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교황 베네딕트16세. |
베네딕트16세 교황은 사임을 발표할 때 “기도에 헌신하는 삶을 통해” 교회를 계속 섬기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 후 교황은 연설이나 저술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10월21일 폰티피칼 우르바니아나 대학교의 대강당을 자신에게 헌정하는 기념식에 보낸 연설문에서 종교간의 대화에 관해 언급했다.
교황은 다른 종교와의 대화가 비기독교 문화권에 복음을 전파하는 일을 대신할 수 없다고 피력하고 종교의 진리에 대한 상대주의적 관점은 “신앙에 치명적”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선교의 진정한 동기는 교회의 규모를 늘리려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아는 기쁨을 나누는 것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교황은 종교간의 대화가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언정 복음을 전파하는 경로가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부활하신 주님은 제자들과 또한 그들을 통해 그의 제자가 된 모든 시대의 성도들이 그의 말씀을 세상 끝까지 전하며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고 가르치셨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여전히 유효합니까?’ 오늘날 교회 안팎의 많은 사람들은 ‘선교가 여전히 오늘날에도 중요합니까? 종교간의 대화를 통해 서로 만나면서 세계평화의 명분을 위해 협력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습니까?’라고 묻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되묻고 싶습니다. ‘대화가 선교를 대신할 수 있습니까?’”
이어 그는 “사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종교가 서로를 존중해야하며 대화를 통해서 평화를 위한 공동협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의 사고를 따르면 다른 종교들을 유일한 실체의 변이형들이라고 당연히 받아들이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다른 종교에 대한 상대주의적 관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공격적이거나 제국주의적인 종교관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님은 분명히 했다. 그는 특정 종교, 특히 “[다른 나라의] 민족 종교들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위해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 만남은 항상 상호적입니다. 그리스도께서도 그들의 역사와 지혜와 삶의 전망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선교가 궁극적으로 그리스도를 아는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인내하며 기도하는 신앙생활을 토대로 한다는 사실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