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에 대한 신학적 이해
-목차-
IV. 복음의 상황화로서 한국인의 추수감사절
1) 추석과 추수감사절의 공통점 2) 추석과 추수감사절의 차이점 3) 한국교회 추수감사절의 ‘원형 회복’ 시급 4) 복음의 상황화라는 과제로서의 추석 명절 5) 복음 전도의 계기로서 민속의 한가위를 기독교의 추수감사절로 지키자
맺음말
IV. 복음의 상황화로서의 한국인의 추수감사절
▲복음주의 신학자 김영한 박사 ⓒ베리타스 DB |
복음의 상황화(contextualization) 논의 가운데서 민속 절기인 추석 명절을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로 받아들이는 시도는 1907년대에 제기되었고 선견지명이 있는 교회들은 벌써 실천해 왔다. 이는 복음의 상황화로서 매우 필요한 시도라고 본다. 이 시도는 민속절기와 기독교 절기 사이의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기독교가 한국문화 속으로 토착화, 말하자면, 뿌리를 내린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진보 성향의 교회에서 그렇게 시도하였으나 보수 성향의 교회는 이에 대하여 선뜻 호응하지 않았고 현재 한국교회는 이중 감사절을 지키고 있다. 이는 아직도 민속 문화와 기독교 절기 사이의 갈등이 해결되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 현재 한국교회 일각에서는 한국 농촌의 실정에 맞는 시기인 중추절(추석)을 전후하여 한국교회 다운 추수감사절을 새롭게 제정하자는 주장이 적지 않다. 그 중 오용부의 박사학위논문, 『추수감사절 행사의 갱신을 통한 교회활성화 방안: 김녕교회를 중심으로』 (장로회신학대학교/McCormick Theological Seminary, 2005)과 이승용의 석사학위논문, 「바람직한 추수감사절 예배에 관한 연구」 (목원대학교, 2003)가 대표적이다. 필자는 이 견해를 지지하면서 추석을 한국인의 추수감사절로 지키자는 보수와 진보를 포함한 범교회적 운동을 제안하고 싶다.
1) 추석과 추수감사절의 공통점
구약의 감사 절기들이 기독교에서 추수감사절로 이어진 것처럼 한국교회는 추석 명절도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절기로 만들어서 전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러려면 지역교회가 무엇보다도 먼저 추석을 추수감사절로 지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인들로 하여금 추석이 바로 한국 선조들의 토착적 추수감사절이었다는 것을 알도록 해야 한다. 추수감사절은 한국인들이 절기로 지키고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추석에 추수감사절을 지키는 것이다. 그리하면 교인들이 추석 때 가족 모임이나 가문 모임에 참석해서 이 사실을 가족들과 친지들에게 전하게 된다.
우리의 추석(중추절)은 농사를 지은 후 기쁨의 행사로 음력 8월 한가위를 맞이하여 행하는 한민족의 명절이다. 한국인들은 그 행사에 종교 의식을 가미해서 조상들의 은덕을 감사하며 성묘하고 제사를 지내고 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기독교인들에게 익숙한 ‘추수감사절’이다. 우리의 추석처럼 연례 최대 행사 중 하나로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에 열린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청교도의 신대륙 정착을 기념하는 축제다(“The 1621 Thanksgiving,” MayflowerHistory.com, 2010. 11. 22). 1620년 신앙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The Mayflower)를 타고 신대륙 미국에 정착한 영국 청교도들(the puritans)이 이듬해 추수를 마치고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린 데서 유래했다. 청교도 순례자 선조들(the pilgrim fathers)은 낯선 이방인들에게 경작법을 가르쳐 준 인디언을 초대해 칠면조를 나눠 먹었고, 이 풍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William Bradford, Of Plymouth Plantation, 1620-1647, pp. 85-92).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다음 날은 일년 중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로 새벽부터 쇼핑센터 앞에 장사진을 이루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유럽의 감사절의 기원은 기독교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슷한 의식이 로마제국이나 그리스 등지에 있었고 유대인들도 ‘수케,’ ‘시케’라는 가을 수확 무렵의 축제를 지냈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8월 1일을 추수 감사절(Lamas)로 지키고 있다. 그리고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부활절 후 40일, 즉 승천일(목요일) 전 3일간을 추수 감사절로 지키고 있다.
