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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트만과 틸리히의 신학 사상 3

황민효 박사(장로회신학대학교) /2009

(현대기독교아카데미 제1기 기독교사상학교 기독교사상사과정 제4강)



Ⅱ. 폴리틸히 (Pual Tillich:1886-1965)의 문화신학

A. 생애와 사상사적 위치
-1886년 독일의 스타르제텔(Starzeddel)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남

-베를린대학, 튀빙겐대학, 할레대학 등을 포함한 여러 대학들에서 공부를 했으며, 1910년 셀링에 대한 연구 논문으로 블레슬라우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1911년 할레대학으로부터 신학학위(오늘 날의 석사학위)를 받았다.

- 1912년 브라덴부르크 지방의 복음주의 루터교회(the Evangelical Lutheran Church)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은 후, 민족주의적 열정에 빠져있던 틸리히는 세계1차대전시(1914년 9월부터 1918년 9월까지) 육군 국목으로서 약 4년간 자원하여 봉사함.

-그러나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한 후, 그는 군국주의와 민족주의적인 열정을 버리고 종교사회주의 운동에 참여함.

-1929년 프랑크푸르트 대학의 철학교수가 되었으나, 히틀러의 국가사회우의(NAZI)에 반대하는 종교사회주의 운동을 전개한 이유로, 결국 1933년 교수직을 박탈당하게 되고 미국으로 망명하게 됨

-미국으로 망명한 후 1933년부터 1955년까지 유니온 신학대학에서, 그 후에 하버드와 시카고 대학에서 교수생활을 하다가, 1965년 10월 자신의 생을 마감함

-20세기 최고의 문화신학자로 평가받음


B. 틸리히 신학의 시대적, 사상적 배경 : 종교와 문화의 이분법적 분리

틸리히 당시 유럽의 상황 : 종교와 문화의 분리, 교회와 사회의 갈등, 타율과 자율의 투쟁, 전통과 혁명의 갈등, 무한과 유한의 분리와 같은 이분법적인 도식이 지배하던 상황 ->틸리히는 종교와 문화의 공통의 근거를 이론적으로밝힘을 통하여 이러한 긴장을 극복하고자 시도하였다.

C. 틸리히의 사상과 신학적 주제

1. 문화신학의 세 가지 임무들 : 초기문화신학(1919-1945)

문화신학의 세가지 주요임무들
-모든 문화적 산물에 대한 일반적인 종교분석을 제공하는 것
-모든 문화적 산물에 내재하는 종교적인 본질에 의거하여 종교유형학과 문화사철학을 제공하는 것
-구체적이고 종교적인 관점으로부터 문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종교적인 체계화를 제공하는 것

(1)문화적 산물에 대한 일반적 종교분석 : "종교는 문화의 본질이고 문화는 종교의 형식이다"
-틸리히에게 있어서 종교와 문화의 관계를 규명하는 해석학적 열쇠는 '형식(form)'과 '실체 또는 의미'(substance or import)간의 변증적 관계이다. 모든 문화의 창조물들은 형식과 의미(실체 또는 본질)를 가지고 있는데, 이 형식과 의미는-의미없는 형식이나 형식없는 의미가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틸리히는 이러한 형식가ㅗ 의미와의 관계를 하나의 직선으로 형상화한다. 직선은 한 쪽은 순수한 형식을 의미하고 다른 한 쪽은 순수한 의미를 의미한다. 그러나 형식과 의미는 한 직선 상 위에 놓여있기에 항상 그 둘의 일치가 이루어지는-분리될 수는 없는-것이다. 이 직선의 비유를 통하여, 틸리히는 종교의 문화의 의미(실체)를 제공하고, 문화는 종교의 형식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 종교는 무조건적인 의미를 향한 영의 지향성이며, 문화는 한정된 형식들을 지향하는 영의 지향성이다. 형식이 자신의 의미나 본질로부터 분리될 수 없는 것처럼, 종교와 문화가 과학적 방법의 구조에서는 서로 구분될 수 있을지 모르나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두 가지 객체들이 아니다.

-문화철학(a philosophy of culture)이 모든 문화적 창조물들을 형식의 관점에서 것이라면, 문화신학(a theology of culture)은 모든 문화적 창조물들을 의미(실체나 본질)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이다.

