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마다가스카르 선교편지] 현실의 아픔 가운데 부활을 꿈꾸며

김창주 선교사

▲마다가스카르의 아이들. ⓒ사진제공=김창주 선교사
주님의 십자가와 고난을 묵상하는 거룩한 주간입니다. 
한국은 생명이 약동하는 신비로운 계절, 봄이 완연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동안 마다가스카르의 선교보고를 드립니다. 
우기와 싸이클론 피해, 홍수와 이재민의 아픔
작년 말, 오랜 가뭄이 지난 12월부터 거의 3개월 동안 많은 비가 왔습니다. 논이 물에 잠겼고, 벼농사는 큰 피해를 당했으며, 많은 사람이 죽고 십 수만 명의 이재민이 생겼습니다. 제가 연합통신과 이 나라 재해에 대해서 인터뷰한 기사와 제가 찍은 사진이 보도되었습니다. 지난 3월 중순부터 비는 그쳤고, 이제 논에 물이 빠졌지만, 올해 농사는 망쳤습니다. 이로 인해 민심이 흉흉해지고 도둑이 많아졌습니다. 저희가 여섯 집과 함께 사는 공동주택에도 두 집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여기 8년을 살면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어제 신문에는 암부히바우(아내 병원이 있는 꼬뮨)에 사는 말라가시 여자가 현지인들과 공모하여 외국인 남편을 죽이고 불로 태웠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재민들이 모여 사는 곳, 이재민들의 천막집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문제는 앞으로 물가가 오르고, 환율이 급등할 것 같습니다. 쌀값은 이미 올랐습니다. 그리고 지난 한달 사이에 말라가시 환율이 10%나 내려갔습니다. 
제가 속한 FJKM 신학교 학생기숙사 세 곳 가운데 두 곳의 건물에 금이 가고 위험해서 학생들을 학교로 대피시키는 바람에 교실에서 3주간을 지냈습니다. 그 동안 수업을 하지 못했으며, 지난 주말 임시 거처를 마련하여 이사했습니다. 이제 기숙사를 보수하려는 계획입니다. 그 기숙사 건물들은 100여 년 전에 영국 선교사들이 지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손을 보아야 할지 걱정이고 막연합니다.  
이것이 최근 이곳의 상황입니다. 더 자세한 소식은 제 카페, cafe.daum.net/Madagascar에 오시면 사진과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아내의 의료사역과 저의 교회, 신학교사역
저희 내외는 여전히 맡겨진 선교사역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루터란 병원과 두 곳의 보건소, 그리고 무의촌 진료를 꾸준히 감당합니다. 병원에서는 수술환자들과 외국인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려는 예약환자들로 늘 분주합니다. 그리고 두 곳 보건소에는 한국에서 기증받은 초음파 기계(Ultra-sonograph) ―선배 의사 선생님이 기증해 주신 것과 20년 전에 친정어머니께서 쓰시던 것― 를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한 동안 뜸하던 빈대의 공격에 온 몸이 말이 아닙니다. 한번 물리면 주변이 붉게 붓고, 물집이 생기고, 피부에 구멍이 생길 때까지 가려워서 견디지를 못합니다. 약도 바르지만 효과가 없고, 냄새로 쫓으려고 별의별 예방책을 다 쓰지만 차도가 없습니다. 건기가 되면 조금 나아지려나 기대하고 기도하며 참습니다. 
저는 두 곳 신학교에서의 강의와 말라가시 교회들의 초청설교, 주일예배 참석으로 행복하게 지냅니다. 가르치는 보람도 있고 즐겁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의 지도자들을 만나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합니다. 부활 주일이 지나고 한 꼬뮨(시)의 초청으로 시 공무원들과 구청장들을 모아 한국발전의 이야기와 사례를 들려주고 교육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신학생들과 신학교 앞, 비포장도로를 정비했습니다. 비가 오면 물바다를 이루는 그 길로 하루 2,000명 이상이 다닙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우리 신학교가 여기 있음으로 이 지역사회에 무슨 유익이 있나?” 라고 물으며, 한국의 가나안 농군학교 정신과 같은, 그리고 새마을 운동 같은 근면-자조-협동-단결을 배우는 실천적인 교육을 했습니다. 이것 또한 보람이었습니다.  
세계선린회 지역사회 개발프로젝트들
세계선린회가 지원하는 양계프로젝트는, 그 동안 두 번의 양돈 프로젝트에 이어서, 안짜하마미교회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지역사회개발프로그램입니다. 지금까지 육계 양계사업을 네 차례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매번 340수의 닭을 키워서 팔았고, 교회와 지역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기여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역시 카페에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 두 명의 지도자를 한국으로 파견하여 선진 양계를 배우게 할 예정입니다. 여러 선교동역자님들의 후원으로 ‘마다가스카르 선교후원회’에서 그들을 초청하여 주셨고 4월6일―21일까지 전주 ‘기장농촌개발원’과 보은 ‘보나콤’에서 각각 한 주간씩 배우고 실습하게 됩니다. 두 분이 한국에서 실습하고 오면 여기에서 진행하는 양계사업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4월19일은 예닮교회에서 예배드리고 21일(화) 여기로 돌아오게 됩니다. 한국 방문 기간에도 사랑과 기도로 격려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케냐 PCEA소식과 감사한 일들 
그 외에도 우물 사업과 교회를 돕는 일들, 그리고 이곳을 방문하시는 분들을 섬기는 일 등으로 분주하고 기쁩니다. 또 하나 감사한 일은 2006-2007년 한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예닮교회에서 지원하여 장학생으로 키운 케냐 출신 Peter K. Karouki 목사가 키쿠유타운십 교회에 돌아와 그동안 목회를 잘 했습니다. 저는 2009년에 그 교회에 초청을 받아 주일 설교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피터 목사가 PCEA(동부 아프리카장로교회) 교단의 총무가 되셨습니다. 케냐-탄자니아-우간다, 세 나라의 국경을 초월한 큰 장로교단이 PCEA입니다. 그래서 이번 4월13일부터 17일까지 PCEA총회에 초대를 받아 총회와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얼마나 자랑스럽고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의 가족소식과 기도제목들
한국의 부모님들께서는 연로하시지만 건강하신 편입니다. 그러나 점점 연약해지시고 외로워하십니다.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동안 기도해주신 큰 아들, 은호는 지난 3월9일 병역의무를 마치고 전역했습니다. 오는 8월에는 학업을 위해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며 그때까지 할아버지 댁에서 저희 대신 효도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은호가 있어 내가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지난 22개월, 최전방의 철책부대의 지뢰병으로 복무하는 동안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기도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신호도 대학생활을 잘 하고 있습니다. 저희 자녀들의 학업과 앞날을 위해서 계속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 내외가 늘 하나님 앞에서 기쁨이 되며 하나님께서 이곳에 보내신 뜻을 이루어드리는 선교동역자가 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늘 여러분들의 넘치는 사랑에 감사드리며 저희도 매일 여러분들을 위해서 기도드립니다. 생명과 부활이 되시는 주님의 평화와 사랑이 여러분들과 가정에, 하시는 일과 섬기시는 교회들마다 넘쳐 나시기를 빕니다.  
주님 안에서 
선한 사람들의 땅, 마다가스카르에서 
김창주/임전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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