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천사의 방문이 생활 속의 신앙을 대변하도록”

비지팅엔젤스 김한수 대표 인터뷰- 기독실업인 편

[편집자주] 본지는 생활저변에서 기독교 신앙의 실천을 격려하고자 이러한 취지에 부합하는 기독실업인을 발굴하여 보도하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은 재가노인요양보호사업을 하는 비지팅엔젤스의 김한수 대표이다. 그는 37년간 몸담았던 직장에서 은퇴하고 남들이 노후의 여가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고민할 61세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여 7년만에 업계 1위에 도달했다. 한신교회(담임 강용규 목사)의 전도왕이기도 했던 그에게 신앙과 사업에 대해 물었다. 김한수 대표는 올해 68세이며 건강한 체구와 온화한 미소가 두드러져 보였다. 

▲비지팅엔젤스 김한수 대표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이인기 기자

편집국장(문): 연말이라 많이 바쁘실 터인데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가노인요양보호사업을 구상하신 계기부터 여쭈면서 대담을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김한수 대표(김):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업을 구상한 계기는 30년 전쯤에 우연히 미국에서 이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입니다. 제가 1981년 당시 미국 맨하탄에서 해외근무를 할 때 <뉴욕타임즈>에서 장래 50년을 주도할 사업으로서 유아교육과 노인돌봄 사업을 지목한 것을 읽게 되었습니다. 마침 회사 근처에 재가노인돌봄(senior home care) 회사가 있기에 방문했다가 부사장 제프리 존슨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부사장은 재가노인돌봄 사업의 장점을 다섯 가지로 알려줬습니다. 첫째로, 의료기술의 발달로 노인인구가 증가하므로 성장가능성이 크다. 둘째, GNP가 증가함에 따라 개인재산이 증가하므로 노후에 대해 투자할 재정적 여유가 커진다. 셋째, 각국의 노인복지정책은 국가주도로 진행되며 예산도 매년 증가하므로 안정성이 있다. 넷째, 사람을 돌보는 사업이므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다. 다섯째, 평생 할 수 있는 사업이다. 이 장점들 중에서 평생 할 수 있다는 장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문: 그러면 그때부터 재가노인돌봄 사업의 자료를 수집했겠군요? 81년도라면 한국에서는 그런 사업에 대해서 잘 알려진 바도 없었고 아마 국가기관에서도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을 때였을 텐데요. 당시에는 복지관 정도의 개념이 형성될 정도였지 노인을 집에서 개별적으로 돌본다는 개념은 없었지 않습니까? 
▲비지팅엔젤스 김한수 대표가 인터뷰 중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이인기 기자
김: 그렇지요. 재가노인요양보호의 개념이 현실화된 것은 1995년 독일의 슈발보험이 처음입니다. 그 다음으로 2000년 일본의 개오보험이 생겼고, 세 번째로 우리나라에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실시되었습니다. 노후에 닥친 중풍이나 치매인 경우 동서양을 막론하고 누구나 요양원에 가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보험을 통해 재택가료를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결국, 이 사업은 어르신들의 노후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목적을 갖고 있으며 고객들의 치료 요구를 만족시켜주는 시스템으로 가동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간병인 시스템보다 미국의 시스템이 보다 직접적이고 체계적으로 노인환자를 돌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 2007년 7월에 미국의 비지팅 엔젤스의 마스터프랜차이즈를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문: 현재의 사업 현황에 대해서 알려주시겠습니까?  
김: 현재 재가 돌봄, 요양원, 복지용구 판매 등의 분야로 세분화되어 있고 기업과 관공서 및 보험사와 연계되어 있습니다. 보험사의 경우는 노인돌봄이 보험상품화되어 있고 기업과 관공서의 경우는 직원들의 후생복지의 차원에서 부모의 의료비 일부를 부담해주는 선택적 복지 혜택의 개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전국에 지점이 67개이며 회원은 대략 3,500여명 정도입니다. 재직 중인 요양보호사들 중 79세인 분이 최고령인데 80세인 환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회적 기업으로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지요. 2011년 12월에는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일자리창출지원의 공로로 표창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문: 사업의 성격상 인력 동원과 교육이 대표님께서 주력하는 업무의 핵심적인 내용일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요양보호사의 선발이나 교육은 어떻게 진행하고 계십니까?   
▲비지팅엔젤스 김한수 대표가 업계 1위에 오른 비지팅엔젤스의 사업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인기 기자