(2) 종교유형학과 문화사철학 제공
-틸리히는 역사적, 문화적인 구조들에 세 가지 주요한 형식들이 있음을 밝힌다. 즉 1 전형적으로 세속적이고 형식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문화구조(자율) 2 형식보다는 본질이나 의미를 중시하는 종교문화적 구조(타율) 형식과 본질이 잘 어우러진 균형잡힌 문화구조(신율)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 본질적 상태에서 자율과 타율은 모두 신율에 근거하나 자율(스스로에게 법칙을 부과하려는 경향)의 비판이 대두됨을 통하여 자율과 타율(자율에 대항하는 종교적인 태도)의 투쟁이 시작되었다. 무조건적인 의미를 상실한 자율은 삶의 역동성과 창조성을 잃어버린 공허한 것이며, 급기야는 의미에 대항하는 악마적인 수단으로 적락하고 만다.

- 신율은 자율이나 타율과는 다르게 '무조건적인 의미'와 '조건적인 형식'이 온전하게 조화를 이루는, 즉 문화와 종교의 온전한 종합을 의미하는데, 역사 내에서는 초기와 고중세시기에 단편적으로 성취되었다.

(3) 구체적이고 종교적인관점으로부터 문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종교적인 체계화 : 신율의 추구

- 물론 문화신학자는 과학, 윤리, 예술 등의 분야 등의 문화체계의 창조자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문화신학자는 종교적인 의미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지 못하는 현존하는 문화체계를 비판함으로써, 또 진정한 문화적-종교적 체계화의 실편을 위한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문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종교적인 체계화의 과업을 수행할 수 있다.

- 틸리히는 당시에 가장 바람직한 종교적 체계화의 한 예로서 종교사회주의를 제시한다. 틸리히는 근대사회의 가장 특징으로 종교적영역과 세속적 영역의 분리라는 이원론적 사고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을 지적한다. 물론 틸리히는 이러한 이원론적 사고가 인간의 역사 내에서 완전히 극복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지만, 이원론적 사고가 극복되는 신율의 부분적인 예를 '종교사회주의'(religious cosialism)에서 발견하였다.

- 종교사회주의는 교회와 같은  종교적 기구나 혹은 어떠한 정치적 정당과도 동일시 될 수 없는 것이다. 먼저, 교회는 자신의 사회주의적인 의식을 회복하지 않는 한 종교사회주의와 동일시 될 수 없다. 사회주의적 의식의 회복 없이는, 교회는 기껏해야 자율의 창조적 형식을 부인하는 타율의 표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적 정당으로서의 사회주의(socialism as a political party) 역시 종교사회주의와 동일시 될 수 없다. '정치적 정당으로서의 사회주의'는 종교적 근간으로부터 떨어져나간 세속적 인본주의의 한 표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종교사회주의는 사회의 성례전적인 기초와 역사적-비평적 의식을 함께 종합하려는 시도이다. 다시 말하면, 종교사회주의는 사회주의가 가지고 있는 종교적인 측면을 긍정하고 또한 종교적인 영역에 담겨있는 사회주의적 요소를 표현하는 것이다. 종교사회주의는 전통적이고 경험적으로 내려온, 즉 고정되고 확정적인 종교와 사회주의의 개념을 받아들이는 대신에, 종교와 사회주의를 그들의 본질적인 근원으로부터 이해하려고 하며, 또 그 관점으로부터 그들을 변화시키려고 한다.


2. 낭만주의적 신율적 기대의 붕괴(2차대전 직후)
- 세계2차대전이 끝났을 때 , 오천만 명의 사람들의 목숨이 사라지고, 유럽세계는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문화적으로 도덕적으로 또한 영적으로 황폐해져 버렸다. 그리고 틸리히가 그토록 갈망했던 새로운 사회의 출발, '카이로스(kairos)'는 그의 기대와는 달리 도래하지 않았다. 세계2차대전의 비극적인 경험은 틸리히로 하여금 이제껏 자신이 추구했던 신율적 비전에 낭만주의적인 색채가 존재하고 있었음을 인식하게 하였고, 종교와 문화와의 창조적인 결함은 단순히 신율적인 기대나 신율적인 용어로서만 대답될 수 없음을 비판적으로 깨닫게 하였다.

