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영한 시론] 판넨베르크의 현대신학에 남긴 공헌(II)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샬롬나비대표/숭실대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기독교 신앙의 보편성과 공공성 변증 

- 목차 -
IV. 보편 학문으로서 신학 정립 시도  
V. 미래 우위의 사상가  
VI. 오시는 삼위일체 하나님 증언  
VII. 신학과 자연과학과의 대화   
    1) 과학의 장(場)을 신학으로 이끌어냄  
    2) 창발적 진화론  
IV. 보편 학문으로서의 신학 정립 시도  
▲복음주의 신학자 김영한 박사 ⓒ베리타스 DB
바르트가 신학을 교회의 학문으로 이해한 데 반해서 판넨베르그는 신학을 보편 학문으로 이해했다. 불트만이 신학을 개인이 갖는 신앙고백에 정초하려는 데 반해서 판넨베르그는 신학을  역사적 이성에 기초한 일반 학문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신학의 목적은 진리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신학은 역사적 이성으로 파악할 수 있는 보편사의 지평에서 의미 있게 이루어진다. 그는 이렇게 ‘역사’를 신학의 영역으로 가져오면서 ‘역사로서 나타난 계시’를 강조한 신학자다. 계시 개념을 실존성이나 교회영역의 테두리에 가두지 않고 역사라는 지평으로 가져오고자 하였다.   
판넨베르그는 성경의 언어들을 현재에서 예견되는 미래의 희망에 대한 진술로서 이해하고자 한다(Richard John Neuhaus, “Wolfhart Pannenberg: Profile of a Theologian,” 56). 이 소망은 미래적인 것으로 다가오나 결코 자기확증적이거나 자명한 진리가 아니다. 그는 몰트만이 소망의 낙관주의에 사로잡히는 데 대해서 교회가 지니는 소망의 합리성을 말하고자 한다. 그는 “너희들 안에 있는 소망의 이유를 묻는 이가 있다면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준비하라”는 말씀을 중요시하고 있다. 그가 기획하는 이성의 신학이란 바로 교회가 지니는 소망의 합리성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소망의 주제는 하나님의 나라이다.   
판넨베르그는 도래하고 있는 하나님 나라의 소망은 삶의 경험에 의하여 지지되고 하나님의 영에 의하여 강화되고 예배의 송영 안에서 표현된다고 역설한다. 기독교적 삶은 부활하신 주님과의 사귐이며 소망의 공동체 안에서의 친교이며, 하나님 나라의 성취의 축연(祝宴)의 모형인 주의 만찬을 지금 축하하는 것이다. 판넨베르그는 이성은 신앙의 적이 아니라 친구이며 교회의 전체의 삶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판넨베르그는 기독교 진리의 합리성을 위하여 이성의 비판을 강조하는 이성의 신학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그는 신학의 공공성(公共性)을 강조한다. 그는 신학이 일반 학문과 대화해야 하는 신학의 학문적 보편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는 이성을 어디까지나 교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역사 전체로서 다가오시는 하나님의 진리의 보편성을 변증하기 위하여 사용한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교회의 신학자이다.  
판넨베르그는 공공(公共) 영역의 사상가이다. 그는 기독교 진리의 보편적 타당성을 합리적 설명을 통해서 증명하고자 시도한다. 신학은 사적(私的) 사유물이 아니라 공공적으로 그 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기독교 신앙은 인간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영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교회는 사회가 하나님 나라의 삶의 원리를 실천해 갈 수 있도록 가르치고 비판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그는 교회의 설교단과 대학의 교단(敎壇) 사이에 어떤 간격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물론, 설교단과 강단 사이에는 현상적으로 드러나는 차이가 있다. 설교단은 제의적 회상, 축제, 공동체의 형성과 봉사를 그 주요 기능으로 하는 데 반해서, 교단은 공동체의 삶을 반성하며 이에 대한 이론을 제공한다. 그러나 두 곳의 중심적인 추진력은 하나님 나라의 진리다. 구속사의 완성 안에서 그 절정에 이르는 역사의 전 과정이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자기 입증”이기 때문이다(Pannenberg, Introduction to Systematic Theology, 12). 조직신학이란 이러한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자기 입증에 대한 합리적 설명인 것이다.   
