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감신대 총학 “학생주권 보장까지 행동 계속할 것”

감신대 내홍, 이사장 사퇴 표명 소식으로 새 국면 진입

▲이사장의 인사전횡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감리교신학대학교 ⓒ사진=지유석 기자

이규학 이사장의 인사난맥으로 불거진 감리교신학대학교(이하 감신대, 총장 박종천)의 학내 분규가 급기야 고공 농성과 학생들의 수업거부 결의 등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지난 5월4일(월) 이 학교 총여학생회 이은재 회장이 웨슬리 채플 종탑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한데 이어 감신대 학부 총학생회는 7일(목) 이 학교 웨슬리 채플에서 비상 총회를 열어 오는 11일(월)부터 전면 수업거부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이런 가운데 <기독교타임즈>는 8일(금) 이 이사장이 사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사장의 사의 표명을 전하면서 “감신대 사태는 일단락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학내 분규의 근본원인이 완전히 해소될 때 까지 수업거부를 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유승리 총학생회장(사진)은 “감신대 사태는 이사회와 교수간 갈등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이런 갈등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건 학생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학생들이 학생주권을 내세운 건 이런 이유에서다”고 했다. 
▲감신대 유승리 총학생회장은 학생주권이 관철될 때까지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지유석 기자
유 회장에 따르면 20년 전인 1995년에도 이와 비슷한 운동이 벌어졌다고 한다. 당시 학생들은 수업거부를 결의했고, 이런 행동에 힘입어 학생, 교수, 직원 각각 2명 씩 6명으로 구성된 협의체가 꾸려졌다. 유 회장은 “해당 협의체를 통하지 않으면 학교 운영이 불가능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기능이 약화됐다. 학생들이 잊은 측면도 없지 않다”면서 “지금은 이사회가 독점적 권한을 가졌다고 본다. 따라서 현 이규학 이사장이 퇴진하더라도 학생들의 목소리가 즉각 반영되는 기구가 형성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유 회장은 이규학 이사장이 학교를 사유화하려는 욕심이 갈등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지난 2013년 6월 부임한 이규학 이사장은 인천제일교회 담임이며 제28대 중부연회 감독 및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역임하는 등 교단 내 입지가 탄탄하다. 유 회장은 “이번 학내 분규의 본질은 이 이사장의 자기 사람 심기라고 본다. 지난해와 올해 법인사무처에서 직원을 채용했는데, 이 이사장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선발됐다고 볼만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감신대가 이규학 이사장의 인사전횡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캠퍼스 곳곳엔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한편 이사회 측은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구성을 제안한 바 있었다. 한 교계 언론에 따르면 특조위는 학생들의 행동과 관계없이 조사활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 회장은 ‘수용불가’라며 이사회 제안을 일축했다. 유 회장은 “특조위를 꾸리려면 총학생회나 공동대책위원회와 의논을 거쳐야 하는데, 이사회는 미리 위원을 정해 놓고 특조위에 들어오라고 했다.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이사회에서 특조위를 구성한다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언급했듯, 학생주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으면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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