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포럼>이 연세대 신과대학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이인기 기자 |
연세대학교 대학원 신학과 종교철학 전공 및 연합신학대학원 종교철학 전공,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의 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의 신학연구 모임인 <신촌포럼>이 9월12일(금) 오후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B104에서 열렸다.
이 모임에서 서강대학교 김용해 교수가 “종교간의 대화를 통한 인간존엄성의 근거짓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그리스도교, 불교, 천도교에서 파악하고 있는 인간존엄성의 근거를 각각 제시하면서 세 종교의 공통적 인간관을 추출함으로써 종교간의 대화의 한 축을 모색했다.
김 교수는 ‘그리스도교의 인간존엄성의 근거’를 먼저 설명하면서 창조설화 안에서 신과 피조물로서의 인간 그리고 다른 피조물인 자연과의 관계를 “존재론적으로 위계적이고 가치우열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뒤 신약성경의 관점에서 “그리스도를 통한 창조자와 피조물의 화해, 그리스도 안에서의 신의 자녀 성격 그리고 그리스도 후예의 성격” 등을 고찰함으로써 그리스도교가 하나님을 닮아가려는 삶의 형식임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그리스도교의 인간존엄성을 석명하고자 했다.
그에 따르면, 그리스도교는 “인간이 그리스도의 후계자로서 신의 의지를 찾고, 그것에 따라 행동하며, 책임을 지는 형식의 삶, 즉 신의 자녀로 동시에 신의 동업자로서 불림을 받았음을 지시”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그리스도교는 “인간이 그리스도의 후계자로서 신의 의지를 찾고, 그것에 따라 행동하며, 책임을 지는 형식의 삶, 즉 신의 자녀로 동시에 신의 동업자로서 불림을 받았음을 지시”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아우구스티누스, 아퀴나스, 루터 등의 인간학이 “인간은 피조물로서 창조자 신과는 존재적으로 구별되며 자기 자신에 의해서가 아니라 신의 주도권에 의해서 구원되는 존재[이며] 따라서 인간 존엄성과 인권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신과의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 안에서 근거 지워 진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고 제시한다. 하지만 인간은 신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실존적으로 존엄성을 지니며 그 존엄성은 “어느 누구에게도 불의하게 침해되어서는 안 되는 권리의 성격뿐만 아니라, 신의 부르심에 맞갖게 자유 의지와 자신의 책임 안에서 자기를 발전시켜야 할 의무적 성격도 띠고 있다.”
김 교수는 바로 이 “신에 맞갖은 의무를 통해” 인간이 신을 닮아가려는 신앙의 행위를 하게 된다고 본다. 신을 닮으려고 할 때의 모델은 바로 그리스도이다. 그는 예수가 “인간이 신, 동료 인간 그리고 다른 피조물에게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자신의 존엄성을 신 안에서 그리고 신과 함께 어떻게 보존하고 계발해야 할지에 대한 모범”이라고 전제한 뒤, 그리스도인들이 예수의 모범을 따르려고 하는 과정이 “인간이 그리스도의 후계자로서 신의 의지를 찾고, 그것에 따라 행동하며, 책임을 지는 형식의 삶, 즉 신의 자녀로 동시에 신의 동업자로서 불림을 받았음을 지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김 교수는 그리스도교의 인간존엄성을 담보할 만한 또 다른 요소로서 인간 인식의 보편적 한계에 근거하여 다른 인간 및 피조물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성을 거론했다. 즉, 그는 인간이 “그리스도의 인격을 이미 알지만 동시에 아직 완전히는 알지 못하므로, 새로운 체험과 다른 종교와 문화에 대하여 개방적이어야 하고, 동시에 그들과 대화를 하는 동안에 성령에 의해 완전한 진리에로 인도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이와 같이 “가없는 신비에 대한 자신의 한계 인식과 그것을 향한 개방성의 자각은 인간이 스스로 얼마나 신비스럽고 깊은지를, 따라서 자신의 존엄성이 어떤 사람으로부터도, 어떤 폭력으로부터도 제한될 수 없고 그래서 침해받을 수 없는 [것]”임을 오히려 명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같이 “가없는 신비에 대한 자신의 한계 인식과 그것을 향한 개방성의 자각은 인간이 스스로 얼마나 신비스럽고 깊은지를, 따라서 자신의 존엄성이 어떤 사람으로부터도, 어떤 폭력으로부터도 제한될 수 없고 그래서 침해받을 수 없는 [것]”임을 오히려 명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그리스도교의 인간존엄성의 근거를 신-인간-자연의 “관계적 실존”에서 모색한 김 교수는 불교나 천도교도 절대성-인간-자연의 관계적 체계 안에서 인간존엄성의 근거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교는 “절대무-인간-자연”의 관계 안에서 인간존엄성을 인식하는데, “불교에 따르면, 인간은 이법(理法, dharma)을 체득하고 실천하여 해탈하고 열반에 들 수 있다는 점에서, 즉 완전한 깨달음의 상태의 존재, 붓다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존엄하다”고 말한다. 한편, 천도교는 “한울님-인간-자연”의 관계 안에서 “인간은 신(한울님), 곧 우주적 성을 본래아로 자기 안에 모시고 본래마음을 지키고 기를 바르게(守心正氣) 하면 신과 완전히 하나가 되고 이 신성을, 외부에서 오는 기를 통해 발전시키고 실현한다”는 점에서 인간존엄성의 근거를 찾는다.
이상과 같이, 김 교수는 “관계적 실존”의 관점에서 파악한 세 종교체계의 인간존엄성의 근거를 설명한 뒤, 종교를 “인간이 자기 실존의 극단적인 한계와 궁극적 사실(실재)과 일치됨을 통한 극복을 자각하고 [또는 자각하게 되고] 이 심원한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른 동료들과 함께 노력하는, 가르침과 전례 그리고 공동체로 이루어진 통합된 의미체계”라고 정의했다. 이 정의에 따라 김 교수는 세 종교가 공통적으로 파악하는 인간존엄성의 근거가 “인간의 관계적 실존, 즉 인간이 근원적인 실재 앞에서 그리고 안에서 자신의 극단적 한계를 깨닫고 동시에 실존적 관계 안에서 선사되는 힘을 통해서 이 한계를 뛰어넘어 근원적 실재에 도달하는 것을 자신의 생명의 목적으로 삼고 노력하는 데”에 있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