독일의 추수감사제(Erntedankfest)는 10월 초에 있다. 이 축제는 중요한 종교적 의식일 뿐만 아니라 북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거대한 저녁식사(대체로 가을에 추수한 곡식)와 행렬을 동반한다. 바바리안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는 보통 추수감사제 가까운 날에 개최된다.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 경마경기로 시작하여 214년의 전통을 가진 민속축제다. 오늘날에는 맥주 축제로 탈바꿈하여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뮌헨에서 열리며 전 세계에서 6백만 명이 참가하는 세계적 축제다. 이 축제는 기독교적 신앙과는 무관하다 (“옥토버페스트,” 『위키백과』, 2014. 9. 1.).
유럽의 감사축제는 이처럼 자기들의 민속과 연관되어 있다. 미국도 감사축제일을 앞서 말한바 같이 청교도가 미국에 정착하던 초창기에 만들었다. 1623년에 매사추세츠 주에서는 추수감사절을 공식 명절로 선포하여 이 날은 매사추세츠 주와 코네티컷 주의 연례적인 명절이 되었으며, 이 관습은 서서히 다른 지역들로 퍼져 나가기 시작하였다. 1789년에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처음으로 추수감사절을 국경일로 지정했으나 3대 제퍼슨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은 잉글랜드 왕의 관습이라는 이유로 국경일에서 제외시켜 몇 개의 주에서만 추수감사절을 지키게 된다. 그러나 링컨 대통령이 1863년 10월 3일 남북전쟁 중에 11월 26일 목요일 추수감사절을 연례 국경일로 선포하고, 11월 마지막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정하였다. 그 후 1941년 12월 26일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11월의 4번째 목요일로 하기로 정하였다(“Proclamation of Thanksgiving(October 3, 1863),” Abraham Lincoln Online).
이제 한국교회는 뒤늦은 감이 있으나 추석을 한국민족의 추수감사절로 만들어가는 시민운동이 필요하다. 목회자들의 의식이 앞선 교회에서는 이런 방식이 이미 1970년대에 실행되었다. 다른 종교들이 반대하니까 이를 법제화까지 할 필요는 없다. 한국교회가 자연스럽게 문화적으로 추석에 전 국민이 하나님에게 추수를 감사하게 하는 운동을 벌이자는 것이다.
2) 추석과 추수감사절의 차이점
추석과 추수감사절과의 차이점은 전자는 농경사회의 자연종교에서 나온 축제요, 후자는 기독교 청교도 전통에서 유래한 축제다. 추석은 천지신명에 대한 자연종교적 감사제이며, 추수감사절은 창조주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감사제다. 감사 표현에 종교적 제례가 행해지는데 유교인들은 유교제사를 드리나, 기독교인들의 기독교 예배를 드린다. 유교제사에서는 선조의 영이 귀신(鬼神)이 되어 와서 제사음식을 먹는다고 믿는다. 그러나 기독교에서는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이는 조상 존경이 아니라 귀신숭배가 된다고 본다. 여기서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은 제사를 ‘우상숭배’로 보는 기독교적 가치관과 ‘조상에 대한 효성의 표시’라는 유교적 가치관이 충돌하면서 빚어진 것이다.
