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주민 종교지도자, 기후변화와 회복력 토론

▲뉴욕에서 개최된 <기후변화에 관한 다종교 수뇌회담>에서 베아트리츠 슐테스 사제가 토론회 중에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WCC/ Melissa Engle Hess

9월22일(월) 뉴욕의 유엔교회센터에서 개최된 <기후변화에 관한 다종교 수뇌회담>(이하, 수뇌회담)의 공개토론회에서 원주민 종교지도자들은 인류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과정에 원주민들이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공개토론회는 수뇌회담에 앞서 세계교회협의회(WCC)와 <평화를 위한 종교>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교회센터에 모인 사람들이 세 명의 원주민 종교지도자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고 있을 때 길 건너 유엔 본부에서는 유엔총회가 <제1차 원주민 세계회의>를 개최하고 있었다. 노르웨이 사미족(Sami) 교회협의회 총무인 토레 욘센은 “원주민에 관하여 유엔에서 고위급 회담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는 정치와 영성이 매우 강력하게 협력하는 장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원주민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중요한 목격자들이다. 그들은 자연환경과 가까이 생활하면서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오래 전부터 말해왔다”고 주장했다.   
청중들 중에는 투발루 출신의 타푸에 루사마 목사만큼 기후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투발루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들과 환초들로 구성된 조그만 섬나라이다. 그는 기후변화의 문제가 “너무나 크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우리를 먹여 살리지 못한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농작물 재배를 위해 지하수면에 의존해왔는데 바닷물이 민물 수면에 침투해 들어왔고 우리는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바다는 더 이상 우리에게 적절한 단백질원을 제공하지도 못 한다”라고 덧붙였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저지대 섬들은 파도가 칠 때 수면 아래로 내려갈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나는 투발루 출신이다’라고 말하면 어디든지 이민을 갈 수 있다. 그러나 조국이 지구상에서 사라져버리면 그렇게 하지도 못 한다”고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북부 아르헨티나의 콜라 족 구성원이면서 원주민 조상 영성 협의회 회장이기도 한 베아트리츠 슐테스 사제는 ‘원주민 공동체가 거대한 역경을 극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역경을 극복하면 더 강해진다”라고 말할 수 있어도 “회복력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것은 이 지구상에 지금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문제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욘센은 개인과 공동체가 “사람들과 자연 세계 사이의 회복력”을 향상시키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우리의 이데올로기는 우리가 지구를 대상화하고 우리 자신의 발전을 위한 자원으로만 인식하는 방식에 따라 현실을 구분하지만 원주민의 회복력은 그러한 이데올로기에 저항한다. 우리가 지구에 대해서 전쟁을 거는 한 평화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어서 슐테스는 “어제 우리는 많은 희망의 메시지를 상실했다. 그것도 사랑의 메시지를. 자연은 우리의 사랑도 필요로 한다. 어머니인 지구도 우리의 사랑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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