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불트만과 틸리히의 신학 사상 2

황민효 박사(장로회신학대학교) /2009

(현대기독교아카데미 제1기 기독교사상학교 기독교사상사과정 제4강)



C. 볼트만의 사상과 신학적 주제

1. 양식비평
1)불트만은 역사적 예수에 대하여 가지는 지식에 대하여 가장 비판적이었다. 그는 우리가 예수의 삶과 인격성에 대하여 거의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주장하였고, 마가복음을 비롯한 복음서들은 역사적인 문서가 아니라 공동체의 문서이자, 신학적인 구성물임을 입증하였다. 이러한 입증은 과거의 실증주의적인 역사비평에 대한 새로운 대안적인 비평방법으로서 '양식비평(form criticism)'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2)양식비평 : 복음서가 완성의 단계에 이르기 전에 많은 구전승(oral tradition)의 단계를 거쳤다는 이론으로, 본래 구약학자 궁켈(Hermann Gunkel)이 시편의 구전단계들을 구분할 때 최초로 사용한 이론이다. 불트만은 양식비평을 공관복음서 연구에 사용하여 구전전승기간 동안 초대교회 공동체가 이 구전전승들을 재구성하여 신학적인 문서(복음서)들을 창조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복음서는 역사적인 기록이라기보다 공동체의 문서이자 신학적인 구성물인 것이다.

2. 역사적 예수로부터 케리그마의 그리스도로
1)물론 우리는 복음서를 통하여 예수의 삶, 인격성, 가르침에 대하여 상당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달자의 구체적인 삶의 정황(초대교회의 상황)을 떠나서 예수의 교훈 배후에 있는 예수의 심리나 인격성을 연구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2)예수의 메세지의 핵심은 하나님의 나라였으며, 회개와 심판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회개를 부르짖고 하나님의 용서를 전하던 선포하는 자가 초대교회에서 메시아로 선포된 것이다. 오시는 자로서의 예수, 메시아로서의 예수는 예수 자신의 메세지가 아니라 초대교회의 신앙의 산물이었다. 예수는 초대교회의 선포인 케리그마안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대신하게 된다. 바로 이러한 예수가 케리그마의 그리스도이다.

3)불트만은 케리그마와 함께 선포된 그리스도와 역사적 예수를 완전하게 구분한다. 우리는 케리그마의 그리스도부터 역사적 예수로 돌아갈 수 없다. 케리그마는 역사적 예수에 대한 지식을 중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복음서의 자료들은 초대교회의 삶의 정황에서 보자면 일차적인 문서들이지만, 예수에 대하여서는 이차적인 문서에 불과한 것들이다. 따라서 역사적 예수를 건설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들은 철저하게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불트만은 복음서를 통하여 역사적 예수의 삶을 건설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거함으로서 역사적 예수의 삶을 구성하려고 했던 최초의 역사적 예수운동에 종말을 가져왔다.

3. 비신화화와 실존주의적 신앙의 결단
1)비신화화 : 비신화화란 본질상 매우 중요한 논리이다. 바로 설교자가 성경말씀을 청중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교하는 것처럼, 비신화화란 본질상 오늘날의 케리그마를 듣는 청중들에게 이해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행하는 신학적 방법인 것이다.

2)비신화화의 필요성 : 우리는 전기불과 라디오를 사용하면서 그리고 아플 때에 현대 의학과 의료기구들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신약성경의 영들과 이상한 세계를 믿을 수 없다.

3)비신화화의 방법 : 신화(기적)라는 껍질을 벗겨내어 케리그마(말씀)의 핵심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불트만은 불트만은 신화를 제거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신화는 그 신화가 가지고 잇는 진리를 드러내기 위하여 재해석되어야 한다. 즉, 신약성경에 나오는 신화를 신화로서 인정하고 그 신화가 가지고 있는 실존적인 의미를 현대인들에게 전해줄 때 현대인들에게 의미 있는 케리그마가 된다는 것이다. 즉, 신화가 속해있는 과거의 세계관에서 그 신화의 의미를 구출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의미 있게 만드는 해석학적인 작업이 비신화화이다.

