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한기총 이대위, 박윤식-류광수 이단해제 ‘이의 없음’

이대위 보고서, 기감 이단 규정…이영훈 회장, 채택 미뤄

▲한기총 이대위가 기독교대한감리회에 날을 세웠다. 이대위는 관련 보고서에 “기감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소명자료를 보내기로 하다”고 적었다. ⓒ사진=지유석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이건호 목사, 이하 이대위), 이단대책전문위원회(위원장 김만규 목사), 질서확립대책위원회(위원장 정학채 목사), 신학위원회(위원장 예영수 박사) 등 4개 위원회는 지난 1월19일(월) 공동 조사 보고서를 통해 고 박윤식 목사와 류광수 목사 이단 해제를 재심한 결과 ‘이의 없음’으로 결론지었다. 이대위는 이 과정에서 다른 교단, 특히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에 날을 세웠다.

한기총 이대위의 재심은 지난 해 11월 임원회에서 “지금껏 한기총 이대위, 이대위 전문위에서 조사 보고한 내용 중 잘못된 것이 있으면 그 부분을 지적할 때 재심하겠다”는 제안을 밝히면서 이뤄졌다. 이에 예장통합과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서대문측, 기감 등 모두 7개 교단 및 단체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이대위 측은 이들의 이의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류광수 목사와 고 박윤식 목사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니 적법 절차를 거쳐 달라”고 요구한 기하성 서대문측에 대해 이대위는 “이단사이비대책전문위원회를 통해 조사토록 하고 다시 신학위원회로 넘겨 신학적으로 적법한 것을 검토 완료했다.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한기총을 모르고 음해하는 일로 여겨진다”고 답했다. 
예장통합은 “한기총이 여러 교단의 결의를 무시하고 이단을 해제함으로써 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분리된 아픈 역사[가 발생하지 않았나?]”라고 질의했다. 이대위는 강경 어조로 나왔다. 이대위는 보고서를 통해 “통합측이 한기총을 탈퇴한 계기는 길자연 대표회장 시절 길 목사에 대해 불법부정 금권 선거를 주장하고 2011년 12월27일 통합 측 주도로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설립한 일”이라면서 “겉으로는 길 목사의 부정, 불법, 금권선거라는 핑계를 댔지만 속으로는 WCC 대회를 준비해 놓고 WCC가 무산 위기에 봉착하자 부정선거를 빌미로 한기총 탈퇴를 감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기총은 기감의 이의에 대해선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기감은 “제23회 총회에서 류광수 목사를 이단으로 결의했고, 고 박윤식 목사에 대해 2014년 10월20일 제32회 총회에서 예의주시해야 할 단체로 규정했기에 정통 교단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이의를 제기함”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 ⓒ사진=지유석 기자
한기총은 이에 대해 “수십 년 동안 한국 교회가 이단으로 지목한 용문산의 나운몽 목사를 무슨 이유로 이단에서 해제하고 감리교에 가입시켰는지 먼저 한국 교회 앞에 진솔하게 밝혀야 한다”고 맞받았다. 또 “감리교가 이단 해제를 하는 과정에서 어느 공교단이나 한기총 회원이 아니라 할지라도 윤리-도덕성을 물었어야 했다. 그러나 기감은 한국 교회에 단 한 번 동의도 없이 이단을 해제하고 귀 교단에 소속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단감별사로 알려진 이인규 집사에 대해서도 “본인이 다니던 대림감리교회에서조차 2014년 제명, 출교 당했다”고 꼬집었다. 
한기총, 각 교단 이의에도 마이 웨이? 
한기총 이대위는 더 나아가 감리교를 이단으로 규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대위는 <Ⅲ. 제25-10차 임원회에서 결의된 이대위보고서>란 제하의 보고를 통해 “기감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소명자료를 보내기로 하다”고 적었다. 이 보고서는 기감을 이단으로 규정한 이유에 대해 “한기총이 법적 절차를 밟아 이단해제한 류광수 목사를 이단으로, 박윤식 목사를 주시자로 결의”했기 때문으로 밝혀 놓았다. 
이대위의 보고서를 놓고 한기총이 이단해제와 관련해 불통으로 일관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예장합동은 지난 해 9월 총회를 통해 자신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류광수 목사를 한기총이 이단해제한데 반발해 탈퇴를 결의했다. 그러나 당시 대표회장이었던 홍재철 회장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런 한기총이 이번엔 기감을 이단으로 규정해 기감이 반발할 소지를 제공하고 나선 것이다.
이영훈 회장은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27일(화) 있었던 제26회 정기총회에서 이대위 등 4개 위원회 보고서에 대해 “해당 보고서는 이대위 보고사항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해당 보고서는 차기 임원회 보고 후 실행위원회에서 의결하고자 한다”면서 채택을 미뤘다.  
2년의 시차를 두고 한국 교회의 양대 교단인 예장통합과 예장합동은 나란히 한기총을 탈퇴했다. 특히 예장합동은 한기총의 이단해제에 반발해 탈퇴라는 강수를 뒀다. 한기총이 이단 해제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또 다른 교단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회장이 이대위 보고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이 회장 체제의 한기총의 향배를 가늠 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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