V. 미래 우위의 사상가: 종말론적 존재론   
판넨베르그의 신학 핵심은 종말론적 존재론과 하나님 이해였다. 하나님의 초월성은 그의 미래이자 완전성이며 미래는 모든 현재에 대해 지배하는 힘을 가졌기 때문에 현재를 규정하고 결정짓는다고 보았다. 그러나 하나님의 초월성은 현재와 상충하기보다는 완성시키며 하나님의 영을 통한 내재성은 피조세계의 풍성한 연합을 증대시킨다고 주장했다.    
판넨베르그의 신학은 교회의 경건성과 동시에 사회를 향한 봉사의 필연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교회의 신학자이면서 동시에 공공영역의 신학자이다(Grenz & Olson, 20th Century Theology,  신재구 역, 『20세기의 신학』, IVP, 302). 그는 교회의 신앙만을 주장할 뿐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향하여 오는 하나님의 통치를 증언한다. 그는 하나님의 존재와 그의 통치는 불가분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루터가 말한 “의인이면서 죄인”(simul iustus et peccator)이라는 유명한 공식을 단순히 교회의 본질적 모습과 경험적 모습 사이의 괴리(乖離)를 설명하는 역설로서 이해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판넨베르그는 이것을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오고 있는 하나님의 통치의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그는 이것을 다음 두 가지 관점에서 해석한다. 첫째, 교회는 지금 선취적으로 미래의 하나님 나라에 참여한다. 둘째, 존재는 항상 오는 것의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교회가 현재 경험하는 역설적 실존은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의 미래적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한 개인, 교회, 그리고 역사 전체의 의미는 하나님의 통치의 도래에서만 그 온전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래가 현재를 결정한다. 하나님은 초월성은 그의 미래성이며 완전성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종말론적 존재론에서 미래는 모든 현재에 대하여 지배하는 힘을 갖는다.   
판넨베르그의 신학은 종말론적 관점에서 보는 신학이다(Neuhaus, 55). 사물의 진리는 그 사물의 종말에서만 보여진다. 그래서 판넨베르그는 교회의 언어란 “미래 관점”(future perspective)의 언어라고 말한다. “예수가 하나님이다”는 진술을 나사렛 예수의 전 생애에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은 그가 부활한 사건의 관점에서 비로소 가능하다고 본다.   
VI.  오시는 삼위일체 하나님 증언    
판넨베르그는 미래로서 다가오는 하나님을 삼위일체의 하나님으로서 고전적 철학적 유신론의 하나님과 구별한다. 철학적 유신론은 하나님을 “그 자체 안에 구별이 없는 하나의 실존하는 실체로서의 최고 존재의 정적인 통일”이며 “인간의 역사 밖에 있는 신적 사물”로서 표상한다. 그러나 삼위일체의 하나님은 “역사적 과정과 합치”하며, 미래의 힘으로 과거의 세계와 현재의 세계를 통합하여, 자기 생명 안에 영원히 참여하게 하는 구속의 하나님이다.   
판넨베르그 삼위일체론의 근본적 특징은 “종말론적인 창조론”으로 표현되어진다. “미래의 존재론적 우위” 개념에서 보는 바와 같이 판넨베르그는 과거와 현재를 다가오는 신의 미래로부터의 결과로서 이해하는 창조론을 시도한다. 하나님의 존재도 “원초적 과거와 관계가 아니라, 종말과의 관계에서 수행되는 창조 행위”에서 파악된다. 하나님의 구속하시는 사랑의 행위로서의 미래의 창조적 도래는 “삼위일체적 언어에 비추어서 해명될 수 있다”(Pannenberg, Theology and the Kingdom of God, ed. Richard John Neuhaus [Philadelphia: Westminster, 1976]; 이병섭 역,『신학과 하나님의 나라』, 98). 하나님은 “예수를 통해 존재하셨고 또 현재도 존재하고 있으며,” “자유와 생명을 주는 성령으로서 세상에 대해서 현재하신다”(Pannenberg, 『신학과 하나님의 나라』, 98).  
삼위일체적 구별은 하나님의 미래와 하나님의 현재의 차이에 기초되고 있다. 이 삼위일체의 세 위격은 하나님의 통일성에 포괄되어 있다. 따라서 삼위일체론은 철학적 신 관념에 덧붙여지는 부가물이 아니라, 예수가 선포한 “오고 있는 하나님 나라의 실재에 대한 궁극적 표현”(Pannenberg, 『신학과 하나님의 나라』, 99.)이다. 여기서 판넨베르그는 삼위일체론을 철학적 유신론이 아니라 성서적 증언에 기초하여 이해하고자 한다.  
