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선 박사(본지 논설주간) ⓒ베리타스 DB |
서광선 교수의 연설은 부제가 ‘A Belated Eulogy’(때늦은 송가)였던 만큼 서남동 교수에 대한 회고와 민중신학자로서의 업적에 대한 재평가에 초점을 두었다. 연설은 서두에 서남동 교수가 60년대 말까지 ‘신학의 안테나’처럼 최신 신학이론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에 헌신하던 학구적 신학자였다가 전태일의 분신과 여공들의 열악한 인권현실을 목격하고 행동하는 신학자로 변모하는 과정을 담담히 회고했다.
그는 민중이 억압과 통제와 착취의 대상이 아니라 역사의 주체라는 것을 믿게 되었고 신학연구의 사회정치적인 정향을 취하면서 기존의 강단신학을 거부하며 반신학적, 탈신학적인 ‘marginal theology’(방외신학)을 모색했다. 그래서 연설에서는 그가 한국 해체신학의 선구자로 불린다.
서광선 교수는 연설의 말미에서 서남동 교수 서거 30주기의 시점에 한국의 민중신학이 죽었다는 소문이 들린다고 언급했다. 민중신학이 70-80년대의 신학적 유행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연설은 지구화 시대에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현실 속에서 여전히 억압받는 민중이 존재하며 제국화되어가는 자본가의 권력은 국제적으로 민중을 억압하고 착취하고 있음을 고발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민중신학은 부활해야 하며 민중의 눈물과 한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하나님 나라의 통치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설은 이러한 꿈과 희망을 실어서 민중과 함께 하나님께 “마라난타”를 외치는 것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