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장, 美 오바마 대통령에 탄저균 반입 항의

▲지난달 25일 민통선평화교회 이적 목사, 기독교평화행동목자단 박병권 목사, 민통선평화교회 최민 성도 등이 주한미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려다 경찰에 의해 막히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총회장 황용대 목사)629() 총무 배태진 목사의 명의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에게 서한을 보내어 최근 주한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탄저균 밀반입 사태에 대한 해명과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서한은 미군이 한반도에 생화학물질, 핵물질 등 대량살상용 무기를 반입하는 경우 반드시 한국정부와 사전협의 및 동의절차를 거치도록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전면 개정할 것, 이번 사건과 관련 있는 주한미군의 주피터(JUPITER) 프로그램의 일체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아울러, “만약 계속해서 탄저균을 비롯한 생물화학무기 실험, 핵전쟁 훈련, 사드(THAAD) 미사일방어훈련을 강행함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한다면 세계의 모든 교회와 연대하여 평화를 위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래는 서한의 전문이다.

친애하는 버락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께

2015.6.29.

 

정의, 사랑, 평화, 창조세계의 보전을 이 시대에 구현할 하나님의 뜻으로 믿고, 이 일을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힘써 일하고 있는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에 속한 목회자와 성도들은 오마바 대통령에게 예언자 나단이 다윗 왕을 향해 하나님의 뜻을 선포(삼하12:1)했던 심정으로 서신을 드립니다.

지난 530, 미 국방장관 애쉬톤 카터는 미군 연구소에서 살아있는 탄저균 샘플이 한국에 반입됐으며 고의성이 없는 실수였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탄저균과 같은 치명적인 생화학물질은 고의성의 여부를 떠나 반입이 금지되어 있는 물질이며, 설령 반입된다고 하더라도 이 땅을 살아가는 한국 국민들과 한국의 정부의 사전 허가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입니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최근 미국 국방부가 밝힌 바와 같이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오산 미군기지에 반입된 데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이번 탄저균 반입사건이 단순 사고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온 생물화학실험의 일환으로 발생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과 분노를 느낍니다.

탄저균은 단지 잘못 다루기만 해도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만일에 하나 생화학전에 탄저균이 무기로 사용된다면 수백만 한국 국민의 생명이 말살당할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이번 탄저균 반입 사건이 정치군사적인 차원을 넘어서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고, 안전한 사회를 유지해야 할 한국의 국가 주권을 폄하하는 처사였음을 지적하는 바입니다. 이에 우리는 미군이 한반도에 생화학물질, 핵물질 등 대량살상용 무기를 반입하는 경우 반드시 한국정부와 사전협의 및 동의절차를 거치게 함으로써 한국정부가 위험물질의 반입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전면 개정할 것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탄저균이 소리 없는 전쟁,’ ‘가난한 자의 핵폭탄이라 불러온 대표적인 생물무기로, 치사율이 80-95%에 이르며, 100kg의 탄저균이 살포될 경우 약 300만 명을 살상할 수 있는 극도로 위험한 물질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미군이 생물화학무기인 탄저균을 군사목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실험해왔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군은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국 병사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주피터(JUPITER) 프로그램을 운용해 왔다고 주장합니다만 실상은 방어적인 목적에만 사용이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북한과 중국 등 미군이 규정하는 적들을 향해 생화학전을 펼치는 데 사용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는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긴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나니(누가복음 12:2)”라는 성경말씀에 근거하여, 은밀하게 진행되고 탄저균 반입 및 실험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국민과 한국 정부에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또한 우리는 이번 사건과 더불어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피터 프로그램의 일체를 공개하고, 이 땅을 살아가는 온 국민들을 위태롭게 만드는 탄저균을 포함한 일체 생화학무기가 왜 취급되고,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상을 규명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유엔의 세균독소무기금지협약(Convention on the Prohibition of the Development, Production and Stockpiling of Bacteriological [Biological] and Toxin Weapons and on their Destruction)이 규정한 것과 같이 한국에서 주피터 프로그램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생화학 및 핵무기의 개발·생산·비축 금지 조항이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다시는 한반도의 생명과 평화를 위협하는 이러한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미국 당국이 책임 있는 행동을 보일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세계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말하는 미국이 왜 세계 도처에서 전쟁을 연습하고, 탄저균과 같은 생물화학무기를 실험하여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와 중동 등 전 세계의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언서 이사야 2:4그가 열방 사이에 판단하시며 많은 백성을 판결하시리니 무리가 그들의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 (이사야 2: 4)의 성경 말씀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평화를 실천하는 기독교인으로서,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이 온 생명을 살리는 평화의 길로 나아올 것을 요청하는 바이며, 만약 계속해서 탄저균을 비롯한 생물화학무기 실험, 핵전쟁 훈련, 사드(THAAD) 미사일방어훈련을 강행함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한다면 세계의 모든 교회와 연대하여 평화를 위한 투쟁을 이어갈 것입니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미합중국의 대통령인 당신이 우리의 요구에 귀 기울여 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정의와 평화를 지키고 70년간의 분단을 종식시키기 위해 기도할 것이며 실천해갈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당신에게 함께하여 한반도와 전 세계에서 정의와 평화, 생명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 배태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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