- 따라서 틸리히는 자신의 초기문화신학에서 주장했던 문화와 종교간의, 유한과 무한간의, 형식과 본질간의 창조적인 종합으로서의 신율의 이상으로부터 벗어나, 모든 문화적 창조물들의 소외에 대하여 강조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문화는 종교(특히 그리스도교적인 상징들에 의하여)에 의하여 극복되어야 하는 타락한 상태로 제시된다. 따라서 틸리히의 후기 문화신학은 문하의 자율적 형식, 다시 말하면 자율적 문화에 내재하는 긍정적인 힘보다는 인간의 모든 문화적 창조물들의 무력성(impotence)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신정통주의적 경향을 뚜렷하게 보여주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러한 비극적인 전쟁의 결과와 삶의 모호성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틸리히는 다시금 새로운 신율을 꿈꾸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제 어떠한 낭만주의적인 흔적도 배제한, 비록 우리가 지금은 단편적으로 경험하고 있으나, 분명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을 소망하는, 종교와 문화의 진정한 일치를 가져올 새로운 신율을 소망하였다.

- 틸리히는 종교와 문화간의 상호관계를 그의 후기 저작들(특별히 그의 조직신학)에서 세 가지 신학적인 강조점들을 통하여 설명하고 있다. 1 상관관계방법(the method fo correlation) 2 종교적(또는 그리스도교) 상징, 그리고 3 존재론적 구조(본질, 실존, 그리고 새로운 존재라는 삼중구조). 여기에서 문화와 종교의 관계는 질문과 대답이라는 도식 안에서 설명된다.


3. 후기 문화신학의 세가지 강조점들

(1) 상관관계 방법

-틸리히는 신학의 임무를 "그리스도교 메세지의 진실성을 증명하고 또한 모든 새로운 세대를 위해 그 메세지를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신학적인 기능은 반드시 그리스도교 메시지의 진리를 진술함과 동시에, 새로운 세대를 위한 진리의 재해석이라는 교회의 요청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이와 같은 상황화의 요청은 필연적으로 신학을 변증적 신학, 틸리히의 용어로 '응답하는 신학'(answering the theology)이 되게 만든다.

- 어떠한 극을 강조하는가에 의하여 신학은 두가지 신학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만일 상황의 변화하는 요청보다 그리스도교 멧;지의 변하지 않는 진리성을 더욱 강조한다면 그것은 '말씀의 신학(a kerygmatic theology)'이 된다. 물론 말씀의 신학은 그리스도교 진리성을 보존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장점을 가지지만, 상황과 무관한 독백이 될 위험성을 가진다. 이와는 반대로 상황의 요청에 따라 그리스도교 메세지로 하여금 응답하게 하는 신학은 '변증적인 신학'(an apologetic theology)이 된다 .변증적인 신학은 상황의 요청에 민감성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또한 동시에 세속적인 상황에 적합하게 만들기 위하여 그리스도교의 전통적인 가르침들을 왜곡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갖는다. 따라서 말씀의 신학이 지닌 약점은 변증적 신학이 가진 상황에 대한 민감성에 의해 보완되어야 하고, 변증적 신학이 세속화의 위험성을 극복하고 그리스도교적 성격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서는 말씀의 신학이 지닌 기준과 본질에 의하여 보완되어야 한다. 그리스도교 메세지와 문화적 상황간의, 또는 종교와 문화 간의 상호의존성을 믿는 틸리히는 메세지와 상황 중 그 어떤 것도 제거하거나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서로를 관계시킬 수있는 신학적 방법을 모색한다. 이러한 사고의 결과로 제시된 신학방법론이 바로 틸리히가 '상관관계의 방법'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 상관관계의 방법은 상황에서 주어지는 실존적인 질문들과 계시에서 주어지는 신학적인 대답들의 상호의존성을 통하여 그리스도교 신앙의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다. 틸리히에 의하면, '상관관계'라는 용어 스스로가 지시하듯이, 질문과 대답은 서로 독립적인 형식으로 존재한다. 질문과 대답이라는 도식에는 한편으로, 인간의 실존을 암시하는 문제들에 관한 분석이 존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계시를 통하여 주어지는 즉, 하나님의 자기 계시를 제시하는 신학적인 대답들이 있다.