제사문제로 갈등을 빚는 것은 상황화 신학의 과제로서 유교 제사를 기독교 추도식으로 변형시킴으로써 해소해야 한다. 특히 한국교회 안에는 제사문제로 인해 가족들과 갈등을 겪는 교인들이 많다. 가족들 전체가 교인일 경우엔 상관이 없으나, 홀로 신앙을 가졌을 경우엔 다른 불신 가족들로부터 “조상의 은혜도 모른다”며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교인들 가운데는 제사와 성묘에 참석을 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을 하는 분들이 아직까지 많이 있으며, 일부 교인들은 ‘절은 하지 않되 제사에는 참여’라는 절충안을 선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절충안은 아직도 전 가족들이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처지에 있는 교인들에게는 전도를 위한 매우 적극적인 방법이며 권장할만하다. 사실 추석은 기독교 신앙의 관점에서 보면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선조들의 추수감사절’ 내지 ‘익명의 추수감사절’이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 한가위는 고대사회의 ‘풍농제(豐農祭)’에서 시작했다. 풍농제는 한 해의 농사를 끝내고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풍습이었다. 이러한 전통이 조선시대에 들어오면서 유교사상과 혼합되어 제사의 대상이 하늘이 아닌 조상으로 바뀌게 되었다. 결국 한가위에 지내는 차례(茶禮)는 조상에 대한 제사가 유교적인 ‘효’ 사상과 결합되어 나타난 풍습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제사 자체를 우상숭배로 보는 기독교인들에게 효 사상은 공감할 수 있어도 제사에 참석하는 것은 신앙적인 양심에 갈등을 야기시킨다. 제사 참여를 거부하는 교인들에 대해 불신 가족들은 ‘조상에 대한 존경을 표하지 않는 불효한 후손’이란 인식을 갖게 되고, 이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 상황이 전개된다. 그러나 이 갈등은 복음적 상황화를 통하여 해소되어야 한다. 민속의 절기인 추석이야말로 기독교의 추수감사절의 문화적 등가어(cultural equivalent)이다.
4세기에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 기독교는 성탄절을 정하는데 새로운 날짜로 정하지 않고 당시 로마의 민속종교가 관습적으로 지켜왔던 태양절의 형식(동지가 지나면 태양절은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는 날이기 때문에 로마인들에게 중요시)을 받아들였다. 로마의 기독교는 로마종교의 태양절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그 내용을 그리스도의 탄신일로 채웠던 것이다. 태양절의 이방신화를 제거하고 아기 예수의 탄생일로 채운 것이다. 문화적 변혁을 일으킨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들에게 민속절기와 기독교 절기 사이의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기독교가 한국문화 속으로 토착(土着)해 들어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우리 민속 절기인 추석이야말로 너무나 문화적으로 한국민에게 선교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문화적 소재이다.
3) 한국교회 추수감사절의 ‘원형 회복’ 시급
<1> 맥추절: 햇곡식을 바치는 축절
추석은 단연 우리 민족 최대의 감사절이자 명절이다. 이러한 감사절은 성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첫 추수에 대한 감사의 성경적 근원은 구약의 ‘초실절’이다. 이스라엘은 ‘햇곡식을 바치는 축절’이란 의미로 초실절을 지켰다. 하나님은 백성들에게 추수한 첫 곡식을 하나님께 바치며 감사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너희에게 줄 땅으로 들어가서 추수를 하거든 추수한 첫 곡식단을 제사장에게 바쳐라”(레23:10).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첫 단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말의 원형적 의미이다. 유대인들은 맥추감사절을 통해 하나님께 한 해의 수확을 거둔 기쁨과 감사의 표시를 했다. 이 맥추절은 유대인의 가장 오래된 절기이며, 일반적으로 칠칠절, 오순절 등으로 불려 왔다. 보리농사를 감사하는 절기이다. 칠칠절은 보리 수확의 첫 단을 하나님께 드린 초실절부터 시작하여 7주간의 곡물 추수기가 끝난 뒤의 시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오순절 명칭 또한 추수기와 관계된 용어로, 이 날이 초실절 다음 날부터 계산하여 50일째 되는 날에 해당되기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 민족은 1년간의 노력과 그에 따른 결실에 감사하는 의미에서 ‘맥추감사예배’를 드렸다. 여기서 원형적인 것은 첫 곡식을 하나님께 드림과 ‘감사’이다. 이 원형적 의미야말로 추수감사절의 본질이며 핵심이라 할 수 있다.
