htm
□ 역자 소개
*박노훈: 연세대학교, 서울신학대학원(M.Div.), 예일신학대학원(S.T.M.), 밴더빌트대학원(Ph.D. Candidate)
*엄모성: 협성대학교, 연세대학원(Th.M.), 밴더빌트신학대학원(M.Div.), 현 미연합감리교회 목회자
(서문)
앞으로 나는 신앙의 경전(經典) 혹은 경서(經書)로서의 산상설교에 관한 비평적 연구에 여러분 모두를 초대하고자 합니다. 처음에는 이 같은 접근 방식, 곧 경전 및 경서로서의 성서 비평이 여러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새롭고도 기이하게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신약성서에 생소한 사람이나 평신도들이 생각하기에는 이 같은 비평적 접근방식이 본서를 너무 기술적으로 흐르게 한다던지 아니면 자신들의 ‘신앙의 해석'에 대해 부정적인 사고를 주는것은 아닌지 염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서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그렇게 기술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방법론에 관한 몇몇 토론들은 각주나 부록으로 따로 밀어 넣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시작부터 끝까지 본서는 신앙의 경전으로서 산상설교에 관한 신앙의 해석을 존중하면서 그 같은 면을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가르치며 연구하는 학자들은 오히려 본서가 비평적인 엄밀성이 결여된 것은 아닌지 염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본서가 신앙 경전으로서의 성서의 본문읽기를 신중하게 고려하며 이 같은 읽기를 존중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왜 이러한 접근이 의혹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할까요? 고고학자가 고대주민의 종교적 이해나 해석들을 신중히 받아 들이는 것을 부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사실 그러한 현장연구 없는 고고학적 연구는 때때로 중대한 증거의 결핍으로 비취어질 뿐 입니다. 왜 많은 기독교 신앙인들이 성서를 올바로 읽고 있지 않다고 전제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제기될 수 있는 중요한 질문은 ‘비평적 연구가 과연 신앙인들이 경전으로 성서를 읽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 질문을 두 곳에서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앞서 출판된 '산상설교에 따른 제자도: 제자도에 대한 네 개의 적법한 해석들과 네 개의 타당한 전망들, 그리고 그 상대적 가치들'에서 나는 산상설교에 대한 일련의 학문적 해석들과 그 방법론, 그리고 그들 사이의 상호관계에 대한 세밀한 토론을 제안했습니다. 이 연구는 각각의 해석이 어떻게 '신앙의 해석'이라는 특정한 형태를 함의하고 있는가에 관하여 밝히고 있습니다. 이제 본서에서는 그 가장 두드러진 특징들과 결론들을 중심으로 각각의 해석들에 대한 상호비교에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이와 더불어 본서에서 사용되고 있는 성서연구의 절차, 곧 경전으로서의 성서 연구 및 비평에 관한 상세한 설명과 증명을 부록인 '왜 신앙의 경전으로서 성서 연구 및 비평인가?' 에 수록했습니다. 거기에서 나는 신앙의 해석들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평가들과 관련해서 품게 되는 전제들을 우리 자신이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비평적 연구자나 교사로서의 사명은 신앙의 경전으로서 성서를 읽는 그리스도인들의 본문 읽기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성취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마도 공을 많이 들이는 설교자라면 이에 관하여 이미 식상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매주 설교를 준비하며 행하는 것이 바로 이 같은 신앙의 경전으로서의 본문 읽기가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어떤 본문에 관하여 설교를 준비할 때, 설교자는 보통 세 번의 해석적 국면을 통합하고자 노력합니다. 