이와는 반대로 질문과 대답은 또한 서로 상호의존하고 있다. 질문은 대답의 형식에 영향을 미치고, 대답의 빛에서 질문은 물어진다. 상관고나계방법은 두 사람이 아닌 한 신학자에 의하여 행해지기에(한 주체에 의하여 행해지기에) 질문과 대답은 철저하게 분리될 수 없다. 질문과 대답은 상호의존의 관계는 형식과 내용의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다. 신학적인 한 대답은 자신의 내용을 계시로부터 획득하고, 자신의 형식을 실존적 질문으로부터 획득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틸리히는 질문과 대답의 독특성을 보존함과 동시에, 또한 상관관계의 방법을 통하여 그들을 상호관계 시키려고 시도한다.


(2) 종교적 상징

- 신학의 임무는 실존적인 질문들이 발생하는 인간들의 실존적인 상황을 분석하고 이 질문들에 답하는 것인데, 이 대답들은 그리스도교 메세지에서 사용되는 상징들을 통하여 주어지는 것이다. 틸리히는  상징의 여섯가지 특징을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상징과 기호처럼 모두 자신들을 넘어서 다른 어떤 것을 지시하는 것이다
상징은 그것들이 지시하는 실재에 참여하는데 반하여, 기호는 그것들에 참여하지 않는다
상징은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을 실재의 층들을 열어준다
상징은 실재의 차원들과 요소들에 상으앟는 우리의 영혼의 차원들과 요소들을 열어준다
상징은 의도적으로 생산될 수 없다
모든 살아있는 존재들과 같이 상징은 성장하고, 또 죽는다

- 틸리히의 상징이해의 가장 중요한 점은 상징은 지시하는 그 무엇에 '참여'(participation)한다는 것이다. 틸리히에 의하면, 상징은 하나의 단어(word)이기보다 무엇(thing)이다. 그리고 상징의 참여의 기초는 의미론이 아닌 존재론적 참여이다. 다시 말하여 틸리히에게 있어서, 참여라는 모든 용어는 모든 존재들이 존재자체에 가지는 고나계와 의존성을 나타내고 있다. 모든 것 또는 모든 실체는 상징들이 될 수 있다. 만일 '존재 자체'나 '존재의 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세상의 그 어느것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교적 상징들은 계시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상징들과 구분된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종류의 상징들이 '집단적인 무의식(the group unconscious)으로부터 태어나고 창조되는데 반하여, 종교적 상징은 어떠한 경우에도 의식적으로 만들어지거나 창조될 수 없다. 성령의 역사에 의하여 창조된, 종교적 상징은 인간의 실존적인 상황에서 계시처럼 주어지는 것이다. 더욱이 인간의 실존적인 상황에 대답으로 주어지는 종교적인 상징은 인간언어의 주관과 객관의 도식을 초월하는 것이다.

- 비록 종교적인 상징들이 계시의 성격, 초월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틸리히는 이 종교적 상징들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틸리히는 종교적 상징의 가치를 평가하는 두 가지 기준을 적합성(adequacy) 또는 진정성(authenticity)과 자기부인(self-negatoin)이라고 말한다. 먼저 종교적 상징은 진정한 종교적 상징이 되기 위해서 존재의 근원 또는 기반(the ground of being)을 적합하게 표현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종교적 상징들은 궁극적 관심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한에서 진리이다.

동시에 종교적 상징이 되기 위하여, 종교적 상징들은 자기부인의 기준에 부합되어야 한다. 종교적인 상징들은 그들이 지시하는 것에 참여하기 때문에, 항상 그 스스로를 지시하는것과 동일시하려고 하는, 다시 말하면 스스로 궁극적이 되려고 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만일 종교적인 상징들이 궁극적으로 여겨지는 순간, 그들은 바로 우상으로 변한다.

- 틸리히에게 있어서, 이러한 두 가지 조건을 완전하게 만족시키는 , 완전한 종교적인 상징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상징이다. 궁극적인 계시가 모든 다른 계시들의 기준이 되듯이, 십자가의 상징은 모든 종교적인 상징들의 기준이 된다. 그리고 이 상징은 동시에 모든 긜스도교 교회들이 굴복해야만 할 기준이다.

 

(3) 존재론적 구조
- 틸리히의 후기 문화신학에 잇어서 세가지 존재론적 범주들 혹은 개념들이 나타난다. 바로 본질(essence), 실존(existence), 그리고 새로운 존재(the New Being)가 그것들이다.

