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기장, 총회장 황용대 목사) 영성수련원은 5월18일(월) 오전 서울 종로3가 초동교회에서 “바울의 영성, 예수의 영성”을 주제로 제3회 영성학교 모임을 가졌다. ⓒ사진=지유석 기자 |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기장, 총회장 황용대 목사) 영성수련원은 5월18일(월) 오전 서울 종로3가 초동교회에서 “바울의 영성, 예수의 영성”을 주제로 제3회 영성학교 모임을 가졌다.
발제를 맡은 류시홍 목사(만남의 교회)는 바울 복음의 역동성을 강조했다. 류 목사는 “바울은 거리의 현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공동체의 사람이었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야기시키는 갈등과 혼돈과 싸움 속에서 형성된 ‘역동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바울 복음의 역동성은 ‘의인론’에 압축돼 있다. 여기서 ‘의인’이란 ‘의로운 사람’이 아니라 ‘의롭다고 인정받는다’는 의미다. 류 목사는 김진호 제3세계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의 저서 『리부팅 바울』을 인용하면서 “바울의 현장은 지중해 지역의 기독교 공동체 내부가 아니라 이스라엘계 디아스포라 사회”라고 지적했다.
당시 이스라엘 디아스포라 사회는 ‘근본주의’와 ‘순혈주의’가 강했다. 마침, 이 시기엔 사회경제적 지형이 급변하고 있었다. 류 목사에 따르면, “바울이 활동하던 시기는 해안지역의 노예경제 체계가 흔들리면서 노동자의 30%에 달하던 수많은 노예들이 방출되던 시기”라는 것이다. 노예들은 당시 도시의 지배층과 시민층의 증오와 차별의 대상이었다. 근본주의적 성향이 강했던 유대주의자들도 이들을 배제했다.
▲만남의교회 류시홍 목사가 강연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
바울의 의인론은 기득권층으로부터 배제당하던 이방인들을 끌어안기 위한 신학적 시도였다. 류 목사는 “혈통이나 피부색이나 언어에서 동질감을 발견할 수 없는 사람들로 가득 찬 도시에서 이들은 자신을 보호해줄 그 무언가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가난하고, 인격도 갖추기 어려운 상황 속에 있는 이들을 유대주의자들은 ‘이방인’ 또는 ‘헬라인’이라고 부르며 배척했다”고 전했다. 이어 “바울은 이런 상황 속에서 ‘의인론’을 펼쳤다. 사람이 의로워지는 것은 율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은혜에 의해서이며, 그 은혜의 대상에는 ‘유대인뿐 아니라 헬라인도, 남자뿐 아니라 여자도, 자유인뿐만 아니라 노예도 차별 없이 의롭다’고 인정해준다고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류 목사는 그러면서 “바울의 ‘의인론’은 사회에서 버림받고 의지할 것 없이 지내던 이들을 예수 앞으로 불러내 예수의 사랑을 알게 해주기 위해 펼쳐낸 사랑의 담론”이라고 요약했다.
류 목사는 결론에서 “성장제일만을 외치며 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상실했고, 맘몬을 우상시하고 정치력을 이용해 불법을 행하면서도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일부 교회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이들이 분노의 소리를 내고 있다”며 “이런 잘못된 교회주의의 모습을 보면서 바울의 ‘의인론’과 영성의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