김: 요양보호사를 선발할 때 중요한 기준은 인성입니다. 환자들은 비정상적인 상태이므로 그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인성의 요소를 중요하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선발된 뒤에는 자신을 환자의 눈높이에 맞추도록 하는 교육을 시킵니다. 정상인인 요양보호사가 그들의 눈높이에서 행동하고 간호해야 하거든요. 업무를 마친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활동에 대한 평가를 합니다. 저희는 A, B, C, D 등급으로 업무수행을 평가하는데 전화를 걸어서 서비스의 질에 대한 피드백을 받지요.   
문: 요양보호사들을 직원으로서 관리하는 데 있어서 기독교 신앙적 세계관이 작용하는지요? 최근에 개봉된 영화 <카트>는 업종이 다르기는 하지만 기독실업인의 업체가 인력관리를 손쉽게 하려다가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킨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경제상황과 인력관리가 맞물리는 경우 신앙인으로서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 않겠습니까?    
“천사의 방문으로 여겨지도록” 
김: 지점마다 한 달에 한 번씩 신우회 모임이 있습니다. 노인환자들을 내 부모 모시듯이 사랑과 헌신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을 강화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신앙심이 이 일을 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직원들이나 고객들에게 종교 때문에 염려를 촉발하는 행동은 하지 않도록 행동지침을 정해놓았습니다. 저희가 정해놓은 행동지침에 따라 행동하게 되면 ‘천사’가 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상호가 비지팅 엔젤스인 겁니다. 
행동지침이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실무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1년에 두 번 전체 직원교육을 실시하고, 삼 개월마다 지점 방문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업체는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하니까 지점들이 인력관리를 합니다. 물론, 인력관리의 세계관은 행동지침을 통해서 제시됩니다. 오늘 아침에도 하나를 지점에 보냈습니다. 
문: 그러면,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대표님의 신앙생활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김: 저는 삼척에서 자랐는데, 저희 가족은 형님이 성가대를 했던 정도의 신앙이력밖에 없습니다. 어릴 때 형님 손잡고 교회를 다니기는 했습니다. 그러다 결혼하고서 규칙적인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지요. 모태신앙을 가진 아내 덕분입니다. 
제가 신앙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애초 이 사업을 시작할 때 많은 반대가 있었음에도 걱정 하나 없이 사업을 준비했고 중간에 어려움이 있을 때도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던 것은 하나님의 도움 때문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시작할 때가 환갑 나이였고 프랜차이즈 방식인데다 그것도 미국 프랜차이즈를 도입하는 마당에 여러 가지로 미비한 점들이 많았는데 경기도 나빴구요. 그래도 미국에 갔다 오면서 나를 도와줄 분은 하나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비지팅엔젤스 김한수 대표가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신앙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관계 전도를 통해 350명을 전도하는 등 선교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여줬다. ⓒ사진=이인기 기자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를 때쯤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 두 군데에서 이 사업을 인수하려고 시도했었습니다. 심지어 대규모의 자본과 인력으로 인수합병해버릴 수도 있다는 위협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저는 ‘대기업이 이 분야에 진출해서 대규모의 자본을 활용하면 복지혜택이 우리 사회에 빨리 안착될 것이니까 함께 선의의 경쟁을 합시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 말을 제가 어떻게 하게 됐는지 몰랐지요. 그래서 저는 이 모든 과정에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뒷받침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문: 신앙생활이 사업운영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김: 사업을 시작하려고 기도하는 중에 자신감을 우선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자신감은 실제로 현실에 부딪혀서 경험을 해봐야 쌓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노방전도를 시작했습니다. 노방전도는 제 성격으로는 무척 힘든 일이었지만 전도의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새로운 현실에 대한 자신감을 쌓아갔습니다. 그 결과 첫 해 6월경에 총동원주일이 있었는데 그때 87명을 전도했습니다. 6년 동안 도합 350명을 전도했지요. 그때는 ‘한손에는 전도, 한손에는 사업’의 모토로 일을 했습니다. 
문: 한신교회 전도왕이시군요? 전도가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닌데 어려운 일은 없었습니까? 
김: 어려운 일이 있었지요. 제가 예술의전당 계약부장으로 일한 적이 있는데 그때 잘 아는 후배에게 프로그램 홍보 인쇄물의 제작을 맡겨서 후배의 생활에 많은 도움을 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제 도움을 많이 줬으니까 후배에게 교회에 나오라고 하면 인사치레라도 나오기는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도를 했더니 후배가 며칠 있다가 제게 와서는 ‘엄연히 종교의 자유가 있는데 일감을 줬다고 해서 교회에 나오라고 한다면 아내가 이혼하자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저는 무안하기도 했지만 인간적인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마음에 상처를 받은 거지요. 그래서 3-4개월 동안 전도를 쉬었습니다. 그러다 아내가 ‘전도는 하나님 보고 하는 것이지 사람보고 하느냐’고 충고를 했고 그렇게 깨달은 뒤에 다시 전도를 시작해서 그런 결과를 얻었지요.   
“하나님의 일을 하니 하나님께서 저의 일을 대신 하셔”
문: 그러면 그러한 전도의 열정이 사업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십니까? 
김: 전도에 열심을 갖고 있는 동안 저의 사무실은 매년 확장되었습니다. 경기가 나쁨에도 불구하고 제 사업은 확장되기만 하는 겁니다. 그래서 더 전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방송의 <새롭게 하소서> 프로그램에서 밝히기도 했는데, 전도하면서 저는 건강의 축복, 물질의 축복, 전도왕이라는 영적인 축복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문: 숫자로 따지면 웬만한 교회 하나를 설립한 정도입니다. 큰일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늘 말씀하시기를, “네가 내일을 했으니 내가 네 일을 해주겠다”는 약속대로 축복을 받으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김: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도를 하니까 하나님께서 이렇게 도와주신 것이지요. 짧은 기간 내에 업계 1위가 되었고 사업을 처음 하였지만 난관은 아직 없었습니다. 대기업이 공격적인 인수를 거론했을 때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던 것은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니라고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비지팅엔젤스 김한수 대표는 자신의 막내아들이 숭실대 신대원에 재학중이며 경기도의 한 교회에서 전도사로서 교회를 섬기고 있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사진=이인기 기자

