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회장 김영한 박사)은 방지일 목사의 소천과 관련하여 10월15일(수)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방지일 목사님이 실천하신 내려놓음과 비움의 삶을 본 받자”라는 제하의 논평을 발표했다.
논평은 방 목사가 사회봉사에 치우친 복음에 대하여 경계하신 것과 “철저히 영혼을 구원하는 구령사업이 복음의 본질”이라고 가르치신 것을 따라 복음적 진리를 계승하는 신자들이 되자고 권면했다. 또한 방 목사가 격산덕해(格山德海, 인격이 산처럼 높고 덕이 바다처럼 넓음)의 정신을 삶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오늘날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에 대해 중요한 교훈을 남기셨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논평은 “한국교회 신자들은 ‘나’를 버리고 다시 한 번 하나되는 노력을 하자”고 당부하면서 “오늘 한국교회가 초창기의 선구자적 위상에서 퇴락하여 사회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는 시대에 우리 모두 그분의 소천을 계기로 소금과 빛의 역할을 되찾는 건강한 한국교회가 되어 한국사회를 선진사회로 이끄는 견인차의 역할을 다하도록 매진”할 것을 요청했다.
아래는 논평의 전문이다.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방지일 목사님이 실천하신 내려놓음과 비움의 삶을 본 받자
한국교회의 산 증인이자, ‘영원한 현역’이란 별명을 가졌던 고 방지일 목사께서 10월10일 향년 103세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우리 곁을 떠나셨다. 그는 1911년 평안북도 선천에서 목사(방효원)의 아들로 태어났고, 선천 신성중학교와 평양 숭실대에서 조지 맥퀸 선교사로부터, 그리고 장로회신학대에서 전설적인 마포삼열(사무엘 마펫) 선교사에게서 보수정통신앙을 배웠다. 평양장로회신학교를 졸업한 뒤 목사 안수를 받았고 1930년대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20대 젊은 전도사로서 평양대부흥(1907년)의 주역 길선주 목사를 모셨다. 그후 21년간 중국 산동성 일대에서 선교사로 사역하셨다. 중국이 공산화된 뒤에는 귀국하여 영등포교회에서 시무하셨고, 예장 통합 교단의 총회장과 대한성서공회 이사장 등을 역임하셨다.
방 목사는 복음에 대한 열정, 주님 앞에서의 ‘내려놓음’과 ‘비움’의 삶을 늘 실천하셨다. 그는 또한 백세 넘는 노령에도 이메일을 여시고 응답하시는 등 소통에 힘쓰셨고, 한국교회에 대한 애정 어린 가르침과 충고도 아끼지 않으셨던 분이다. 방 목사의 이러한 삶은 모든 목회자와 성도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손양원, 한경직, 박윤선 목사와 함께 한국교회에서 존경받는 목회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소천을 계기로 샬롬나비는 다음 같이 천명하고자 한다.
1. 그가 보여주신 참 목자의 모습을 본받자
방 목사는 1979년 은퇴한 뒤부터 1년 가운데 절반 정도는 국내·외 집회와 세미나 등을 통해 복음 전파에 앞장섰다. 설교 요청이 들어오면 사양하지 않았고, 기고를 부탁 받으면 직접 썼다.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대로 전달하라’는 그의 목회지론에 따라 “복음을 위해서라면 힘이 남아있는 한 어디든지 달려가겠다”는 약속을 지켜낸 것이다. 그분은 ‘기도는 죄를 찾는 현미경’이라고 하셨다. “열심히 기도하면서 하나님과 대화하다 보면 현미경의 렌즈가 맑아지면서 평소엔 보이지 않던 작은 죄도 찾아 회개하게 된다.”고 가르치셨다. 그분은 “요즘 목회는 ‘은과 금은 있으나 예수는 없어서 못 준다’ 이거 아닌가 싶어” 하시면서 요즈음 사회봉사에 치우친 복음에 대하여 경계하셨다. 그리고 철저히 영혼을 구원하는 구령사업이 복음의 본질이라고 가르치셨다. 그분이 가르치신 복음적 진리를 계승하는 신자들이 되자.
2. 우리 신자들은 그분이 생전에 보여주신 “격산덕해” 신앙으로 나아가자
방 목사는 말씀과 기도의 균형 있는 신앙을 중시하는 목회자였다. 장로교와 감리교, 성결교와 침례교 등 교파를 가리지 않고 교계에서 방 목사를 찾았던 이유는 치우침 없는 신앙과 포용하는 마음을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그분은 노인들이 일반적으로 추구하는 수산복해(壽山福海, 남산처럼 오래 살고 바다처럼 복을 누림)를 거절하고, 격산덕해(格山德海, 인격이 산처럼 높고 덕이 바다처럼 넓음)를 추구하셨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의 문제는 “수산복해”를 먼저 추구함이다. 오로지 교회의 양적 성장만이 복이요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주변의 작은 교회를 배려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데서 오늘날 한국교회의 여러 가지 문제들(대형교회의 공룡현상, 대형교회 목회자의 대기업체 회장 현상, 85% 한국교회의 미자립화 현상 등)이 야기된 것이다.
3. 한국교회 신자들은 “나”를 버리고 다시 한 번 하나되는 노력을 하자
2008년 9월 방 목사는 제주도에서 열린 예장합동, 예장통합, 기장, 예장합신 등 장로교 4개 교단이 오랜 분열 끝에 한자리에 모여 제주도 선교 100주년을 기념한 예배에서, “1937년 내가 목사 안수를 받을 때만 해도 장로교가 하나였다”라면서, “1959년 당시 예장이 (합동과 통합으로) 분열될 때 우체국에서 사방으로 전화해 말리며 마음 아파했던 기억이 난다”며 안타까워하셨다. 그는 주의 일에 “나”를 개입시키지 말고 제거할 것을 요구하셨다. 그분은 “믿음이란 투항인데, 아직도 우리는 내 주관과 경험으로 무장하고 있어요. 우리 모두가 보혜사 성령께서 인도하심으로 무장을 완전히 해제할 때 비로소 주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어요”라고 가르치셨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기독교가 잘 되니까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우는 것이다. 그래서 교파도 나눠진다. 목회자 자신의 인간적인 욕심이 죽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 문제가 생긴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방지일 목사의 말씀은 오늘날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된 한국교회, 특히 목회자들에 대하여 주시는 귀한 교훈의 말씀이다.
한경직 목사 소천 이후 홀로 남은 영적 어르신으로서 목회자들이 많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이 시대에, 그분은 후배 목회자들에게 어떻게 처신해야할 지를 내려놓음과 비움의 삶으로 보여주셨다. 방 목사께서 한국교회에 남긴 보석같이 빛나는 발자취가 헛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남아 있는 우리 세대의 과제이다. 오늘 한국교회가 초창기의 선구자적 위상에서 퇴락하여 사회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는 시대에 우리 모두 그분의 소천을 계기로 소금과 빛의 역할을 되찾는 건강한 한국교회가 되어 한국사회를 선진사회로 이끄는 견인차의 역할을 다하도록 매진해야 할 것이다.
2014년 10월 15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