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통일은 하나님의 주권, 우리의 강력한 의지 중요해”

혜암신학연구소, <분단 70년, 한국교회 과제> 공개강연회

▲6월 15일(월) 혜암신학연구소 제3회 공개강연회에서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왼쪽에서 세 번째)가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올해로 한반도 분단 70년을 맞이한 가운데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는 6월15일(월)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한반도 분단 70년과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제3회 공개강연회(이하 강연회)를 개최했다.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강연회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영한 숭실대 명예교수는 “통일은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화두를 꺼내 들었다. 김 명예교수는 먼저 통일지상주의와 통일무용론의 위험성을 제시했다. 김 명예교수는 통일지상주의를 “통일이 목적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럴 때 전쟁이 일어나고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같은 참화가 생긴다”고 경고했다. 즉, 통일지상주의는 “분단을 고착화시켰고, 통일을 위해 아무런 결실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통일무용론도 통일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김 명예교수는 통일무용론이 “한반도를 영구히 분단국가로 만드는 것이며, 분단 지속 시에 국경(國境)이 사실상 38선 이남으로 줄어들고 국가축소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김 명예교수는 “통일이란 ‘목표’ 보다 ‘과정’”이라면서 “통일이란 우연히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상호교류와 상호협력 가운데서 점진적으로 이뤄진다. 상호간에 대화와 협력과 이해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6월 15일(월) 혜암신학연구소 제3회 공개강연회에서 김영한 숭실대 명예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통일 과정에서 한국교회와 지도자는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할까? 이에 대해 김 명예교수는 “한반도를 향해 다가오시는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역사 섭리의 손길을 겸허하게 예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예언자적 통찰”이라고 했다. 그리고 통일이 ‘하나님의 주권적 작정’에 있음을 인식하고 통일의 조건이 성숙하도록 노력하는 일도 중요하다. 김 명예교수는 그러나 무작정 추상적인 섭리만 제시하지는 않는다. 김 명예교수는 “하나님의 섭리는 우리의 강력한 통일에의 의지와 노력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며 의식적인 노력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통일 못지않게 ‘국민형성’ 시급해 
▲이화여대 장윤재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통일이라는 과제 못지않게 70년 동안의 분단으로 인해 벌어진 남북한간 간극을 좁히는 일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두 번째 발제자인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장윤재 교수는 “하나님의 평화”라는 제하의 발제에서 “분단이 70년이라면 진정한 내적 재통일을 의미하는 ‘국민형성’에는 그 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상처가 오래되면 상흔이 된다. 70년의 분단은 우리 민족의 가슴 속에 깊은 상흔으로 남아 있다”라면서 “올해 우리는 이러한 민족의 상흔을 치유하는 평화의 사람들,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peacemaker)이 되기 위해 함께 기도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패널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한국교회에 통일 프로그램이 없지 않다. 그러나 장 교수는 이런 프로그램에 세 가지 기본원칙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가 지적한 세 가지 기본원칙이란 1) 상대방의 관점에서 나의 운동과 사업을 바라볼 것 2) 통일로 가는 길은 평화이고 한반도 통일의 목적은 동아시아 전체의 항구적인 평화를 세우기 위한 것 3) 남북통일은 동서독 통일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아닌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문명의 길을 창출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 등이다. 장 교수는 진정한 남북통일이 “남한의 삶의 방식과 생활을 그대로 북으로 확장하고 이식하는 것이 아닌, 둘이 만나 둘 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되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강연회에 앞서 진행된 개회예배에서는 정일웅 전 총신대 총장이 “화평케 하는 자”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교회 일치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정 전 총장은 “독일 통일은 교회 연합과 일치의 결과”라면서 “화평하고 화해해 더 큰 주님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교회가 되기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 혜암신학연구소 이장식 소장은 개회예배 축도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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