설교자는 본문에 담긴 중요한 특징들을 한정하기 위해 몇몇 주석서들의 도움을 받아 본문을 신중히 분석합니다. 또한 성서본문의 가르침을 의미 있는 설교로 전환시킴으로써, 회중이 특정한 신학적 주제들과 직접 대화에 이를 수 있도록 성서 본문을 신학적으로 해석합니다. 그리고 본문 속에서 가장 유용한 가르침인 하나님의 말씀이 신자들의 삶의 상황가운데서 분별되도록 신앙의 경서(經書)로서 성서의 본문을 해석합니다. 무엇보다 “최고의” 설교자는 신학교에서 배운 각각의 성서학과 조직신학, 실천신학을 넘어 그 모든 해석학적 동기들을 창조적 긴장 가운데 하나로 통합합니다. 이러한 긴장 없이 행하는 설교는 충실하거나 신뢰할만한 것이 될 수 없음을 스스로가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설교자들이 혹시 설교준비에 식상한 느낌을 갖었다면, 이는 틀린 견해라 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경험이야말로 성서본문에 대한 다양한 비평적 연구를 꼭 수용해야 할 하나의 모델로 평가합니다. 본서가 신앙의 경서로서의 성서 연구 및 비평에 관한 체계적인 소개를 통해서, 책임을 다하는 충실한 설교자들의 선한 경쟁을 진작시킬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전 및 경서로서의 성서비평이 단지 설교자들만을 위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해석에 대해 한 걸음 물러서서 기꺼이 책임질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하기 때문에, 신약을 처음 대하는 사람이나 평신도들에게도 유익하다고 할 것입니다. 성서 본문의 해석은 언제나 중요한 것이므로 우리가 누구이든 관계없이 자신이 택한 해석이 오늘의 신앙인들을 위해 과연 최선의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앙의 경서로서 산상설교에 대한 해석은 비록 내가 기독교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내게 중대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독교인들이 이 가르침을 따라 살아가고 있고, 그 살아가는 방식이 타인에게도 심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산상설교에 바탕을 둔 다양한 교훈들이 많은 이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감화를 주고, 때로는 경외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때때로 기독교인들은 이 교훈들로부터 타인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려는 헌신을 작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역사는 반유대주의나 가부장주의와 같은 차별적인 가르침들 조차 이 산상설교에 기초를 두었다고 증언합니다. 그러므로 비기독교인 이라면 외부자의 입장에서 산상설교의 어떤 교훈이 타인에게 더 좋거나 혹은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말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그리스도인이라면, 자신의 해석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산상설교의 교훈에 따라 살기로 작정하는 순간, '나는 이 가르침이 오늘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말씀인 것을 믿습니다' 라고 고백하길 원했을 것입니다. 이 같은 고백이 있기까지 여러분은 다른 여러 해석들 중에 어느 하나만을 선택했음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로부터 우리는 비평적 태도를 갖게 되는데, 이는 타인이 나의 해석을 존중해 주기를 원하듯 나도 타인의 해석을 존중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나는 경서로서의 성서 연구 및 비평론을 전개하며, 여러분의 해석을 존중할 뿐 아니라 나아가 여러분 스스로 자신의 해석에 대해 책임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본서의 곳곳에서 산상설교에 대한 여러분 나름의 읽기를 위한 공간을 남겨 둘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본문의 교훈'의 형식으로 다듬어질 수 있으면 족합니다. 경서로서의 성서 연구 및 비평론은 그리스도인들의 시대적 관심사, 그리고 신학자들의 신학적 주제들을 둘러싼 본문과의 해석학적 소통과 성서학자들이 내세우는 본문의 증거들에 대한 분석들을 하나로 통합하고 있습니다.
