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승수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방문해 김삼환 대표회장과 담화를 나누고 있다 ⓒ베리타스 |
지난 4일 개신교의 대표적 진보 연합기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예방은 뒤로 한채 보수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만을 방문해 구설수에 올랐던 한승수 국무총리가 뒤늦은 감이 있지만 23일 오후 NCCK를 방문했다.
이날 회동에선 한승수 국무총리와 NCCK 김삼환 대표회장, 권오성 총무, 조성기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오후 2시쯤 NCCK 대표회장실로 들어선 한승수 총리는 김삼환 대표회장 등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지난 16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 이야기로 대화의 실타래를 풀어갔다. 천주교 신자인 한 총리는 “선종 소식을 듣고나서 안타까웠던 것은 생전에 자주 찾아 뵙지 못했던 것”이라며 “아랫목과 같이 따뜻했던 분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이에 김삼환 대표회장은 “김수환 추기경님을 가까이에서 추모하시는 모습을 보니 참 보기가 좋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약 30여 분간 비공개로 열린 간담회에서 이들은 ▲ 사형제 폐지 ▲ 남북관계 개선 등을 주제로 양측간 의견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NCCK 권오성 총무는 “먼저 실제 사형 폐지국과 다를 바 없는 대한민국의 사형폐지를 꾸준히 주장해 온 본회의 입장을 다시금 분명히 전달했다”면서 “국민 통합이 중요한 시기에 사형제 집행 움직임은 오히려 국민의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권 총무는 또 남북관계 경색에 대한 우려의 입장도 밝혔다고 전했다. 권 총무에 따르면 김삼환 대표회장은 “교회가 남북관계의 완충적인 역할을 감당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인도적 지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다하면서도 부족한 곳들이 있으니 이런 부분들에 정부가 좀 감당해 달라”고 했다.
이에 한 총리는 먼저 사형제 폐지에 관해선 “가톨릭 신자로서 개인적 의견도 있으나 정부 그리고 종교계의 의견도 귀담아 듣고 가겠다”고 했고, 남북관계 개선. 특히 인도적 지원에 대해선 “(남북이 분단된 현실에서)한국교회가 그 동안 남북관계에 있어 그 감당해 온 역할(인도적 지원 등)이 컸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은 사실이나 이렇게만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대화할 의지도 갖고 있으니 그런 점을 고려해 달라”고 했다.
앞서 한 총리는 지난 4일 서울 연지동에 위치한 한기총은 방문했으면서 그로부터 1분도 채 안되는 거리에 있는 NCCK를 방문하지 않아 기독교계 내 교회에 대한 편향적 태도를 보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