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종교 1984-2014> ⓒ출처=한국갤럽 |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여론 조사전문기관인 한국 갤럽은 2월10일(화) <한국인의 종교 1984-2014 (3) 종교단체와 종교인에 대한 인식>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갤럽의 조사결과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견이 1984년 68%에서 2014년 47%로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종교단체가 종교 본래의 뜻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데 동의하는 응답은 1997년 72%로 정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2004년 68%, 2014년 63%로 감소해 다시 30년 전(1984년 67%)과 비슷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그렇지 않다”는 의견은 1984년 20%에서 2014년 33%로 증가했다. 특히 비종교인 가운데 71%가 종교의 본질에 회의적인 것으로 집계돼 대체로 종교인보다 비종교인이 종교단체에 대해 좀 더 비판적 입장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종교가 사회적 영향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해 9월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실시한 <2014년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우리 사회에 종교가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38.8%로 2011년 대비 9.5%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이 같은 해석은 “대부분의 종교단체는 참 진리를 추구하기보다는 교세 확장에 더 관심이 있다”는 설문 결과에서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갤럽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질문에 비종교인의 76%가 ‘그렇다’고 답했다. 종교별로 볼 때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가 개신교인(53%)에서 가장 적었고, 천주교인(62%), 불교인(67%) 순으로 조사됐다.
▲<한국인의 종교 1984-2014> ⓒ출처=한국갤럽 |
그뿐만이 아니다. 갤럽 조사결과 성직자의 자질, 즉 “품위나 자격이 없는 성직자가 많다”는 문항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가 불교인(88%), 개신교인(85%), 천주교인(89%), 비종교인(87%) 등 종교를 불문하고 90%에 육박했다. 특히 성직자의 자질에 회의적인 여론은 심각한 수준이다. 갤럽은 “자격 미달 성직자가 흔하다는 의견은 1984년 65%, 1989년 71%, 1997년 79%, 2004년 87%까지 꾸준히 늘었지만 2014년 이번 조사에서는 더 이상 변화가 없었다”라면서 “이러한 결과는 자격 미달 성직자가 더 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미 10년 전부터 우리 국민 열 명 중 아홉 명이 자격 미달 성직자가 많다고 느끼고 있어 더 이상 악화될 여지가 없음을 의미한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갤럽이 발표한 지난 두 차례의 결과를 통해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사이의 차이가 현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다시 한 번 이런 차이가 부각됐다. 갤럽은 헌납 강조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확인하는 항목에서 “‘그렇다’는 응답은 비종교인에서 73%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불교인(63%), 천주교인(59%) 순이었으며 개신교인은 그 비율이 46%에 그쳐 헌납 강조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밝혔다. 이어 “1984년에는 개신교인의 67%가 헌납금 강조가 지나치다고 여겼으나 이후 30년에 걸쳐 46%까지 점진적으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종교 기관의 사적 상속’(세습)을 묻는 문항에서도 “불교인(88%), 천주교인(89%), 비종교인(89%)은 종교 기관의 사적 상속 반대가 90%에 육박했고 10년 전과도 비슷했으나, 개신교인에서만 그 비율이 91%에서 81%로 감소해 다소 완화된 태도를 보였다”고 갤럽은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