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애기봉 성탄트리 논란, 돌파구 열릴까?

한기총·공대위, 애기봉 출입신고소에서 중재대화

애기봉 성탄트리를 둘러싸고 찬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오는 12월12일(금) 오후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 출입신고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북전단 살포 및 애기봉 등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재향군인회 등 찬반 주체들이 만나 중재안을 논의한다. 공대위는 9일(화) 내부 논의를 통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병대는 지난 10월 시설낙후에 따른 안전문제상의 이유로 30m 높이의 애기봉 등탑을 철거했다. 이러자 대통령이 진노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고, 한기총은 곧 대체 등탑을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국방부는 이달 2일(화) ‘종교의 자유 보장’이란 명분으로 임시 성탄트리 설치를 허용했다.   
이에 대해 공대위는 4일(목) 국방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 7일(일) 애기봉 출입신고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기봉 등탑이 있던 자리에 대형 성탄 트리를 설치하려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애기봉 성탄트리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북전단 살포 및 애기봉 등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2월7일(일) 애기봉 출입신고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기봉 등탑이 있던 자리에 대형 성탄 트리를 설치하려는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제공= 이적 목사

이번 중재안 논의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찬반 양측간 타협점이 아주 없지는 않다.   
한기총은 4일(목) 보도자료를 통해 “애기봉 등탑은 6·25전쟁 직후부터 남북 평화를 상징해 왔다. 갈등과 대립의 상징이 아니다. 다시 건축돼 평화의 상징으로 남길 염원한다. 또한 북한을 자극해 남북 대결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애기봉 등탑은 원래 평화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한기총은 또 “임시 성탄트리 점등 시점이 이전 등탑에 비해 한 달 가량 늦춰진 23일(화)이며 높이도 기존 30m에서 국방부 지침대로 9m로 낮췄”음을 강조했다.    
공대위 측은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애기봉 임시 성탄트리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공대위 대표를 맡고 있는 이적 애기봉 민통선평화교회 담임목사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북쪽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임시 성탄트리를 점등하면 대북 심리전 도구로 여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그러면서 “한기총이 이 같은 입장을 수용한다면 공대위 쪽도 성탄 트리 점등식, 평화·통일 염원 기도회 등의 행사에 동참할 것이다. 또 20일(토)을 즈음해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갖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애기봉 임시 성탄트리를 둘러싼 찬반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도 타협의 여지가 다분해 양측이 중재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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