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한국교회 극우화에 대한 회개와 성찰"

NCCK 시국회의 등, 2025년 사순절 금식기도회 기자회견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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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시국회의(상임대표 김상근 목사)는 기독교시국행동, 윤석열폭정종식그리스도인모임 등과 함께 2025년 사순절 금식기도회 시작하며 10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순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시국회의(상임대표 김상근 목사)는 기독교시국행동, 윤석열폭정종식그리스도인모임 등과 함께 2025년 사순절 금식기도회 시작하며 10일 오전 11시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순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들은 사순절 메시지에서 "이 땅에 하나님의 평화와 정의를 위해 기도의 행진을 이어 온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2025년 사순절기를 맞으며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며 "오늘, 이 땅에 드러난 내란의 실체와 그 혼란 속에서 극우 기독교의 모습이 참으로 참담하기 때문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들은 이어 "주지하는 대로 오늘 우리는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운 역사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며 "어리석고 무도한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총칼로 쿠데타를 일으키고, 스스로 저지른 헌정 파괴의 죄로 직무가 정지되어 감옥을 드나들고 있다. 이 어처구니없는 일로 나라 전체가 한순간에 혼돈으로 빠져 들었고, 피땀으로 일구어 온 민주주의가 뿌리째 흔들리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특히 "지금은 이 혼돈을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함께 지혜를 모으고 마음을 합해야 할 절체절명의 역사적 위기"라며 "심지어 지난 토요일에는 법망을 피하려는 술수로 내란범 윤석열이 석방되는 괴이한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법을 악용해 정의를 조롱하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심판이 내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집회를 종교적으로 포장해 이념 선동의 불쏘시개로 삼는 일부 극우 성향의 목회자들의 선동에 우려의 메시지도 냈다. 이들은 "더욱이 우리를 두렵게 하는 일은 이 역사의 위기 앞에서 일부 기독교의 탈을 쓴 극우 망동가들이 허황된 거짓 선동으로 사회를 분열시키고 역사를 퇴행시키고 있다는 점"이라며 "하나님과 성경의 가르침과는 아무런 관련 없는 세속의 정치적 욕망에 사로잡힌 저들은 복음을 왜곡하고 신도들을 미혹해서 반민주 반생명의 길로 이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를 전해야 할 자칭 기독교인이라 하는 자들이 혐오와 증오에 영혼을 팔아넘기고 가짜뉴스와 폭력을 사주하고 선동하다니 가당치 않은 일들이다"라며 "저들에게는 성경의 가르침이나 신앙적 덕목은 자신들의 허황된 극우적 이념 앞에서는 거추장스러운 방해물일 뿐, 입만 열면 거짓이고 하는 짓마다 패악을 저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부 극우적 성향의 목회자들의 선동을 향해 "그들이 성경을 들고 찬송을 부르며 기독교적 외피를 뒤집어쓰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거짓이고 이단 사이비에 불과하다"라며 "우리는 전 아무개나 손 아무개가 참된 기독교와는 아무 상관 없는 기독교적 외피를 뒤집어쓴 정치집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한국교회가 깊은 곳에서 물량주의, 교권주의, 우상 숭배적 광신주의, 반지성적 문자주의, 몰역사적 개인주의 등 수많은 신앙적 오류에 빠져있었음을 뼈아프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들은 "마땅히 이번 사태를 통하여 한국교회의 깊은 곳에서 성찰과 회개의 역사가 일어나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보다 세상의 이념과 힘을 더 숭상했던 죄를 깊이 반성하자"며 "그 반성 위에서 다시 교회의 참모습을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교회 개혁의 길을 찾아 나서자"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 함께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는 연대사에서 "비상계엄과 구속취소라는 이례적이고 특이한 상황 속에서 극우화로 치달으며 폭력을 합리화하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한국교회가 깨어있지 못한 가운데 기형적으로 배태된 것임을 우리의 죄로 고백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어 대한민국의 법치와 민주주의가 회복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사순절에 개인적인 금식과 기도로 성찰을 시작하되 교회가 극우적 이념이나 혐오룰 조장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사랑과 정의 생명과 평화를 선포하는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더욱 애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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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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