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장공은 기장과 한신대에 담기엔 너무 큰 인물”

『장공 김재준의 삶과 신학』 출판기념회 및 기념강연회 열려

▲6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장공 김재준의 삶과 신학』 출판기념회 및 기념강연회에서 사단법인 <장공 김재준 목사 기념 사업회>의 김경재 이사장(맨 왼쪽)이 장공의 유족인 김관용(가운데), 이정희 장로(맨 오른쪽)에게 책과 꽃다발을 증정하는 순서를 가졌다. ⓒ사진=지유석 기자 

11월6일(목)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는 『장공 김재준의 삶과 신학』 출판기념회 및 기념강연회가 열렸다. 
『장공 김재준의 삶과 신학』 간행은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황용대 목사)의 창시자 장공 김재준 목사의 탄생 113주기를 맞아 기획됐다. 이 책은 1,2부로 나뉘어 구성돼 있으며 1부는 장공의 삶을 다뤘고, 2부는 장공의 신학을 보여주는 50여 편의 핵심 논문 및 신학 에세이를 수록했다. 
이 책의 편집 및 기획을 맡은 사단법인 <장공 김재준 목사 기념 사업회>의 김경재 이사장은 간행사를 통해 “장공은 매우 역설적 의미에서 ‘진보적 보수주의자, 보수적 진보주의자’였고, 평생 그리스도 예수와 동행한 진리의 탐구자”라고 전제한 뒤 “이 책의 간행은 객관적 자료를 접하지 못해서 아직도 편견과 선입관을 가지고 장공 김재준 목사를 평가하는 이 땅의 그리스도인 형제자매들에게 평가를 위한 기본 자료로서 제공하는 목적을 일차적으로 갖는다”고 적었다. 
김 이사장은 이어 “기독교장로회 산하 모든 교회들에는 장공의 청빈신앙, 역사변혁의 신학, 성육신 영성, 우주적 사랑의 공동체를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출판 기념회엔 장공의 유족인 김관용, 이정희 장로를 비롯해 황용대 총회장, 최부옥 부총회장, 채수일 한신대 총장, 박종화 경동교회 담임목사 등 기장 교단의 주요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황 총회장과 채 총장은 각각 축사와 기념사를 전했다. 
출판기념회가 끝난 뒤 한완상 전 교육부총리의 기념강연회가 이어졌다. 한 전 부총리는 “장공 사상의 적합성: 오늘의 위기와 장공애(長空愛)의 힘”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한 전 부총리는 주제 강연을 통해 “전우주적 사랑 공동체”의 비전을 화두로 꺼냈다. 한 전 부총리는 이 점을 “장공의 신학에서 자랑스러운 특징”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이런 특징을 이사야서에서 찾는다. 
한완상, “장공, 근본적인 평화 선호”
▲한완상 전 부총리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한 부총리는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새끼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풀을 뜯고, 어린 아이가 그것들을 이끌고 다닌다.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눕고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는다”라는 이사야서 11장 6절에서 9절 말씀을 읽고서 이 말씀이 “근원적인 평화, 또는 보다 공공적인 평화”의 메시지를 드러내준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그[장공]가 구약을 전공했기에 예언자들의 비전을 자랑스러워했다. 그 중에서도 이사야의 평화 비전을 선호한 것 같다. 나라 간의 전쟁 없는 상태도 평화이긴 하지만 창조질서의 원형을 복원시키는 보다 근본적인 평화를 더 선호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한 전 부총리는 장공의 근원적 평화에 대해 “강자(적자, 표준, 주류, 갑들)가 스스로 자기 본질을 과감하게 비어내고 약자(비적자, 비표준, 비주류, 을들)의 체질을 즐겁게 취할 때 온다고 해석하고 싶다”면서 “사자가 소의 여물 먹는 아름다운 모습이야말로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분께서 참으로 좋다고 감탄했던 바로 그 모습 아닌가?”하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강자요 적자인 사자는 비적자인 소를 죽여야 생존할 수 있다. 비정한 죽임과 죽음의 관계다. 평화란 이런 상황에서는 도무지 세워질 수 없다. 결사적으로 잡아먹으려하고 결사적으로 달아나려는 정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근원적 평화를 만들려면 강자가 자기의 살육적 충동과 욕심을 철저히 비워내야 한다. 강대국이나 지배집단이 먼저 자기 체질을 변화시켜야만 근원적 평화가 비로소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한 전 부총리에 따르면 이사야의 비전은 우리 사회에 절박하게 요청된다. 그 이유는 “세계적으로나 우리 사회 안에 갑과 을의 관계는 날로 험악하게 벌어지고 있다. (중략) 국가의 공공성 위기나 시장의 공정성 위기, 공교육의 위기와 종교의 위기도 이 같은 정글 법칙의 비정한 작동에서 불길하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한 전 부총리는 장공이 “21세기 세계와 분단된 우리 민족, 그리고 우리 국가와 시장과 사회에서” 이사야의 비전이 적합성을 갖는다는 점을 잘 이해했다고 평가했다. 
한 전 부총리는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장공은 기장과 한신대의 테두리에 담기엔 너무나도 크신 분”이라면서 “70년의 그 길고 비정한 분단역사와 세월호 참사의 오늘의 현실에서 민족과 민중에게 고통을 가중시키는 저 산 아래로 내려가서 장공애(長空愛)의 삶을 사는 장공의 후예들이 되기 바란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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