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열리는 NCCK 제6차 에큐메니컬 심포지엄의 강사로 초청된 한남대 정병준 교수(교회사)는 ‘한국 에큐메니컬 운동의 역사’를 주제로 한 발제문에서 “‘에큐메니컬 빙하시대’를 딛고, 에큐메니컬 운동의 새 힘을 얻으려면 복음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미리 배포한 발제문을 통해 먼저 “전 세계적으로 ‘에큐메니컬 빙하시대’라는 말이 희자되고 있다”면서 “에큐메니컬 운동이 화려했던 영광을 잃어버렸다는 뜻과 함께 에큐메니컬 운동이 나가아할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혼동 속에 있다는 뜻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에큐메니컬 운동이 빙하기에 접어든 직접적인 이유로 서구 교회의 패권주의와 내부 갈등을 꼽았다. 그는 “오늘의 시대적 조류를 보면 인류 문명은 생태계 파멸의 위기에 직면해 있고, 문명사의 변화가 급속하게 뒤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국가와 종교와 사회제도들이 혼동을 겪고 있다”며 “그러나 세계 에큐메니컬 운동은 이러한 세계 문제에 대처하지 못하고 서구 교회의 패권주의와 내부 갈등으로 인해 그 활동의 발이 묶여 버렸다”고 진단했다.
또 국내 에큐메니컬 운동에 관해선 ▲ ‘한기총’의 등장과 NCC의 위상저하 ▲ 보수권 교회들의 적극적 정치참여와 뉴라이트의 등장 ▲ 순복음교단의 NCC 가입과 한목협의 출현과 같은 보수교단의 변화 ▲ 시민사회의 성숙에 따르는 에큐메니칼 과제의 분화와 선명성 저하 ▲ 교회-국가 관계의 빠른 변화 ▲ 기독교청년운동과 여성운동 등의 약화 등으로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에큐메니컬 운동이 어려움에 빠지게 된 그 현상을 설명하고, 그 내외적 원인을 찾아 방향성을 새로 모색하기 위해 발제를 맡았다며 에큐메니컬 운동의 새 엔진 구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일부의 오해 처럼 교회의 에큐메니즘은 ‘사회참여’나 ‘진보적 기독교운동’의 한 방식이 아니고 소수 집단의 신학적 특성도 아니다”라며 “에큐메니즘은 교회의 삶의 본질에 속한다. 에큐메니칼적이지 않으면 교회적이지 않은 것이다. 에큐메니칼 운동은 복음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성서와 교회를 통해 교회가 발견한 에큐메니컬 운동은 ▲ 교회의 갱신과 일치 ▲ 정의와 평화를 통한 인류의 일치 ▲ 하나님의 창조세계 전체의 생명을 보전하고 살리는 운동에 참여해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의 완성에 동참하는 운동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컬 운동사를 살피고자 교회의 분열과 연합, 교회개혁을 위한 노력, 기독교인들의 사회정치적 참여운동과 사회선교운동에서 나타난 교회의 연합운동을 다루었으며 그 과정에서 형성된 신학운동의 흐름도 짚었다.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컬 운동사를 총괄적으로 짚어 본 정 교수는 에큐메니컬 운동의 교회갱신운동과 교회일치운동차원에선 “‘온건한 진보’와 ‘개혁적 보수’ 사이에 많은 수렴을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했고, 신학 차원에선 “한국교회 대다수가 영향을 받고 있는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신학적 입장을 견인해야 한다”면서 “타종교에 대한 정복적인 태도, 반 에큐메니칼 특성 때문에 에큐메니칼 대화에 나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기에 복음주의권과 신학적 대화와 디아코니아 협력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