해석 속에 담긴 세 가지 다른 형태들의 상호보완적 특성을 깨닫고, 이를 종합적인 비평적 실재로 구성하는 일은 성서학자인 나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특별히 조직신학자와의 공조가 필요하였는데, 크리스티나 그랜홀름(Christina Grenholm)과 나는『로마서의 이스라엘 읽기(Reading Israel in Romans): 서로 다른 해석들의 합법성과 개연성』 의 초판에 수록된 "역사와 문화를 통한 로마서(Romans through History and Culture)"의 방법론적 서장을 함께 쓰면서, 경서로서의 성서 연구 및 비평론을 성서해석의 정황적, 해석학적, 분석적 틀을 명확히 제시하는 비평적 방식으로 개념화 했습니다. 우리들은 각자의 초기 저서들에서 그 부분적인 모델들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랜홀름은 성서에 대한 비평적 연구와 신학적 해석 사이의 관계에 관한 연구,『해석된 로마서: 바울의 로마서에 대한 바르트(Barth), 나이그랜(Nygren), 크랜필드(Cranfield), 그리고 윌킨스(Wilckens)의 주석에 관한 비교 분석』과 그 후의 저서『구약성서, 기독교 그리고 다원주의』에서 자신의 페미니스트적 관심사와 더불어, 신학자들과 성서학자들의 접근법이 갖는 상호 보완적 특성들을 밝혀 주는 정교한 양식을 발전시켰습니다. 성서학자인 나는『성서해석의 윤리학: 하나의 재평가』에서 남성중심주의와 유럽중심주의, 그리고 이에 따른 다양한 문제들로부터 벗어나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의 해석과 학자들의 분석적 해석 사이에 놓인 관계 틀을 재조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후 학문적 성서연구의 과제가 곧 “신앙의 해석들에 관한 비평적 이해”임을 인식하게 되었는데, 이는 또 하나의 신학적 과제로 남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나는 구조주의적 기호학의 전망으로부터 분석적 해석과 상황적 해석 사이의 관계를 재조명하였으나 신학적 해석과 그 해석학적 틀의 지위에는 깊은 관심을 두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1997년의 ‘세계성서학회 로마서와 주석 부문 협의회(Society of Biblical Literature Consultation)’에서 그랜홀름과 나의 연구가 비로소 통합되어 '경서로서의 성서연구 및 비평론'이 제 형태를 갖게 되었고, '로마서의 이스라엘 읽기'의 서문에서 그 정련된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위의 논문보다 출판이 조금 앞선 이 산상설교에 대한 경서로서의 성서연구도 동일한 접근법에 의해 구조화 되었습니다.
나는 밴더빌트 대학교와 뉴샤텔 대학교, 그리고 유니온 신학교의 많은 학생들뿐 아니라 이 방법론의 구성이 채 끝나기 전에도 이 같은 교수적 접근법의 전개를 격려하고 때로는 비판했던 내쉬빌 장로교회와 성공회의 성서연구반원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도와주신 몇몇 분들에 대한 언급은 사실 이 같은 연구를 계속하도록 격려해 주고 때로 건설적인 질문을 아끼지 않았던 수많은 분들에 대한 감사를 대신하는 것입니다. 이들의 통찰이나 제안, 반대, 그리고 질문 등이 없었다면 본서의 어느 한 페이지도 완성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위의 학생들은 산상설교에 대한 자신의 해석들을 기꺼이 모두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 같은 접근을 발전시켜온 지난 8년 동안 특별히 교수조교로 함께 있었던-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는- 젊은 동료들에게 감사합니다. 강의의 책임을 함께 나누는 동안에도 이들은 비평적 성서연구에 대한 나의 시각들을 새롭게 정리하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특별히, 1992년부터 1995년까지 교수조교였던 그레고리 케리(W. Gregory Carey), 무사 두베(Musa Dube), 탓숑 베니 류(Tat-Siong Benny Liew), 비키 필립스(Vicki Phillips), 다이안 샤라쯔(Diane Turner Sharazz), 니콜 듀란(Nicole Wilkinson Duran) 교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의 교수조교로 본서가 완성되는 것을 지켜보고 많은 부분 함께 토론했던 플로리넬 심핀(Florinel Cimpean), 제임스 그림쇼(James Grimshaw), 레티샤 과디올라-샌즈(Leticia A. Guardiola-Saenz), 모냐 스텁스(Monya Stubbs), 약휘탄(Yak Hwee Tan), 레블레이션 벨룬다(Revelation E. Velunta)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바쁜 스케쥴에도 친절히 본서의 초고를 읽어 준 여러 동료들에게도 많은 감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산드라 쉬나이더스(Sandra M. Schneiders), 잭 세이모어(Jack L. Seymour), 데이빗 오델-스콧(David Odell-Scott), 프레드 버넷(Fred W. Burnett), 로렌스 웰본(Laurence L., Welborn) 교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들은 각기 고유한 방식으로 본서가 더 좋은 결과물이 되도록 제안과 조언들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본서는 무엇보다 아내 에이린(Aline)의 헌신적인 지지를 통해서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에이린은 미국장로교회(PCUSA)의 여러 교구에서 보여준 헌신된 사역을 통해서 나로 하여금 성서학이 교회와 분리되면 결국 무의미해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해주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어린 세 명의 독자요, 나의 손주들인 로렌(Lauren)과 벤쟈민(Benjamin), 다니엘(Daniel)에게 헌정합니다.