<2> 추수감사절의 원형: 첫 수확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감사
민속의 명절 추석에 햇곡식을 수확하여 천지신명에게 감사드리는 제례는 비록 신관이 다르지만 구약의 초실절의 첫 곡식을 거두고 하나님께 감사드림에 형식적으로 상응하고 있다. 『신학월보』에 따르면 ‘기록으로 남아있는’ 한국교회의 첫 추수감사예배는 1902년 10월 5일 여주 큰곰감리교회 감사절 예배로서 10월 첫 주에 드려졌다. 당시 여주지역에서의 첫 수확이 이 시기에 이뤄진 점을 비춰볼 때, “첫 수확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추수감사절의 원형적 의미가 잘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기독교적 효와 감사 담긴 ‘한가위’ 맞이 필요, 전통과 신앙 사이의 절충안으로 갈등 최소화해야,” 『기독교신문』, 2013.09.12.).
장로교는 1904년 제4회 조선예수교 장로회공의회의 서경조 장로의 제의로 우선 11월 10일을 감사절로 지키기로 결정하였다. 1914년에는 각 교파 선교부 회의를 통하여 선교사가 처음 한국에 입국한 날을 기념해 11월 셋째 주 수요일을 감사절로 지키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추수감사예배 시 헌금을 거두어 총회선교부의 전도사업에 쓰도록 하였다. 그 후 수요일을 일요일로 변경하여 매년 11월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기로 하여 오늘에 이른다. 이러한 시도는 추석이라는 민속의 추수감사절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아니한 결정이었다. 당시 미국 선교사들이 한국의 민속적 감사절인 추석이라는 한가위의 의미를 제대로 알았더라면 바로 추석을 추수감사절로 드릴 수 있었을 것이다.
<3> 1970년대 경동교회와 향린교회의 창의적 시도
선교사의 첫 입국을 기린다는 의미에서 추수감사절 시기를 최종적으로 ‘11월 셋째 주일’로 결정한 것은 추수감사절의 본뜻을 제대로 계승 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뿐 아니라 추수가 마무리되고 월동준비로 김장을 담글 시기인 11월 하순에 감사예배를 드리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 추석과 추수감사절을 지킴으로써 한국기독교인들은 이중 추수감사를 하는 셈이 된다. 한국교회 내에서 상황화에 대한 깊은 의식을 가진 진보성향의 목회자들이 자기 교회의 월력에 추석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기로 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민족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정서에 따라 기독교를 이해해야 한다는 토착화 논의가 있었던 1970년대에 감사절 시기에 대한 보다 상황신학적 시도가 나타났다. 경동교회, 향린교회 등 기독교장로회에 속하는 진보교회에서 이러한 창의적 시도를 하였다. 1974년부터 한가위에 맞춰 추수감사예배를 드려온 경동교회는 한국의 지리적 특성과 문화, 전통을 고려하지 못한 추수감사절기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예배를 새롭게 구성해나가고 있다. 또한 향린교회에서는 추수감사주일에 진행하는 성찬예식에서 고유음식인 떡을 사용하고, 전통형식과 국악찬양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예배에 접목하며,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감사절을 지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농촌교회들이 한가위 부근에 추수감사절을 지키며, 1년 동안 땀 흘려 지은 첫 결실을 하나님께 드리는 시간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은 개교회 차원에 머물며, 교계 전체로 확산되진 못했다. 대형교회가 많은 보수교회의 참여는 저조하였다. 오늘날에도 한국보수교회에서는 다만 목회자들의 의미해석과 의도에 따라, 9월에서 11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기에 추수감사절이 지켜지고 있을 뿐이다.
