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인터뷰] 조봉희 목사, “한국교회, 율법적 목회 지양해야”

『고난돌파』 저자 조봉희 목사 인터뷰(1부)

[편집자 주] 고난의 광야 길을 경험하지 않은 인생은 없을 것이다. 욥기는 그 고난에 대한 일종의 교과서로서 자주 인용된다. 『고난돌파』의 저자 조봉희 목사(서울 목동 지구촌교회 담임)는 욥기의 주제를 “고난에 대한 사람의 인내가 아니[라] 우리가 고난 테스트에 합격하기까지 기다려주시는 하나님의 인내”라고 해석한다. 그는 일평생 육체의 고통을 짊어지고서도 하나님을 경험하며 성공적인 목회를 꾸려가고 있다. 그의 사역 방침과 그의 고난의 실존적 의미를 듣기 위해 조 목사를 예방했다. 대담은 김진한 본지 대표가 맡았고 2부로 연재한다.  

▲『고난돌파』의 저자 조봉희 목사가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진한 대표(문): 목사님, 반갑습니다. 우선 목사님의 사역의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조봉희 목사(조): 저는 남자들을 교회로 이끄는 것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한국 교회를 보면 교인들 중 상당수가 여성입니다. 아내들이 신앙생활을 하면서 남편들을 교회로 인도하려는 노력을 하는데 아무리 남편에게 말로 해도 안 되는 것을 보면서 ‘아 이것이 문제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여자들은 신앙이 좋은데 남자들이 안 되는 것을 보면서 조금 시대에 역행하는 듯 하지만 남자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남성 중심, 아빠 중심의 목회라고 할 수 있지요.  
남자들은 여자들에 비해 의외로 단순한데도 교회 나오기가 어렵습니다. 아마도 남자들은 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나름대로 자신의 영역에서 많은 일들을 감당해내고 있는데 교회에 나오면 완전히 초보가 되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락하는 것을 못 견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의 일을 척척해내는 남자들이 교회에 나오면 성경구절도 못 찾고 찬송도 못하는 등 자신이 잘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으니 교회에 나오는 것이 어색하고 교회생활 자체를 어려워할 가능성이 있기는 합니다. 그래서 저는 설교할 때, 성경본문을 단순히 보여드리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중요한 단어에 괄호를 쳐서 빈 칸으로 두고 그 단어를 생각해내면서 본문을 완성시키도록 하는 과제를 줍니다. 성경구절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지요.  
교회 다니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교회   
남자들이 교회에 나오면 꿔다 놓은 보리자루처럼 되는 입장이 되기에 이런 남자들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교회 표어 중 하나가 “교회 다니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교회”입니다. 남자들이 존중받는 공동체, 남자들의 위상을 세워주는 교회를 지향합니다. 요즘은 집에서도 아버지의 권위가 없어져 가족구성원들로부터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기에 제가 교회에서 남자들의 위상을 세워주기로 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남자들과 성경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신학교 때부터 옥한흠 목사님으로부터 강남 은평교회에서 제자훈련을 받았기에 옥한흠 목사님로부터 칼(CAL: Called to Awaken the Laity Discipleship Training Seminar) 세미나를 듣고 배운 것들을 활용하였습니다. 
진정한 성숙은 교회와 사회에서의 헌신  
▲『고난돌파』의 저자 조봉희 목사는 자신의 목회방향 및 목표로 "교회를 다니지 않는 교회" "남성들에 친숙한 교회" 등을 들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목회지론이 헌신입니다. 저는 교회에서 신앙의 성장이 있으면 이를 사회에서 삶으로 살아 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강조하는 헌신은 단순히 교회에만 한정되는 헌신이 아닙니다. 교회에서 뿐 아니라 사회에서의 헌신을 중시합니다. 교회에서의 헌신만 강조하면 선데이 크리스천이 됩니다.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에브리데이 크리스천이 되어야 합니다. 진정한 성숙은 교회와 사회에서의 헌신입니다. 이것이 세계관이고 가치관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목회를 지향합니다. 우리 장로교는 유교문화의 영향을 지나치게 받아서 상당히 보수적이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에는 주일에 굶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아침은 서둘러서 교회 가야 하니깐 못 먹고 교회에서는 주일에 굶어야 한다고 배웠기에 굶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길 정도였습니다. 기독교의 중심은 십자가와 부활인데 한국교회는 유교의 영향 아래에서 십자가로 시작해서 십자가로 끝났다고 봅니다. 이 시점에서 저는 한국교회에 부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교문화에 익숙하다보니 도덕론적 목회 중심이 지배적인데 앞으로는 복음적 목회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십자가 다음에는 부활이 있어야 합니다.  
