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판결 ‘정치적 판결’ 극치

논평 통해 법원 강력 비판....사법정의 회복 촉구

9월11일(목) 법원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은 유죄, 선거법 위반에 대해선 무죄 판결을 내린 가운데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기장, 박동일 총회장)는 12일(금) 논평을 내고 이번 판결을 ‘정치적 판결의 극치’라고 규정했다. 

기장은 논평을 통해 “법원이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른 국정원의 불법적인 정치개입에 대해 인정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라고 하면서도 “국정원법을 위반하며 선거에 개입한 행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언한 점은 이번 판결이 지극히 정치적인 판결이었음을 재판부 스스로가 시인한 것”이라며 법원을 비판했다.   
기장은 이어 “선거개입 혐의에 대해 그 목적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재판부의 논리는 지난 대선 기간 과정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들과 전교조나 공무원노조의 시국선언 등에 대해 공직선거법위반 판결을 내린 판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판결이다”라면서 “이번 판결은 법과 원칙, 국민 상식에 의한 판결이 아닌 불법선거의 최대 수혜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 여당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판결’의 극치 자체”라고 꼬집었다.   
기장은 향후 이어질 항고심을 염두에 둔 듯 “부디 2심 재판부가 18대 대선 불법행위에 대한 엄중한 판결을 통해 1심 재판부의 판결을 통해 땅에 떨어진 사법부의 위상을 회복하고 사법정의(司法正義)를 실현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염원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아래는 기장이 발표한 논평 전문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1심 판결 결과에 대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논평]
국정원의 불법 선거개입에 면죄부를 부여한 사법부
“악을 미워하고, 선을 사랑하여라. 법정에서 올바르게 재판하여라.” (아모스 5장 15절)
우리 총회는 지난 2월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제18대 대통령 선거 직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를 축소·은폐한 혐의에 대해, 김용판의 지시를 받지 않았다는 경찰관들의 진술을 토대로 무죄를 선고한데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혹 이러한 판단이 같은 재판부가 맡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무죄를 선고하기 위한 논리와 명분 마련을 위한 것이라면, 대한민국 사법부의 역사에서 2월 6일은 치욕의 날이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한 바 있다.    
본 총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 11일 이범균 부장판사가 이끄는 재판부는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국정원법 위반은 유죄, 선거법 위반은 무죄라는 모순된 판결로 징역 2년 6월, 자격정지 3년(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법원이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른 국정원의 불법적인 정치개입에 대해 인정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지만, 국정원법을 위반하며 선거에 개입한 행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언한 점은 이번 판결이 지극히 정치적 판결이었음을 재판부 스스로가 시인한 것이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국정원은 법을 위반하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 아래 계획적이며 조직적인 불법 정치개입을 자행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는 후원계좌를 알리는 게시물을 SNS에 게시하는 등 지지와 당선 목적의 행위를 일삼은 반면,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는 상식 이하의 음해와 종북몰이 등을 일삼으며 노골적인 비방과 낙선 목적의 행위 등을 자행하며 선거에 개입한 정황과 증거가 온 국민에게 공개되었다. 그럼에도 1심 재판부가 같은 증거를 토대로 이루어진 재판에서 국정원법 위반과 선거개입 행위에 대해서 상반된 판결을 내린 것은 마치 다른 재판부가 내린 판결인양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판결이다. 특별히 선거개입 혐의에 대해 그 목적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재판부의 논리는 지난 대선 기간 과정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들과 전교조나 공무원노조의 시국선언 등에 대해 공직선거법위반 판결을 내린 판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판결이다. 때문에 이번 판결은 법과 원칙, 국민 상식에 의한 판결이 아닌 불법선거의 최대 수혜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 여당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판결”의 극치 자체이다.   
사실 이번 판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 수사를 추진했던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관련 특별수사팀장인 윤석열 검사가 수사 도중 수사팀에서 배제되고, 수사팀의 의견을 수용해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결정한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청와대와 국정원, 보수언론의 악의적인 의혹 제기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 채동욱 검찰총장의 자진사퇴 과정에서 예견된 결과이다.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벌이는 검사와 검찰총장에 대한 외압과 수사개입은 본 사안에 대한 수사가 그 시작부터 정권 보위라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견케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재판부가 공정한 판결을 통해 국가기관의 불법 정치개입을 엄중히 책벌하고, 사법정의(司法正義)를 실현하기를 간절히 염원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불법 선거개입 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부여하고, 불법 선거개입 행위에 공범으로 가담하며 정권과 소수만을 위한 사법부(私法府)라는 것을 만천하에 시인했다.    
우리 총회는 부디 2심 재판부가 18대 대선 불법행위에 대한 엄중한 판결을 통해 1심 재판부의 판결을 통해 땅에 떨어진 사법부의 위상을 회복하고 사법정의(司法正義)를 실현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염원한다. 또한 국가정보원에 의한 부정 대선 개입이라는 내란에 준하는 국헌 파괴, 국기 문란 행위에 대한 엄중한 판결로 무너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수 있길 간절히 염원한다.   
2014년 9월 12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박동일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김경호 
 총회 총무 배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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