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자문위원) ⓒ베리타스 DB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기장, 총회장 황용대 목사)가 올해로 100회 째를 맞는다. 이에 기장은 6월4일(목)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제100회 총회를 맞이하며 기장이 나아가야 할 사회선교 방향에 대해”를 주제로 <2015년 사회선교정책간담회>(이하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간담회 주제발표를 맡은 김경재 목사(한신대 명예교수)는 기장 총회의 사회선교 방향에 대해 “‘민주공화국’이란 무슨 의미이며, 대한민국은 진정 ‘민주공화국’인가?”, 그리고 “기장의 사회선교 충성목표가 ‘신자유주의에 포로가 된 교회’인가 ‘그리스도의 영적 몸’인가?”라는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김 목사는 먼저 대한민국이 맞닥뜨린 현실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명시한 헌법 제1조를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있다고 개탄했다. 김 목사는 그럼에도 “기장의 사회선교 3대 표어 <생명, 평화, 정의> 중 <정의>는 가장 먼저 화살촉처럼 역사의 저항 공기를 뚫고 계속 날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즉, 교회가 “민족의 양심을 일깨우고, 위정자들의 반역사적, 반민족적 정권차원의 정치행위를 예언자 정신으로써 견제해야 한다. 평화협정 체결, 남북 무력감소, 경제문화 상호교류와 협력, 국방비 축소와 전시작전권 환수를 요청”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인 것이다.
김 목사는 특히 계몽적 역할을 강조했다. “남북통일 바라고 기도한다면서 은근히 ‘북한 조기붕괴론’이나 ‘흡수통일론’의 망상에 사로잡혀있는 소박한 국민들과, 특히, 기독교인들이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바르게 보도록,” 그리고 “아무리 북한의 권력 3대 세습이나 인권침해에 동의하지 못할지라도,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되어 있는 <독립된 단위국가 실체>라는 것을 인정”하도록 교회가 계몽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목사는 이어 기장 교단을 향해 “통일은 <대박>이 아니라 <상호회개, 화해, 인내가 동반된 점진적 과정임>을 보다 분명하게 우리 사회 구성원에게 말해야 한다. ‘한-미-일 군사안보 동맹’을 꿈꾸는 전쟁광들과 단호하게 맞서서 ‘평화의 복음’을 선언해야 하고, 미국과 중국이라는 G2 초강대국 사이에서, 미래 통일된 한민족은 ‘평화영세중립국’으로 살 것임을 선언해 주체적 독립정신을 고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목사는 아울러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웠다. 신자유주의의 폐해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상황이다. 상위 10%가 국가 전체 부의 절반 가까운 48.05%를 차지하고 있으며, 개인 연평균소득액이 1000만원 미만 인구가 48.4%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연봉 5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에 김 목사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는 결코 생명가치존중, 정의로운 사회실현,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지향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개인적-개교회적 성공, 물질숭배적 세계관 존중, 적자생존 약육강식이라는 사회적 다윈주의의 부활, 국가권력과 경제권력의 유착, 언론 및 대학 등을 기득권세력에 예속시키거나 순응시키는 것 등을 실질적으로 의미한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이 같은 현실에서 기장 교단의 사회선교가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사회적 근본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무수히 많은 희생자, 낙오자, 경쟁탈락자, 상처 받은 자, 약자를 보듬어 안고 그들을 위한 시혜적 차원의 디아코니아가 아니라, ‘즐거워하는 자와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참여적 봉사 선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끝으로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말씀을 마음에 담고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구조적 악’에 ‘구조적 선’으로 대항하여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한다”고 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