4)비신화화를 통하여 드러난 복음의 핵심 : 십자가와 부활.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은 과거에 유일회적으로 일어난 영원한 사건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그 말씀을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거짓된 삶을 버리고 참된 삶을 살아갈 것을 결단하게 하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일어난다. 즉, 신앙의 결단을 요구하는 실존적이자 역사적인 사건인 것이다. 지금 여기서 선포되는 말씀을 통하여 긜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은 현재의 사건이 되며, 총중들은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5)신앙의 근거 : 신앙은 역사적 예수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케리그마의 그리스도 즉, 우리에게 말씀을 통하여 다가오는 그리스도에 근거하는 것이다. 자연으로서의 세계는 자연과학자들의 영역이다.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인 사건은 역사과학자들의 영역이다. 그러나 자연과 역사의 세계와 하나님의 세계는 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자연과 역사에서 출발하여 하나님께 이르는 길은 없다. 신학은 초월적인 하나님을 믿는 신앙에서 출발하는 것이고, 이것은 신앙의 결단과 신앙의 시각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ㅏㄷ. 이러한 점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갖게 하는데 '신화'는 단지 '거짓된 걸림돌'(a false stumbling-block)일 따름이다. '진정한 걸림돌'(a real stumbling-block)은 '십자가의 말씀'(the word of cross)이다. 불트만의 비신화화의 작업은 현대인들로 하여금 신화라는 거짓된 걸림돌을 제거하여 십자가의 메세지라는 진정한 걸림돌에 이르게 하는 것이었다. 십자가를 받앋르인다고 하는 것은 신앙에대한 철저한 결단임과 동시에 세상으로부터 하나님께로 자신의 삶을 방향을 돌리는, 즉 은총을 통하여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실존적인 결단이다. 이 결단은 바로 부활,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경험되는 것이다. 그는 세상이 아닌 하나님과 하나됨을 취하여 죄와 죽음으로부터 승리하는 진정한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D. 현대적 적용과 윤리적 함의

1. 불트만 신학의 의의
1)성서해석 방법론을 성서신학 연구의 전면에 위치시켰다 : 편집비평이나 독자반응 비평 등 많은 현대성서해석 방법론은 불트만에게 큰 빚을 지고있다.
2)편협한 실증주의적 역사관을 극복하고 실존주의적 역사관을 제시함으로서 전달자의 삶의 상황(Sitz im Leben)과 해석자의 삶의 상황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3)신앙의 개인적인 측면과 공동체적인 측면을 동시에 강조하였다.

2. 불트만 신학의 한계
1)너무나 간단하게 초자연적인 계시와 기적들을 신화로 취급하는 것은 아닌가? 결국 부활신앙은 하나의 환상에 불과한 것인가?(복음주의 측면에서의 비판)

2)케리그마와 실증적 역사는 불트만이 말한 것처럼 이분법적으로 구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케리그마 자체 안에도 실증적 역사의 측면들(사실성의 등장인물들의 역사성이 요청되는 측면드)이 존재한다. 즉, 케리그마는 인간 실존에 대한 무시간적인 이해가 아니다. 따라서 신앙과 역사는 구분될 수는 있으나 분리될 수는 없다.(불트만 제자들의 비판)

3)왜 비신화화의 프로그램은 케리그마 앞에서 멈추어야 하는가? 진정한 실존적 결단이 2000년 전의 한 사건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주장은 최후의 신화이다. 즉, 케리그마는 불트만이 버리지 못하는 마지막 신화의 잔재임. "비케리그마화(dekerygmatizing)"의 필요성을 주장(Fritz Buri)

4)불트만의 실존주의적 해석은 역사적 차원의 구원사의 우주적 측면을 경시하는 것은 아닌가? 즉, 현재의 차원만을 강조하는 가운데, 과거나 미래의 차원을 경시하는 것은 아닌가?(철저적 종말론적이나 보편사적 종말론의 입장)

5) 불트만의 실존주의적 결단은 분명 공동체의 신앙의 빛에서 주어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결단을 너무 강조하는 가운데 가시적 공동체(교회)에 대하여 충분히 관심하지 않는다.


3. 현대적 적용과 윤리적 함의
신앙이란 단순한 지식이나 추상이 아니라 십자가의 사건을 통하여 하나님 안에서는 인격적이고 공동체적인 결단(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이다. 이것은 교회와 신앙의 지성화(도그마의 횡포)와 세속화의 유혹을 극복하는 것이다.




-3부에서 계속됩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본회퍼의 성찰적 신앙은 '사회성 신학'으로부터"

독일 나치 정권에 저항하며 행동하는 신앙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본회퍼의 삶을 다룬 영화가 상영 중인 가운데 신학계에서 본회퍼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의롭다 함을 얻은 백성은 이웃사랑에 인색해서는 안돼"

한국신학아카데미 2025년 봄학기 '혜암 이장식 교수 기념 학술세미나'가 11일 오후 서울 안암동 소재 세미나실에서 '구약 율법과 신약 복음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16세기 칼뱅은 충분히 진화론적 사유를 하고 있었다"

이오갑 강서대 명예교수(조직신학)가 「신학논단」 제117집(2024 가을호)에 '칼뱅의 창조론과 진화론'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