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작은 교회’를 지향하는 모임인 <교회2.0목회자운동>은 도서출판 포이에마와 함께 24일(금) 오후 서울 명동 이든스테이블에서 『거꾸로 읽는 신약성서』의 저자 차정식 한일장신대 신학과 교수를 초빙해 북 콘서트를 열었다. ⓒ사진=지유석 기자 |
‘건강한 작은 교회’를 지향하는 모임인 <교회2.0목회자운동>은 도서출판 포이에마와 함께 4월24일(금) 오후 서울 명동 이든스테이블에서 『거꾸로 읽는 신약성서』의 저자 차정식 한일장신대 신학과 교수를 초빙해 북 콘서트를 열었다. 이 책 『거꾸로 읽는 신약성서』는 차 교수가 기독교인들에게 “성서의 말씀에 대한 갈증과 그것을 바로 해석하고 제대로 이해하고자 하는 허기”를 해소하기 위해 2년 동안 월간지 「현대종교」, 「복음과 상황」 등에 연재한 40여 편의 글을 모은 책이다. 차 교수는 자신의 책에 대해 “그동안 삶의 이력, 신앙 이력에다 한국교회를 걱정하는 실존적 번뇌, 지적으로 치열해고자 하는 열망과 열정이 합쳐져 만들어진 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회를 맡은 덕은침례교회 김관성 목사는 콘서트 내내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성서 해석에서 역사비평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였다. 이에 대해 차 교수는 “성서는 역사적인 산물이기에 역사비평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차 교수는 “성서는 구약·신약 합해 3,000년의 형성사를 지닌 책이다. 즉, 역사적인 무대와 현장 속에서 만들어진, 당시의 문화와 사상과 문학적인 양식이 투영된 책”이라면서 “역사 속 텍스트를 우리시대에 접목하기 위해선 해석학적 시도가 필요하다. 역사비평이란 도구를 활용하지 않으면 역사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없다”고 못 박았다.
▲『거꾸로 읽는 신약성서』의 저자 차정식 한일장신대 신학과 교수가 24일(금) 열린 북콘서트를 마친 후 사인회를 갖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
지금 한국 교회엔 왜곡된 성서 해석이 만연돼 있고, 심지어 담임 목회자의 욕망 추구를 위해 공공연히 활용되기도 한다. 차 교수는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해 ‘계몽되지 않은 열정’이라고 진단했다. 차 교수에 따르면 “목사와 성도들의 열정은 대단한데, 말씀에 대한 열정이 건전한 지식으로 계몽되지 못한 채 날것으로 유통된다”는 것이다. 이 결과 “성서에 대한 심도 있는 해석이나 근대적인 계몽이 생략된 채 하나님과의 직통계시나 개인의 감상적 묵상 차원으로 유통”되기에 이른다. 목회현장의 열악함도 무시할 수 없다. 차 교수는 “현재 목회현장이 설교를 대량생산해야 하다 보니 설교를 준비하면서 주석서를 따져 보거나 묵상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확신을 가지되, 확신에 질문 던져라
차 교수는 성서를 읽을 때 확신에 대한 질문을 던지라고 주문한다. 차 교수는 “성서학자들은 합리적 지식을 추구하기 위해 성서를 읽지만, 일반 성도들은 신앙의 관점에서 구원 같이 자기 실존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 읽는다. 그런데 성서는 확신을 드러내는 말씀이 많지만 끊임없이 그 확신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회의하는, 심지어 하나님에게 저항하는 듯한 말씀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를 다 고려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성서에 근거하든, 그 밖의 다른 것에 근거하든 자기 삶의 신념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세상의 불의한 세력과 싸울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그 확신을 반성하는, 확신에 대한 질문이 없으면 자신의 싸움의 방법이나 방향, 삶의 모든 내용에 대해서 되짚어 보고 성찰하는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다. 말하자면 그 확신을 치열하고 냉정하게 뒤집어서 질문을 던지고 회의하는 지적인 과정이 빠져버리면 마냥 몽매한 상황에 함몰된다는 의미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폭력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차 교수는 예수의 성전청결 사건을 예로 들면서 “당대의 역사적 맥락에서 예수의 행동을 재구성해보면 이 같은 행동은 예수의 본심이 드러난 용감한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어 “예수께서도 폭력을 사용했다. 그러나 경계심을 누그러뜨려선 안된다. 목사가 설교하면서 언어폭력을 많이 쓴다. 특히 내면에 억압이 있는 사람은 직·간접으로 폭력을 투사하기 마련이다. 폭력 욕망 잘 달래 선한 저항의 의욕으로, 선한 창조의 동력으로 변용하고, 승화시켜야 한다. 용감하게 불의와 싸울 필요도 있다. 과거 불의한 세력에 맞서 피를 뿌리고 저항했기에 우리가 이만큼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지 않은가? 이에 대한 부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