VII. 신학과 자연과학과의 대화   
불트만의 실존론적 신학이나 바르트의 말씀신학이 계시와 역사, 계시와 자연을 분리시킨 시도에 대하여 판넨베르그는 양자를 다시 연결시키고, 자연과학을 신학과의 대화로 가져왔다. 이는 그의 공헌이다.   
1) 과학의 장(場)을 신학으로 이끌어냄    
그는 1960년대부터 신학과 자연 과학의 대화를 시도해 왔으며, 보다 본격적인 이 분야의 글들이 1980년대 후반 이후부터 나왔다. 그는 신학 방법론 문제를 관심 있게 연구했으며 기독교 신학과 자연과학의 상호작용에 대해서까지 논의를 확대시켰다.    
판넨베르그의 신학적 경력의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신학을 보편학문으로 볼 수 있다는 옹호다. 그는 신학이 철학, 역사, 자연과학과 교류할 수 있다고 본다. 이 분야에 있어서 그는 만유재신론(panentheism)을 수용하는 영국 옥스퍼드의 양자물리학자 존 폴킹혼(John Polkinghorne)과 하나님의 행동 이론가 아더 피콕(Arthur Peacocke) 그리고 여러 학자들과 대화를 하였다.    
판넨베르그는 근대에 들어와 사이가 어긋난 종교와 과학은 철학의 중재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간, 시간, 질량, 힘, 장(field) 등과 같은 자연과학의 기본개념은 철학적 개념에 바탕을 둔 것인데 그 철학적 개념은 사실 기독교 신학이 오랫동안 밀접한 관련을 맺어온 것”임을 상기시켰다. 임마누엘 칸트는 자연과학이 측정하는 부분적 공간과 시간은 무한한 공간과 무한한 시간을 상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으며 이 영원성과 광대함은 신학적으로 바로 신의 속성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판넨베르그는 현대 과학의 장(場) 개념을 신학적으로 끌어들이고자 하였다. 그는 모든 것을 결정짓는 실재로서의 하나님을 미래로부터 이 세계에 대하여 역사하는 신적 장(the divine field)과 동일시한다(Grenz & Olson, 20th Century Theology [InterVarsity Press, 1992], 신재구 역, 『20세기 신학』 [IVP, 1997], 319). 기계적인 근대 과학이 하나님을 육체가 없고 따라서 작용도 할 수 없는 존재라고 해서 추방한 데 반해, ‘장(場, field)’ 개념은 전기장이나 자기장 같이 물질이 매개하지 않는 힘의 작용을 인정한다. 그는 “장 개념이 무소부재(無所不在)와 같은 신학적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판넨베르그의 신학적 출발점은 역시 창조주로서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실재로서 ‘장’을 구성하며,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이 ‘장’에서 나오며, 자연과 역사의 모든 창발성 역시 그 ‘장’ 안에서 나온다.      
이렇게 신을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실재”로 이해하면, 인간의 모든 경험 영역이나 탐구 분야에서 신을 배제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된다. 신학이 이런 신을 사유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신학은 필연적으로 신을 인간의 역사뿐만 아니라 자연 과학이 대상으로 삼는 자연까지 결정하는 힘, 말하자면, “모든 실재가 의존하고 있는 힘,” 또는 “모든 것을 결정짓는 힘”(Pannenberg, Introduction to Systematic Theology, 8)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판넨베르그가 보기에, 신학은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어떤 학문 분야와도 분리될 수 없으며, 오히려 긴밀한 연관성을 갖게 된다.   
‘장(場)’이란 하나님의 피조세계에 대한 창조주의 통치권과 관련되어 있다(Pannenberg, Theology and the Kingdom, 55-56). 이러한 ‘장,’ 피조물이 그 안에서 살며, 그것으로부터 생명을 공급받아 사는 환경적 네트워크로서의 하나님은 바로 성령이다(Pannenberg, “Theological Questions to Scientists,” Zygon 16[1981]: 65-77). 무한한 공간이란 하나님의 광대하심과 무소부재하심을 가리키며, 시간을 전체로 보는 통찰은 하나님의 영원성을 가리킨다(Pannenberg, Introduction to Systematic Theology, 48). 하나님은 창조와 역사가 존재하는 ‘장’이다. “그의 피조세계에 계시는 하나님의 영의 임재는 창조적 임재의 ‘장,’ 곧 유한한 존재의 사건들을 하나씩 방출하는 힘의 포괄적인 장으로 묘사될 수 있다”(Pannenberg, Introduction to Systematic Theology, 49). 
