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사당동 총신대 캠퍼스에서 총신대 민주동문회 임원들과 학교 출신 목회자들이 논란의 당사자들인 길자연 총장과 김영우 이사장에 "즉각 퇴진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지유석 기자 |
총신대학교가 김영우 재단이사장과 길자연 총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 학교 민주동문회 임원들과 이 학교 출신 목회자들이 11월5일(수) 오후 사당동 총신대 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사람의 퇴진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동문들은 다소 격앙된 모습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동문회의 한 임원(85학번)은 “이전부터 예장합동 교단의 학교 지원은 미약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교단이 정관개정을 지시한데다 길 총장의 자질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래서 동문들이 나선 것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서는 기자회견에서도 이어졌다. 지지발언에 나선 김성윤 목사(평화의교회 담임목사, 82학번)는 길 총장을 강력하게 성토했다. 김 목사는 “길 목사는 하나님 앞에서나 한국교회 앞에 잘못이 너무 많다”라면서 “길 목사가 총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적게는 20만원에서 50만원의 돈을 뿌리면서 교단을 망신시키더니 칼빈 신학교 총장 재임 당시엔 학교를 교권의 마당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길 목사는 이제 사회법에만 의지해 교회의 법과 질서를 전적으로 외면한 채 인생의 마지막 노욕을 채우고 있다”며 “지금 한국교회가 쇠퇴해 가고 있는 와중이다. 교회 쇠퇴에 앞장설 것인지, 그렇지 않고 한국 교회의 갱신과 개혁의 장에 앞장설 것인지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신대 전경. ⓒ사진=지유석 기자 |
학교 안팎에서는 김 이사장과 길 총장이 버티기로 일관하는 데에는 두 사람의 ‘자리’ 욕심이 근본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 학교 재학생과 동문은 “총신대는 규정상으로는 예장합동 교단이 직영하는 학교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교회가 일정 수준 교세가 확장되면 자체 신학교를 운영하려 한다. 이런 이유로 교단의 학교 지원은 미미한 편이고 통제력도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과 길 총장은 이런 허점을 이용하고 있다. 두 사람은 고령인데다 과거에 물의를 많이 일으켜 교단 정치에서 입지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그래서 교단의 통제력이 약한 이사장직과 총장직에 연연해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총회 결의에 대해 김 이사장과 길 총장이 버티는 이유는 자존심 싸움의 성격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80년대 학번이 주축인 총신대 민주동문회는 6일(목)부터 총신대 정문에서 김 이사장-길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릴레이 시위에 돌입할 예정이다. 민주동문회는 “두 사람이 퇴진하는 그날까지 역할을 다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