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 서울대교구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기리는 뜻에서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지난 20일 명동성당 추도미사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허영업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마지막 말씀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의 뜻을 받들어 이 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수환 추기경의 마지막 말씀이 적힌 현수막을 전국 215개의 성당의 본당에 걸기로 했다. 종교와 무관하에 이 운동에 동참하고자 하는 기관에도 현수막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김 추기경의 추모기간을 사순절이 끝나는 4월 5일까지로 정하여 이 기간 동안 그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전하기로 했다.
김 추기경의 공식 장학회 설립도 계획했다. 북방지역 선교를 위한 사제를 양성하는 장학회인 ‘옹기장학회’를 확대 개편해 김 추기경의 공식 장학회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옹기장학회는 김 추기경의 아호인 ‘옹기’를 딴 것으로 지난 2002년 설립됐다.
김 추기경의 유품은 현재 건립 중인 역대 교구장 박물관에 전시된다. 김 추기경이 평소 밝혔던 소신대로 기념관 신규 건립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김 추기경을 성인(聖人)으로 추대하는 것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을 전망이다. 시복시성(諡福諡聖)은 교회 내 훌륭한 인물이 선종했을 때 일반적으로 5년 이후에 교구장이 교황청에 서류를 접수시키는 것이 관례다. 허영업 신부는 “가장 까다로운 것은 기적심사인데 이런 것들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그래서 ‘한 세대가 지나야 시복시성이 이뤄진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