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목회자 304인, 광화문 광장서 철야기도회 가져

“지금은 몸과 행동으로 기도할 때”

▲목회자 304인의 철야기도회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15일(월)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염원하는 기독인모임’ 주최로 <목회자 304인 철야 기도회>(이하 철야 기도회)가 진행 중이다. 여기서 304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념하는 숫자다.  

철야 기도회는 결단 예배로 막을 열었다. 설교를 맡은 들꽃 향린교회 김경호 목사는 “우리가 생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오래 전 태고부터 생명이, 하나님과 함께 한 정의와 평화의 의지가 우리를 통해 살 때 우리는 우리가 된다”는 시인 로저 케이스의 시를 인용하면서 “세월호 어린 생명의 못다 한 삶이 우리를 통해 살아갈 때, 이 나라는 제대로 된 개혁이 가능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그들을 잊지 않는 방법”이라고 했다. 
현재 세월호 특별법의 핵심 쟁점은 수사권과 기소권이다. 정치권, 특히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할 경우 형사 사법체계의 근간이 훼손된다’는 입장을 들어 난색을 표시해 왔다. 이에 대해 김 목사는 “조사권과 기소권의 독점은 원초적으로 국가의 것이 아니며, 애초에 피해자의 자연권에 속한 것을 국가가 대신할 뿐”이라면서 “그들(정치권)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면 헌정질서가 무너진다고 한다. 국가가 나서는 조작으로 거짓 간첩을 만들고 민주주의의 기본인 선거를 부정으로 치르는 것이 헌정위반”이라며 정치권의 행태를 강력하게 질타했다. 
김 목사는 그러면서 “세월호에서 희생된 어린 생명들이 우리를 통해 살게 해야 한다. (중략) 예수님의 십자가처럼 어린 생명의 십자가 304개가 바다 위에 떠올랐다. 그들은 우리들의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내고 부끄러운 어른들이 쌓아 올린 모순의 정수리에 서서 외치고 있다. ‘이제 그냥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이제 그냥 기다려서는 안됩니다’라고...”는 말로 설교를 끝맺었다. 
예배 이후 문화행사 및 자유발언 시간이 마련됐다. 자유발언 순서엔 함께여는교회 방인성 목사가 등장했다. 방 목사는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46일 동안 단식한 ‘유민아빠’ 김영오 씨를 대신해 단식 중이다. 방 목사는 자유발언을 통해 자신이 단식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방 목사는 “김영오 씨가 쓰러졌을 때 ‘이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할까?’, ‘이분께 불상사가 발생하면 내가 이 땅의 목회자로서 온전히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방 목사는 또 특별법에 냉담한 정치권을 겨냥해 “정부‧여당의 태도를 보며 두꺼운 담벼락 같이 대화가 가능할 것 같지 않았다”라면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의의 하나님께 기도하는 일이다. 우리의 간절한 기도는 댐의 구멍을 열게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방 목사는 “지금은 몸으로 기도하고 행동으로 기도할 때”라면서 “단식 중인 내게 끝까지 응원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철야 기도회에는 목사, 성공회 사제, 신학생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철야 기도회는 16일(화) 오전 11시 파송 예배를 끝으로 마무리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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