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교회의 세속화, 프란시스의 영성 상실 때문”

기장 영성수련원 심포지엄 “기장의 신앙과 삶의 뿌리”

▲한국기독교장로회 영성수련원 홍순원 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인기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영성수련원(원장 홍순원 목사)은 6월29일(월) 오후 종로3가 소재 초동교회 2층 난곡홀에서 영성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주제는 “기장의 신앙과 삶의 뿌리”이며, 박근원 박사(한신대 명예교수)가 “우리 교단의 뿌리와 그 정신사의 맥”을, 류장현 박사(한신대 교수)가 “만우 송창근의 삶과 영성”을, 홍순원 목사가 “영성으로 본 기장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과제”를 발표했다. 
홍순원 목사는 당일의 모든 발표를 아우르는 발표를 통해서, 기장의 신앙적 뿌리가 함경도와 북간도 출신의 ‘주체적이며 자주적인’ 신앙인들이 “평등지향적이고 정의감이 높은” 캐나다 연합교회 출신의 선교사를 만나면서 형성되었고 성 프란시스의 가난과 섬김의 영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전제했다. 
기장의 창립주역들은 공통적으로 프란시스를 스승으로 모셨는데, 송창근, 김재준, 강원용 등의 함경도와 만주 출신의 영맥과 최홍종, 강순명, 이현필 등의 무등산 영맥으로 그의 영성이 전수되어오다가 기장교단에서 합류하게 되었다. 이처럼 기장은 “처음부터 영성적인 동기에서 출발한 교단”이기 때문에 교단의 삶에서 “하나님 나라(사회적 해방 실천)와 기도(수도생활)는 분리될 수도 없고 분리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교단과 교회의 삶이 세속화되고 정치화되며 방종하게 되었다. 홍 목사는 그 원인을 “프란시스의 상실”이라고 지적했다. 
교회가 세속화되면서 가난과 기도라는 프란시스의 영성이 실종됨으로써 사회적 실천만 남게 되어 교회 내에 “운동논리, 정치화, 세속주의, 분열 등”이 야기되었다. 그리고 프란시스를 모르는 사람들이 교권을 장악하게 됨으로써 “기장의 존폐문제까지” 거론되는 지경이 되었다. 이에 더하여 해방신학의 수용과정에서 해방실천만을 강조하고 영성을 등한시함으로써 정치활동에 배타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상황도 연출되었다. 홍 목사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프란시스의 영성을 회복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목사는 프란시스의 영성이 “하나님 앞에서 벌거벗은 가난과 기도, 그리고 고난 받는 생명(자연의 생명까지도)을 위한 섬김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오늘날 이러한 영성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수련원의 수준을 넘어 수도원 수준의 훈련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도원 수준의 영성 훈련이 규칙적으로 실행될 때 목회자는 진리와 구원의 힘을 회복하고 교회를 세속과는 다른 차원에서 인도할 수 있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1) 기독교 전통 속의 영성적 기도문을 발굴하여 보급하고 2) 매일기도와 주일예배의 구조를 보다 현장화하며 3) 목회자, 신학생, 성도들이 정기적으로 침묵수련을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홍 목사는 기존의 ‘총회 영성수련원’을 ‘기장 수도회’로 확대개편하고 시설을 갖출 필요성을 역설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이 ‘기도와 노동과 말씀’의 영성을 보존하는 훈련을 실행할 때에만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게 되고 신앙의 본질을 보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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