문: 목사님께서 생각하시는 목회 과제가 있으신지요? 
조: 저는 차근차근 목회를 정리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최종적인 목회의 과제는 율법적 목회를 복음적 목회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교인들의 교회생활이 고통이 되면 안 됩니다. 인생은 고행이 아니라 여행이 되어야 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모든 순교자들은 순교하면서도 기쁘게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교인들에게 심적인 부담을 주면서 억지로 눌러서 착한 사람이 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져서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행복한 목회입니다. 
문: 한국교회의 상당수는 여전히 율법적인 목회 스타일을 고집하는 편입니다. 정확하게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교인에게는 고통스럽지만 목회하기에 좀 편한 면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조: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유교문화와 군사문화가 결합되어 권위를 강조하였습니다. 유신을 거치면서 권위적인 문화는 더욱 고착화되었지요. 목회현장에서 이러한 카리스마적 권위를 가지면 목회자와 성도의 관계가 명령과 복종의 관계가 되니 목회자는 조금 쉽게 목회를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목회가 아닙니다. 창세기에 보면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가 인격적이고 성숙한 관계였으며 예수님도 자유함이 있는 목회를 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역사, 문화, 환경적인 구조가 지배의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일제 식민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국민들이 상명하복의 문화에 길들여 진 듯 합니다. 
▲조봉희 목사는 한국교회에 팽배한 율법적 목회의 병폐를 지적하며, 복음적 목회로 돌아서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 네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조: 교인들을 유교문화와 군사문화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목회자의 과제입니다. 율법주의적 목회는 유신의 잔재입니다. 교회가 그러한 문화를 그대로 수용하였고 그 과정에서 교인들이 세뇌당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에 카리스마적 권위를 이용한 이단들이 많은 것도 그런 게 먹혀 들어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다른 한편으로는 율법주의라고 하는 것이 공로를 강조하니 이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공로를 통해 구원과 축복이 확보된다고 하니 교인들에게 마력으로 작용하게 된 것입니다.  
문: 공로신학이라고도 하지요
공로신학은 목회자와 성도들 사이의 야합   
조: 교회는 순수하게 은혜공동체로서 존재해야 하는데 공로신학적 목회를 하게 되면 오히려 그것이 은혜의 장벽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로를 중시하다보니 직분으로 인해 교회에 문제가 많이 생깁니다. ‘내가 얼마나 일을 많이 했는데,’ ‘내가 얼마나 헌금을 많이 했는데 집사로 안 세우나,’ ‘내가 얼마나 교회에 헌신했는데 장로로 안 세우나’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헌금을 할 수 있는 것도 은혜이고 헌신을 할 수 있는 것도 은혜인데, 그것들을 은혜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공로로 생각하여 그 대가를 바라는 것이지요.  
문: 목사님 말씀을 듣고 보니, 공로신학이 한편으로는 교인들을 구속하는 것이고 억압이 될 수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을 수용하면 공로가 자신의 구원을 확보하는 등의 신앙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통로가 되니까 목회자나 성도들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점이 인상적입니다. 
조: 공로를 중시하면 은혜가 사라지게 됩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나의 공로로 받았다고 생각하면 은혜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표어도 미국의 어느 교회처럼 “Not I, but Christ, 내가 아니라 그리스도이다”로 했습니다.(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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