문: 네, 감사합니다. 그러면 개인적인 문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자제분은 어떻게 두셨습니까? 
  
김: 큰딸은 사회복지계통의 국장이고 작은 딸은 간호사로서 저와 함께 일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막내아들은 여기 근무하면서 금년 2학기부터 신대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들은 한신교회 청년부 회장도 두 번했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아들이 신학을 하는 것에 반대했지만 고등학교1년 때 겪은 트라우마적인 사건 때문에 아들이 신학을 공부하기로 결정했다고 생각하고서 더 이상 반대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문: 혹시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그 사건을 알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김: 네, 그러지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들이 교회에서 주선한 태국선교를 갔었습니다. 태국에서 메콩강을 건너게 되었는데 6명이 탄 카누가 강 중간에서 뒤집힌 겁니다. 태국인 3명은 헤엄쳐 나왔는데 아들을 포함한 한국인 3명은 메콩강을 떠내려갔습니다. 그때만 생각하면 저는 온몸이 저려오는데 당사자는 어떠했겠습니까? 아들은 빠른 물살에 휩쓸려 강을 떠내려 가다가 기도를 했답니다. “하나님께서 살려주시면 하나님의 일을 하겠습니다”라고요. 서원을 한 것이지요. 그 뒤에 현지인이 그를 건져냈습니다. 나머지 2명은 1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들은 아마도 그런 서원을 상기했는 모양입니다.   
“생활 속의 신앙” 
문: 감사합니다. 마지막 주제로, 현재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좋지 못한데 대표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신앙인들이 사회생활에서 지켜야 할 행동양식 같은 것이 있겠습니까? 
김: 참 어려운 질문인데, 제가 전도할 때 느낀 것이 있습니다. 말로 전도하는 것이 전도가 아니라 행동이 신앙인 다워야 전도가 자연스럽게 되는 것입니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전도하라는 말씀이 있기는 한데, 억지로 전도하다보면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생기거든요. 예를 들어, 제가 저의 직원 보고 교회에 나오라고 말하면 교회에 나오겠지요. 억지로. 그러나 사장님이 사시는 모습을 보니까 제가 교회를 가야겠다라고 결심했다라고 해야 진정한 전도가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문: 구원의 문제가 칭의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의를 실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원들이나 요양보호사들이 대표님을 많이 따르게 되는 것이 옳습니다.  

김: 그렇습니다. 그래야 교회에도 분파가 있을 수 없고 융화가 되는 것이지요. 

문: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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