4) 복음의 상황화 과제로서의 추석 명절
한국 민속의 추수감사절인 추석은 농사를 지은 후 기쁨의 행사로 음력 8월을 맞아 행하는 한민족의 명절이다. 한 해의 수확에 대해 감사하고, 이를 가족 및 이웃과 나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미 고대시대부터 한 해의 농사를 마치고 그 결실을 맺게 해준 하늘에 감사를 지내던 ‘풍농제’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으며, 고려시대부터 이 풍농제는 하나의 절기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국가적 행사로 추석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는 만큼, 한가위는 그 시작이 결실을 맺게 해준 하늘에 감사를 드리는 의식(儀式)에서 비롯된 만큼 기독교의 추수감사절과 통하는 부분이 많다. 그리하여 제사와 성묘 등의 우상숭배적 행위로 지내게 되는 추석을 기독교적인 감사절로 탈바꿈시켜야 하는 것이다. 기독교의 추수감사절은 본래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첫 열매를 드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천신만고 끝에 북미땅에 도착한 51명의 청교도들은 혹독한 첫 겨울을 지내면서 만난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며 땅을 개간하고 씨를 뿌려 생존에 필요한 추수를 하게 되었다. 하나님에 대한 신실한 믿음과 감사에서 그들은 첫 추수에 대하여 감사의 예배를 드린 것이 추수감사절의 유래라 할 수 있다. 이후 매사추세츠 주지사, 조지 워싱턴 대통령, 링컨 대통령들에 의해서 매년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고 있다.한국교회는 미국장로교회의 전통을 따라 여태까지 11월 셋째 주를 추수감사절로 지키고 있다. 추수감사절의 시기는 미국과 한국과 문화적 상황이 다르다. 구약성경에 나타나는 맥추절에서 볼 수 있듯이,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추수감사절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가 일반적으로 지키는 추수감사절은 모든 추수가 끝나고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에 지켜지면서, 추수감사절 본래의 의미인 ‘첫 수확을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한국 민속의 추수감사절인 추석은 농사를 지은 후 기쁨의 행사로 음력 8월을 맞아 행하는 한민족의 명절이다. 한 해의 수확에 대해 감사하고, 이를 가족 및 이웃과 나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미 고대시대부터 한 해의 농사를 마치고 그 결실을 맺게 해준 하늘에 감사를 지내던 ‘풍농제’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으며, 고려시대부터 이 풍농제는 하나의 절기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국가적 행사로 추석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는 만큼, 한가위는 그 시작이 결실을 맺게 해준 하늘에 감사를 드리는 의식(儀式)에서 비롯된 만큼 기독교의 추수감사절과 통하는 부분이 많다. 그리하여 제사와 성묘 등의 우상숭배적 행위로 지내게 되는 추석을 기독교적인 감사절로 탈바꿈시켜야 하는 것이다. 기독교의 추수감사절은 본래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첫 열매를 드리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천신만고 끝에 북미땅에 도착한 51명의 청교도들은 혹독한 첫 겨울을 지내면서 만난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며 땅을 개간하고 씨를 뿌려 생존에 필요한 추수를 하게 되었다. 하나님에 대한 신실한 믿음과 감사에서 그들은 첫 추수에 대하여 감사의 예배를 드린 것이 추수감사절의 유래라 할 수 있다. 이후 매사추세츠 주지사, 조지 워싱턴 대통령, 링컨 대통령들에 의해서 매년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고 있다.한국교회는 미국장로교회의 전통을 따라 여태까지 11월 셋째 주를 추수감사절로 지키고 있다. 추수감사절의 시기는 미국과 한국과 문화적 상황이 다르다. 구약성경에 나타나는 맥추절에서 볼 수 있듯이,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추수감사절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가 일반적으로 지키는 추수감사절은 모든 추수가 끝나고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에 지켜지면서, 추수감사절 본래의 의미인 ‘첫 수확을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한국에서의 첫 수확은 11월이 아니라 9월이나 10월이 되어야 한다. 이 시기에 관해서는 우리민족 고유의 감사절이라고 할 수 있는 한가위를 기준으로 정하다면 가장 무난한 것이다. 신자들이 추석을 추수감사절로 지킴으로써 “한국의 문화적, 종교적 전통을 기독교와 접합시키는 토착화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기독교의 추수 감사절을 한국의 추석 명절에 지키는 것도 기독교의 한국적 토착화에 속한다”(김균진, 『하나님 나라의 메시아신학을 향하여』 [연세대 출판부, 2009], 100). 필자는 토착화라는 용어가 혼합주의의 위험성을 내포한다고 보기 때문에 상황화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복음의 상황화에 관심이 있는 목회자들에 의하여 실제 한가위를 추수감사절로 지키는 보수교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 실정에 맞고 전통을 지키면서도 기독교적 신앙과 가치관을 훼손하지 않기 위한 방안인 것이다.
