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없음』 겉 표지. |
저자는 오늘날 들어 신앙의 세속화, 사유화(개인영역화), 다원화의 경향이 “퍼펙트 스톰”(53쪽)처럼 교회 세계를 한꺼번에 침범해 들어온 결과 ‘가나안’성도들(신앙을 가지고 있으나 교회에 ‘안 나가’는 성도)뿐만 아니라 무종교인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 대표적인 양태로 사회학자 로버트 벨라(Robert Bellah)가 대담한 쉴라라는 여성의 ‘쉴라주의’(Sheillaism)를 제시한다.
“나는 하나님을 믿어요. 나는 종교적인 광신도가 아닙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교회를 간 것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네요. 내 신앙은 나를 멀리 여기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바로 나만의 신앙, ‘쉴라주의’지요. 이것은 내 자신의 작은 목소리일 뿐입니다”(106쪽)
이처럼 현대의 기독교인들은 자기 나름의 기독교 이해로 자신의 신앙을 규정하고 있어서, 과거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하루아침에 회개했던 3000명의 유대인들(사도행전 2장)이나 바울과 변론했던 “알지 못하는 신들”의 숭배자들(사도행전 17장)과 달리, 기독교에 대해 나름의 지식을 갖고 있다고 믿으면서도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포스트 크리스천’(111-12쪽)으로서의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현상과 더불어 교회에 나가지 않는 성도들이 많아지는 또 다른 이유는 교회가 생물학적 성장, 수평이동에 의한 성장, 탕자의 귀향에 의한 성장 등에만 관심을 갖고 개종에 의한 성장에는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122쪽).
“이러한 교회 성장이 개종에 의한 성장을 강조하지 않는다면, 작은 교회들은 점점 더 작아질 것이고 큰 교회들은 (종종 작은 교회들이 희생하는 대가로) 이미 독실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더 많이 끌어가게 될 것이다. 한편, 기독교 인구 전체는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고, 무종교인들은 여전히 의미 없는 무리로 남게 될 것이다.” (125쪽)
물론, 개종에 의한 성장을 실행하기란 매우 어렵다. 무종교인들은 교회를 ‘두려워’하며 그들에게 낯선 예배, 헌금 및 공동체 생활 등의 관행을 싫어하기도 한다. 따라서 그들을 교회로 이끌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식으로 교회를 운영하는 것, 즉, “[무종교인들이] 교회를 경험하면서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131쪽)이 필요하다. 이처럼 자기개혁을 통해서라도 ‘길 잃은 영혼을 찾아서 구원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 예수께서 우리에게 주신 대위임령(Great Commission)을 수행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대위임령이 진실하게 실행되는 교회는 빌 하이벨스(Bill Hybels)에 따르면 “우는 자들을 위로하며 상한 자들을 치유한다. 또한 구도자들에게 건너올 수 있는 다리를 놓아주며, 혼란 가운데 있는 자들에게 진리를 알려준다. 도움이 필요한 자들에게 필요한 자원을 공급하며, 잊힌 자들, 짓밟힌 자들, 환멸에 빠진 자들, 이런 사람들을 향해 두 팔을 벌려준다 ...”(289쪽). 저자는 하이벨스의 말을 ‘부름 받은 자’들의 삶의 비전이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더욱이 그 비전을 아무리 좋다고 말해도 자신들과는 상관이 없다고 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자신들에게 해가 된다고 하면서 묵살해버리는 무종교인들이 지켜보는 이 세상 앞에서는, 더더욱 그 비전을 포기할 수 없다”(290쪽)라고 선포한다.
그 포기할 수 없는 비전을 현실화하는 방안으로 저자는 ‘새로운’ 방식으로 교회를 운영하는 일에 대해서 심혈을 기울여 설명한다. 대의명분의 중요성, 은혜와 진리, 기독교 지성, 연합의 중요성 등 신앙의 기저를 이루는 요소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것과 더불어, 무종교인들에게 교회의 ‘대문을 열어젖히기’ 위해 친근감, 어린이 사역, 음악, 건물, 비주얼의 중요성 등 실질적인 개선책을 제안하기도 한다. 그리고 책의 각 장 끝에 <토론과 반성을 위한 질문들>이라는 난을 배치하여 장별 주제에 관한 진지한 토론과 반성을 유도함으로써 무종교인들을 위한 교회개혁의 현실적인 방안을 숙고할 기회도 제공한다.
저자인 제임스 에머리 화이트(James Emery White) 목사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 시에 있는 메클런버그 커뮤니티 교회를 창립했다. 메클런버그 교회는 불신자 전도를 통해 교회성장의 70%를 이루었으며,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교회로 종종 언급된다. 그는 남침례신학교에서 신학과 역사, 성경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밴더빌트 대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수학하기도 했다. 이후 고든 콘웰 신학교의 4대 총장을 역임했으며, 기독교 신학과 문화 및 변증학 교수직을 담당했다. 최근 출간된 대표적인 저서로는 『교회성장 다시 생각해봅시다』, 『그들이 신학교에서 당신에게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 『위기의 시대에 놓인 교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