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종교인에게 호감도가 가장 낮은 종교가 개신교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 갤럽 조사연구소(이하 갤럽)는 1월28일(수) <한국인의 종교 1984-2014 (1) 한국인의 종교실태>란 제하의 연구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갤럽은 1984년부터 1989년, 1997년, 2004년에 이어 2014년 제5차 비교조사 결과를 실시해 지난 30년간 일어난 변화를 추적했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비종교인은 불교에 가장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은 비종교인(742명)에게 ‘종교를 믿지 않는 것과 무관하게 가장 호감을 느끼는 종교’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25%가 불교라고 답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비해 천주교는 18%, 개신교는 10%에 그쳤다. 갤럽은 “2014년 현재 한국인 중 불교인 22%, 개신교인 21%, 천주교인 7%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종교인의 천주교에 대한 호감도는 높고 개신교에 대한 호감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수치가 있다. 비종교인 가운데 절반 가까운 46%가 ‘호감 가는 종교가 없다’고 답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갤럽은 “‘호감 가는 종교가 없다’는 응답은 40대(40%)에서 가장 적었고, 40대 위아래 세대로 갈수록 더 많았다. 2030 세대는 또래 집단에 종교인 비율이 적고 관심 가질 기회가 적어서, 5060 세대는 이미 종교인 비율이 높은 데다 과거 신앙 경험 등에 의해 종교에 별로 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출처=한국갤럽 |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종교 무관심증은 종교 인구 감소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갤럽은 “종교인 비율은 1984년 44%, 1989년 49%, 1997년 47%에서 2004년 54%까지 늘었으나 2014년 조사에서는 50%로 줄었다”면서 “최근 10년간 종교인 비율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청년층에 있다. 10년 전 20대는 45%가 종교를 믿었지만 현재 30대는 38%로 7%포인트 줄었으며, 현재 20대 중 종교인은 3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30 세대의 탈(脫)종교 현상은 종교 인구의 고령화, 더 나아가 향후 10년, 20년 장기적인 종교 인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개신교인 십일조 이행률, 역대 최고치 기록
눈여겨봐야 할 수치는 또 있다. 개신교인의 종교의례 참여율과 십일조 이행률이다. 갤럽의 조사결과 종교인(754명) 가운데 개신교인의 80%, 천주교인의 59%가 ‘일주일에 1번 이상’ 교회나 성당을 나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비해 불교인은 6%에 불과했다.
또 십일조 이행률의 경우 갤럽은 “기독교인, 즉 개신교인(318명)과 천주교인(98명)에게 수입의 1/10을 종교적으로 헌납하는 ‘십일조’에 대해 물은 결과 61%가 ‘요즘 십일조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면서 “기독교인의 십일조 이행률은 1980년대 38%였으나 이번 2014년에는 6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신교인(68%)의 십일조 이행률이 천주교인(36%)보다 높은데, 지난 네 차례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적었다. 특히 갤럽은 개신교인의 십일조 헌금이 ‘점차 강화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반면 불교인(334명)의 지난 1년간 시주 빈도는 ‘1~2번’이 45%로 가장 많았으며 ‘3~4번’이 15%로 그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의 연구조사 결과를 근거로 개신교인의 사고 및 행태를 재구성해보면, 개신교인 10명 가운데 9명은 ‘종교가 개인 생활에 중요하다’고 믿으며 10명 중 8명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교회에 나가고, 10명 중 6~7명이 십일조를 봉헌한다.
이 같은 현상은 얼핏 바람직해 보인다. 그러나 갤럽의 이번 연구조사를 통해 비종교인 가운데 절반 가량은 이런 개신교인의 모습에 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종교 인구는 감소추세이며 고령화 경향이 감지되고 있다. 이 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한국 교회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