포괄적인 장으로서 하나님은 이 세계 안에 내재하는 영으로 피조물들에 생명을 불어 넣으시며 동시에 이 생명의 과정을 초월하신 분으로 남는다. 하나님의 초월성은 세계의 미래적 정향에 기인한다. 영으로서의 하나님은 역사의 유한한 사건들에 대한 의미를 제공하는 전체로서 기능한다. 모든 역사가 향하여 가고 있는 실재인 종말은 매 순간을 초월한다. 순간에 시간과 영원은 상호 연관되어 있다 “영원은 바로 미래를 통하여 시간 속으로 들어온다”(Pannenberg, Introduction to Systematic Theology, 49).   
판넨베르그는 자연 법칙을 창발성(emergence: 복잡한 체계 안에서 의미 있는 질서가 자발적으로 돌연히 출현하는 현상)을 기초로 발생하는 자연 과정 속에서 특별히 통일성을 서술하는 것으로 본다. 자연 법칙은 창발적인 사건들을 시간의 과정을 생략하고 그 사건들 사이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규칙성과 통일성, 구조적 단일성을 다룬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 과학은 창발적인 사건들을 공식화시킨 결과인 법칙성만을 다루기 때문이다. 비록 자연 과학의 법칙성들이 상당한 정확도로 현실을 기술하는 데 적용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근삿값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연 법칙의 이런 성격을 자연 과학이 지닌 한계라고 평가한다.   
신학은 일차적으로 자연 현상이 창발적 국면을 지니고 있다는 데 관심을 갖는다. 신학적 관점에서 보면, 모든 자연 현상들은 신의 자유 행위에 따르는 일회적이고 비가역적 사건이므로 창발적 사건이다.  
2)  창발적 진화론   
과학적 토론을 신학에서 완전히 철수시킨 유명한 인물은 칼 바르트(Karl Barth)이다. 그는 그의 저서 『교회교의학』의 창조론 서문에서 신학적 창조론은 과학적 이론들에 원칙적으로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신정통주의적 교회들, 특히 한국의 보수적 교회들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근대 이후에는, 과학이론들이 그 타당성을 상당히 인정받게 되어 과학이 설명하는 사실들은 타당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 상식이 되었다.   
판넨베르그는 그의 저서 『자연신학』에서 “만일 신학자들이 하나님을 실재 세계의 창조주로 인식하고자 원한다면, 과학이 기술하고 있는 세계를 우회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19세기 영국 신학자 찰스 고어(Charles Gore)가 시도한 유신론적 진화론을 높이 평가하면서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의 화해를 모색했다. 그에 의하면 “구약성서에 나오는 창조 증언들은 성서가 씌어진 BC 6세기 바빌로니아 사회의 자연에 대한 제한된 지식에 의존하고 있지만 하나님의 자유로운 창조라는 핵심내용을 전달하는 데 문제될 것이 없다.” “진화의 과정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의 갑작스런 출현은 하나님이 역사 속에서 계속해서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믿음과 공존할 수 있다.” 생명이란 무수한 무생물분자가 집합된 조직에서 나타나는 창발적인 행동(the emergent behavior)이라고 본다.   
판넨베르그는 신학의 영역을 전 우주사에로까지 확장시키고 하나님과 자연의 동반관계, 곧 계속된 창조(Creatio continua)를 기독교 창조 신앙의 본질로 이해한다. 자연과정 속에서 창발성을 인정하며 자연 실재의 비가역성(非可逆性)을 말하는 판넨베르그는 이것 모두를 하나님 개념과 관계시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서의 하느님이 우주 창조주인 한 그 하느님에 대한 진술 없이는 자연과정이 성립될 수 없을 것이며 반대로 자연이 성서적 하느님에 대한 진술 없이도 이해된다면 하느님은 우주 창조주가 될 수 없다”는 것이 판넨베르그의 주장이다.(이정배, 「판넨베르그의 자연신학 연구」, 『신학사상』 119권[2002]: 150-76).      
창발적 진화론 주장에 의하여 판넨베르그는 우주의 자연적 과정을 하나님의 지속적 창조과정과 연결시킴으로써 자연과학과 신학을 연결시킨 점에 있어서 그의 사유는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판넨베르그의 창발적 진화론이 개혁주의 신학이 말하는 ‘무에서의 창조 사상’과 갈등 없이 연결될 수 있는지? 또는 하나님의 존재를 자연과정에 개입시키는 사유는 만유재신론의 사유로 떨어지지나 않는지? 라는 질문은 앞으로 논의되고 음미되어야 과제이기도 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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