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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장합동 평양노회가 전병욱 전 삼일교회 담임목사 면직 건 및 동도교회 사태 등의 쟁점 현안에 대해 결국 해를 넘겼다. 사진은 최근 전병욱 목사 면직 건을 둘러싸고 평양노회 재판국이 열리던 모습. ⓒ베리타스 DB |
예장합동 평양노회(노회장 강재식 목사, 이하 노회)는 두 가지 쟁점 현안에 대해 해를 넘겼다. 먼저 전병욱 전 삼일교회 담임목사 면직건이다. 노회는 지난 10월 재판국을 설치하기로 결정하면서 한 달 안에 판결을 내리고, 임시노회를 열어 최종 면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이 과정에서 재판국은 전 목사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성도 몇몇과 접촉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국은 아직 이렇다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지난 12월22일(월) 임시노회를 열기로 했으나 노회 개최는 무산됐다. 결국 연내 처리 가능성은 희박해진 셈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노회 측의 한 관계자는 “아직 확정적이지는 않으나 1월 초 재판국원끼리 회동을 가진 후 중순께 최종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동도교회는 노회의 또 다른 쟁점현안이다. 노회는 지난 5월 옥광석 목사를 면직했다. 이 교회 박 모 원로장로는 옥 목사가 2013년 12월 주보에 게재한 칼럼 가운데 “동도교회의 담임목사와 당회장은 성령이십니다”는 대목을 교리위반이라는 이유로 고소했다. 이에 대해 노회는 문제가 된 대목이 신비주의적 신학사상(삼위일체론)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교회 측은 교단탈퇴라는 강수로 대응했다. 동도교회 측은 지난 8월12일 당시 예장합동 총회장 안명환 목사 앞으로 “‘동도교회와 옥광석 목사는 2014년 08월11일 0시부로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교단을 탈퇴한다’로 2014년 8월10일 결의되었기에 통보합니다”는 내용이 적힌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노회 측은 ‘강 대 강’으로 맞섰다. 동도교회의 교단탈퇴 선언 직후 노회는 예수사랑교회 김진하 목사를 임시당회장으로 파송했다. 김 목사는 총회 사무국에 등록절차를 마친 후, 지난 8월28일자로 총회 본부로부터 발부받은 대표자 증명서와 유지재단에 등록되어 있는 동도교회 대표자의 권한으로 금융기관에 예치된 약 18억에 대한 지급을 정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치는 노회가 동도교회 재산권을 확보했음을 의미했다.
동도교회 vs 평양노회, 입장 평행선 달려
이어 김 목사는 5인의 옥 목사 반대파 장로들과 함께 지난 11월24일(월) 굴삭기를 동원해 교회를 봉쇄했다. 이 과정에서 교회 봉쇄에 반대하는 신도들과 충돌이 빚어졌다. 결국 동도교회는 같은 달 26일(수) 교단지인 <기독신문>에 사과문을 싣고 교단 복귀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앙금은 여전하다. 동도교회 성도들은 지난 11월 김 목사를 횡령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김 목사는 최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도들은 “김 목사에 대한 고소취하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교회 측에 입장을 물었으나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더욱이 교회 측과 노회 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조속한 해결은 요원한 실정이다. 교회 측은 옥 목사 면직이 철회되어야 교단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노회 측은 복귀가 선행돼야 면직 결정을 재고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즉, 동도교회와 노회는 면직 철회가 먼저냐, 교단 복귀가 먼저냐를 놓고 알력이 생긴 상황인 것이다.
노회는 지난 10월 정기노회를 통해 “평양노회A-B로 양분하며, 개교회는 올해 말까지 A, B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노회분립 세칙을 마련했다. 새해엔 노회 분립 논의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노회분립이 전 목사 면직, 그리고 동도교회의 교단 복귀 문제에 얼마만큼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예장합동 교단 ‘정치1번지’로 불리는 평양노회 분립이 가시화되고, 뒤이어 목회자들의 정치적 계산이 분주해지면, 쟁점현안은 끝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