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는 9월1일(월)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사무국에서 개최된 이라크 인권 상황에 관한 유엔인권이사회(UNHRC) 특별회기에 성명서를 제출했다. 현재 WCC는 유엔인권이사회에다 자칭 “이슬람국”(IS)가 이라크 북부지역의 소수자 공동체들에게 자행한 폭력사태와 관련하여 종교 및 신앙의 자유에 대한 특별조사를 포함하여 긴급사절단을 파견할 것과 공동보고서를 채택할 것을 요청한 상태이다. 이 성명서는 WCC가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에 대표단을 파견하여 조사한 뒤 작성된 것이다.
대표단은 피터 프루브 WCC 국제문제 이사가 이끌었으며, 그는 귀국길에 “우리는 현재 IS의 지배 아래에 있는 모술, 니느웨 평원 및 인근 지역으로부터 추방당한 무수한 사람들로부터 직접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IS가 비인간적일 정도로 야만적이며 폭력적이고 강제적이며 억압적으로 지역사회 내의 모든 다양성, 아니 조금만큼의 차이점이라도 허용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라크 내에서 종교적 다양성을 유지하고 보호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개입이 명백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성명서는 유엔인권이사회가 추방된 주민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늘릴 것과, 안전보장이사회가 IS에 효과적인 제재를 가해서 재정 및 물자의 지원을 차단하는 보다 강력한 결의를 발령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성명서는 IS가 점령한 카라코스 지역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100여명 주민들의 곤경에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는데, “이 사람들은 사실상 포로로 잡혀있다... 우리는 이 사람들 중 일부의 이름을 입수했고 유엔이 이런 경우에 대해 긴급한 조처를 무엇이든 취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그 명단을 인권고등판무관사무실(OHCHR)에 제출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WCC 대표단이 이라크를 방문해서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여성들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성명서는 “여성들과 여자 아이들은 우리에 갇혀 있으며 지하드 전사들에 의해서 노예로 매매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라크에 있는 동안 대표단은 추방주민들 중 기독교인, 수피교도인 야지디 족과 카카이 족뿐만 아니라 교회지도자들과도 만났다. 그리고 지역 교회가 마련한 긴급수용시설에 수용된 사람들과도 만났다. 이들에게는 이라크 NGO단체들이 주도적으로 음식 및 필수물자들을 공급하고 있었다.
WCC가 이라크에서의 이와 같은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대해서보다 더 우려하는 문제는 종교적 소수자들이 집단적으로 겪는 고통과 이 사태가 초래할 장기간의 여파이다. “IS는 점령 지역에서 파괴를 자행하고 있다. 종교적 소수자들의 존재와 정체성 자체를 이미 파괴한데다가 지역 내 종교간 공존의 유산과 사회구조를 망가뜨렸다”고 비판했다. 특히 모술 지역은 기독교의 여명기로부터 기독교인들의 고향이었는데, 그곳으로부터 토착 기독교인들이 추방되었고 교회당, 수도원 및 신성한 문서가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명서는 “IS의 공격적인 군사력을 무력화하고 그들의 해로운 이데올로기를 뿌리 뽑는 것이 전 세계 공동체에게 가장 우선적인 일이 되어야 하지만, IS가 이슬람의 이름으로 잔인한 짓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일은 이슬람을 믿는 우리의 형제자매와 친구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성명서는 또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벌어진 전쟁범죄와 인간성훼손 범죄에 대한 특별재판소를 제안하면서 “이라크와 인근 전 지역으로부터 (죄를 저질러도 벌을 받지 않는) 면죄 문화를 청산할 것”을 촉구했다.
전 세계 345개 회원 교단을 거느린 WCC는 IS에 의해 자행된 폭력으로 고통받는 기독교인과 야지디 족을 비롯한 여타의 종교 및 종족 공동체와 연대할 것을 표명했다. WCC 부총무인 이사벨 피리 박사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낸 호소문에서 “그 지역의 모든 주민들을 물리적으로 보호하며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포함한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일에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