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다원주의를 주제로 강연한 이정우 박사. ⓒ사진=이인기 기자 |
목회와신학연구소(소장 이재천)가 10월23일(목) 오전 11시 <미래를 여는 신학마당>의 제8차 포럼을 서대문구 충정로 소재 연구소 세미나실에서 열었다. 이번 포럼에서는 연구소의 정책연구실장인 이정우 박사가 “삼위일체론적 영(靈)그리스도론과 종교다원주의”를 발표했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와 같은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간의 대화는 형제들과 화평하라는 예수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과제라고 전제하고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개종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기독교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마저 개의치 않는 종교통합적 발상도 문제”라며 종교간의 대화에 있어서 극단적인 방안을 유보하는 입장을 밝혔다.
성령은 만유에 편만한 존재
성령은 만유에 편만한 존재
이 박사는 종교간의 대화에 있어서 기독교인이 취할 신학적 입장은 삼위일체론적 영그리스도론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입장은 예수의 구원사역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공동 작업이었으며 특히 예수의 사역 내내 성령의 역사가 함께 했기 때문에 성령 하나님과 예수와의 관계는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한다. 그런데 그 성령은 만유에 편만한 존재이기 때문에 다른 종교에도 역사하시므로, 바로 이 지점에서 다른 종교와의 대화 가능성이 모색될 수 있다고 본다. 불교나 이슬람교에도 성령이 역사한다는 것을 믿는다면 종교간의 배타적 태도가 극복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대화의 가능성은 신학적 교류나 동화를 함축하는 것이 아니라 한 지구 위를 살아가는 이웃으로서 타종교인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실천적 방안을 지시하는 것이다. 즉, 타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도 성령의 역사가 보편적으로 임하기 때문에 그들의 종교행위 자체의 독립적 정체성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공동선을 위해 협력하는 과정을 종교간의 대화의 본령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성령의 보편적 역사를 믿게 되면 다른 종교를 개종의 대상으로 볼 필요가 없으며 성령의 인도대로 공동선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된다는 입장이다. 그 과정에서 종교 사이의 접촉점이 생기게 되고 그것을 통해 각 종교의 신앙생활이 더 풍성해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박사는 “불교를 아는 기독교가 불교를 모르는 기독교보다 더 풍성한 신앙생활을 영위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라며 발표를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