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근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이인기 기자 |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과 일반대학원 신학과의 공동주최로 지난 23일(목) 연세대 신학관 예배실에서 에큐메니칼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신학과 인문학의 대화’로, 세상과 소통 가능한 신학의 ‘언어’를 모색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김상근(연세대 신과대학 학장 및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장)·이석재(서울대 철학과)·최인철(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섰다.
특히 ‘길거리 신학자’를 자처한 김상근 교수는 자신이 신학함을 위해 거리로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에 덧붙여, 그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김 교수는 거리로 나가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세상에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거듭 고민해 온 결과"라며 "믿지 않는 이들에게 복음의 의미를 해석해 주고 가능하다면 세상의 언어를 이용해 그들에게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신성을 전해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세상과 소통 가능한 언어들 중 그가 선택한 것은 인문학이었다. 김 교수는 인문학에 대해 "‘어떻게 목적지에 도달하느냐’를 가르치는 학문이 아니다. 오히려 잠시 멈추어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나는 누구인지,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성찰하게 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그리스의 역사가인 ‘헤로도토스’와 작가인 ‘호메로스’, 그리고 이탈리아의 화가이자 조각가였던 ‘미켈란젤로’의 삶과 사상, 작품 세계 등을 살피며 ‘행복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생의 질문들에 대해 세상과 소통 가능한 방법으로 다듬어진 자신의 언어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고전이 왜 고전일까? 그것은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도 했으며, "미켈란젤로가 진정으로 탁월한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인생은 유한하고 누구나 마지막 심판대에 설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라고 그 인문학적 의미를 새기기도 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의 복음이 세상에 전달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라고 재차 물으며, "성육신(incarnation)의 신학이 필요한 때"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