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한-프, ‘디아코니아 컨퍼런스’ 열어

“교회의 사회적 역할 확대 고민 나눌 기회”

▲파트너쉽을 맺고 있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서울동노회 노회장 한성수 목사(좌)와 프랑스 개신교 연합교회 상트르 알프 혼 노회 피에르 올리비에 돌리노 공동의장(우)이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10월21(화) 오후 서울 한신대 백석관에서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동노회(노회장 한성수 목사, 이하 동노회) 주관으로 <디아코니아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번 컨퍼런스엔 동노회 초청으로 프랑스 개신교 연합교회 상트르 알프 혼 노회(이하 알프 혼 노회) 목회자 6명과 평신도 5명이 참석했다.

동노회와 알프 혼 노회는 2011년부터 상호방문 교류를 해오고 있다. 2011년 알프 혼 노회 청소년 대표단이 한국을 찾은 바 있으며 성인 대표단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에르 그로생 알프 혼 노회 회장은 “이번 컨퍼런스는 한-프 양측 협력선교의 첫 번째 구체적 결실이어서 더욱 감회가 깊다. (이번 컨퍼런스가) 청소년 교류 이후 교회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환영 예배에 이어 피에르 올리비에 돌리노 프랑스 사회복지 선교 연합회 공동의장이 기조연설을 행하면서 컨퍼런스의 막이 올랐다. 
올리비에 공동의장은 디아코니아(사회선교)에 대해 “교회의 공식적 입장표명은 민감한 문제”라고 운을 뗐다. 그에 따르면 “태생적으로 보수적인 교회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공식적 입장표명에 주저할 수밖에 없으며 게다가 사회적 시각, 특히 진보성향 매체가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불투명한 탓에 교회의 주저함은 심화된다.” 그러나 프랑스 교회의 디아코니아가 프랑스 사회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했음은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올리비에 공동의장은 “프랑스에서는 개신교가 수적으로 우월한 가톨릭교회에 맞서 성장해왔다. 16세기 종교개혁으로부터 시작해 수세기 동안 박해를 받아왔고, 19세기가 되어서야 프랑스 혁명 이후 근대화와 관용의 정신 하에 성장을 시작했다. 바로 이 시기에 프랑스 개신교는 개인적-공동체 차원에서, 그리고 영성회복과 정치 참여 차원에서 사회복지 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가난함의 문제, 천민자본주의의 문제, 노예와 식민지 전쟁의 문제 등등. 당시 일부의 개신교 사회복지 선교 책임자들은 정치적으로도 태생하던 사회주의 정당에까지 참여의 정도를 넓혔으며, 그 참여는 사회적 기독교라는 신학의 흐름을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피에르 올리비에 돌리노 프랑스 사회복지 선교 연합회 공동의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그러나 1905년에 정교분리법이 제정되고, 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부가 사회복지법인을 통해 사회복지정책을 발전시키기를 장려하면서 사회복지 선교 단체들은 교회와 조금씩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이 같은 흐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회복지 선교 단체들은 교회(및 교구)와 선교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사회복지 선교 단체, 교구와 선교의식 공유 
이와 관련, 올리비에 공동의장은 사회복지 선교 단체들이 교구로부터 자원봉사자와 재정, 그리고 교인들의 끊임없는 중보기도와 사회현안에 대한 교회의 공식 입장 표명 같은 영적인 측면의 지원 등 총 세 가지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리비에 공동의장은 사회선교가 포교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경고했다. 그는 “디아코니아는 회심의 도구가 될 수 없다. 그보다 한 영토 안에 존재하는 모든 구성원들에 대한 염려와 구제의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기조연설에 이어 낙산교회 김희헌 목사가 “디아코니 사역을 위한 민중신학: 약자를 위한 선교와 연대로서의 디아코니”란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했다. 김 목사는 “민중신학은 디아코니를 사회적 약자들(민중)으로부터 형성되는 선교라고 이해한다”라면서 “신앙공동체는 고통당하는 피조물/약자들이 가진 ‘존재론적 중요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바로 이들이 “하나님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프랑스 목회자들의 ‘디아코니아 컨퍼런스’ 행사장의 전경. ⓒ사진=지유석 기자 

김 목사는 민중신학의 해방의 영성이 이 같은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교회를 향해 “고통당하는 약자보다 영광과 번영을 추구했던 영적인 실패, 고통 받는 사람들의 한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자비의 특징을 증언하지 못한 신학적 실패, 고통당하는 약자들의 편에 서지 못한 교회의 실패를 기억해야 한다. 역사를 크게 보면, 고통당하는 자들의 비참함을 외면하거나 경멸하는 종교는 살아남지 못했다”고 경고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김 목사의 발제를 끝으로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프랑스 알프 혼 노회 대표단은 전주, 김제, 비무장지대(DMZ)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29일(수)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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