(한글판 서문)
나는『현대인과 제자도』의 한글판이 소개됨을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현대인과 제자도』는 내 자신의 저작물 중 가장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본서는 기독교 신앙인들이 산상설교에 관한 자신의 해석과 더불어 이들이 살아가는 오늘의 세상이라는 넓은 환경속에서 제자로서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지도록 하는 노력을 격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제자도가 가족과 사회 속에서 자신의 삶을 한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모든 기독교 신앙인들에게는, 제자로서 자신의 삶에 책임을 갖는다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며 이웃을 사랑하는 성서적 삶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록 복잡한 삶의 정황속에서 어떤 정해진 간단한 답은 없을지라도, 우리가 제자로서의 삶과 그에 따른 올바른 선택을 추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른 이들이 우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 5:16).
산상설교의 제자도에 관한 책임 있는 해석을 우리 각자가 끌어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가능한 해석들 중 과연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심해야 합니다. 계몽주의 이후 오랫동안 서구의 많은 학자들은 산상설교에 관한 단 하나의 정확한 해석이란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자신의 학문적인 해석들로 인해 무엇이 새롭게 드러났는지 입증해 왔습니다. 요컨대 산상설교는 많은 해석 층이 존재하고 있기에, 그것을 읽을 때마다 매번 변화하는 삶의 상황에 맞는 가장 의미 있는 가르침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설교자는 산상설교에 관하여 매주 새로운 설교를 할 수 있을 만큼 이 안에는 풍성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앙인들과 설교자들은 몇 가지 가능한 해석들 중에서 은연중 하나의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종종 이들은 ‘이것이 본문에 관한 적당한 혹은 유일한 해석이 아닐 수도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자신들이 행한 선택들 속에 스스로를 감출 수 있습니다.
본서『현대인과 제자도』는 독자를 도와 과연 가장 좋은 선택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합니다. 특별히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행하는 선택은 세상의 어느 다른 곳에서 이루어지는 선택들과는 다른 점이 있을 것입니다.
본서는『구조주의적 성서해석은 무엇인가? (한국신학연구소, 1987)』의 한글판이 처음 소개된 후 거의 20년 만에 모습을 보이게 되었습니다.『구조주의적 성서해석은 무엇인가?』에서 나는 그 어떤 성서의 본문일지라도 매우 풍성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그 본문의 가르침은 단순히 역사적 연구의 결과물로써만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역사적 연구만으로는 본문을 대하는 독자들에게 더욱 중요한 교훈(혹은 가르침)을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성서 본문의 어떤 가르침들은 해당 본문의 서술적이며 의미론적인 구조들을 면밀히 살펴볼 때 인지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오늘의 특정한 환경에서 자신의 삶을 위해 성서를 읽는 평범한 신앙인들도 종종 학자들이 놓쳐왔던 성서 본문의 교훈들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의 바램은 본서가 한국에 있는 신앙의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눈으로 산상설교를 연구하며 살아가는 현장 속에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릴 제자도의 삶을 택하여 살아가도록 돕고자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책의 번역과 출판이 가능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 한국신학연구소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