- 본질 : 논리적인 유형에 따르면 본질은 무엇(what is it)을 의미한다. 그러나 본질은 또한 윤리저깅고 규범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가치 평가적 측면에서 본질은 '되어야 하는 무엇(what should be)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가 이 본질이라는 용어를 인간에게 적용시킨다면, 그것은 '인간의 본래적이 무엇'과 '인간이 되어야만 하는 무엇'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본질은 존재의 근원 또는 존재의 힘, 하나님과의 일치의 상태에 있는 본질적인 인간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본질은 그 잠재성이 아직은 실현되지 않은 상대적 비존재인 me on의 상태를 의미한다.

-실존 : 실존은 본질이 그 잠재성을 설현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실존은 본질과 관계를 맺음과 동시에 그것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다. 이것은 현실적 세계 안에서의 존재의 상태, 즉, '본질로부터 실존으로' 전이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 상태는 자신의 잠재성을 실현하였으나, 자신의 본질적 존재와 존재의 근원이신 하나님으로부터 소외되어있는 - 논리적인 점에서는 물론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상태인 것이다.

- 새로운 존재 : 새로운 존재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틸리히에게 있어서 새로운 존재는 실존의 상황아래 서 있다는 점에서, 즉 현실화되었다는 점에서 본질적 존재와는 다르고, 또한 그것이 본질적 존재를 왜곡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존적 존재와는 다르다. 신학적 체계의 회복적인 원리로써 새로운 존재는 본질적 존재와 실존적 존재 사이의 분열을 극복하는 존재를 의미한다. 따라서 새로운 존재는 본질과 실존 사이의 간격을 극복하는 실존적 상황내의 본질적인 존재라고 정의될 수 있다.

틸리히에 따르면 새로운 존재는 인간을 창조 이전으로 되돌리는 해답이 아니라, 그것은 왜곡되고 타락한 오래된 존재를 새롭게 하는 새로운 창조를 뜻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새로운 존재는 실존 하에 있는 인간의 '본질적 원형(urbild)'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그리스도교 메세지는 이러한 새로운 존재가 인간의 역사에서, 나사렛 에수라 불렸던 한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나사렛 예수는 오래된 존재의 소멸을 가져왔기에 새로운 존재인 것이다.

D. 현대적 적용과 윤리적 함의

1. 틸리히 신학의 의의

-기독교 메세지와 실존적 상황 간을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론의 필요성과 방법을 제시하였다
- 종교와 문화의 상호연관성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 수많은 현대신학자들(해석학자들, 세속신학자들, 신죽음의 신학자들)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였고 큰 영향을 미쳤다.
- 종교의 상징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적합성과 자기부인)을 통하여 세속화와 마성화를 극복할 이론적 배경을 마련하였다.

2. 틸리히 신학의 한계
-그의 상관관계방법은 인간의 상황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출발하기에 메세지를 왜곡하지 않는가? (복음주의자)
-그의 상관관계방법은 실질적으로 해답인 그리스도교 상지응로 부터 출발하여 질문을 창조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칼바르트의 신학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Mckelway)
-왜 그리스도교 메세지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게 대답해주어야 하는가? 계시 역시 현대상황의 빛에서 비판 받아야 하고 수정되어야 한다. (Tracy:The Method of Critical Correlatoin)
-틸리히의 신학의 빛에서 본 하나님은 비인격적인 까닭에 충분한 예배의 대상이 될 수 없다

3. 현대적 적용과 윤리적 함의
-틸리히 신학은 메세지와 상황간의 관계성과 긴장을 유지함을 통하여 세속화와 마성화라는 현대 교회의 가장 큰 문제들에 저항할 기준을 제공해 주었다.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죽음의 불안, 무의미성의 불안, 죄책의 불안과 같은 현대인들의 실존적 소외를 극복하게 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틸리히는 '개별화'와 '참여', '역동성'과 '형식', 그리고 '자유'와 운명'과 같은 양극성들을 탁월하게 분석하였다. 틸리히는 이러한 양극성 분석을 통하여 윤리학에서 존재하는 많은 대립적인 가치들과 원리들은 상호보완적이며 상호간에 배타적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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