5) 복음 전도의 계기로서 민속의 한가위를 기독교의 추수감사절로 지키자
복음의 상황화라는 측면에서 추석을 추수감사절로 지킴은 더 나아가 우리 고유의 문화인 추석이라는 절기를 통하여 불신자 전도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하여 추수감사절을 추석과 맞춰 지내는 것이 요청된다. 햇곡식과 햇과일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의미에서 한가위와 추수감사절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오래전부터 일부 교회에서는 추수감사절을 한국의 정서에 맞게 한가위를 기점으로 자체적으로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이렇게 추수감사예배를 한가위 때에 드리고 있는 각 교회들은,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예배를 재구성하며, 교계와 교인, 그리고 지역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추석과 추수감사절을 일치시키는 것은 한국교회 2세기를 향하여 복음을 상황화시키는 첫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추석을 추수감사절로 지키는 시도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불신자들에게도 친숙한 문화로 이해돼, 전도활동에 있어서도 더욱 효과적이라는 평가이다. 예배와 전통문화의 만남에 있어서 어떻게 둘 사이에 적절한 조화를 만드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으나, 그러한 시도 자체만으로 기독교에 대해 이질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불신자들이 기독교 복음과 만나는 문화적 통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벌써 오래전부터 일부 교회에서는 추수감사절을 한국의 정서에 맞게 한가위를 기점으로 자체적으로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이렇게 추수감사예배를 한가위 때에 드리고 있는 각 교회들은,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예배를 재구성하며, 교계와 교인, 그리고 지역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추석과 추수감사절을 일치시키는 것은 한국교회 2세기를 향하여 복음을 상황화시키는 첫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추석을 추수감사절로 지키는 시도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불신자들에게도 친숙한 문화로 이해돼, 전도활동에 있어서도 더욱 효과적이라는 평가이다. 예배와 전통문화의 만남에 있어서 어떻게 둘 사이에 적절한 조화를 만드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으나, 그러한 시도 자체만으로 기독교에 대해 이질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불신자들이 기독교 복음과 만나는 문화적 통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맺음말
우리 민족 고유의 감사절이라 할 수 있는 한가위와 한국교회의 추수감사절은 그 본질적 의미에서 상통하기 때문에, 이 추석 명절시기를 추수감사절로 지키는 것은 이제 복음의 상황화를 위하여 필요한 단계로 보아진다. 기독교의 추수감사절은 하나님께 첫 수확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드리고, 이웃과 풍성함을 누리는 시기이다. 이러한 전통문화와 결합된 토착예배는 우리민족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있어,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제 한국교회는 추수감사절에 대한 원형적 의미(첫 수확을 하나님께 드린다)를 되새기며, 추수감사절의 시기를 추석과 일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그리스도께서 성육신하신 그 의미를 오늘날 한국교회가 오늘날 시대에 문화적 차원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