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군산 새만금 송전철탑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새만금송전철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강경식 법무간사는 7월2일(목) 오전 전북 군산시 미성동 전용도로 인터체인지 공사 현장 인근에서 한국전력(한전)과 주민들 사이에 대치가 벌어졌다고 알려왔다.
지역주민들은 농번기에 이뤄지는 철탑 건설을 중단해 달라며 지난 6월 초 군산시청 점거농성에 들어갔고, 이에 한전 측은 지난 6월25일(목)까지 건설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전은 중단시한인 25일을 넘기자마자 공사에 들어갔고, 주민들은 또 다시 반대에 나선 것이다.
▲군산시 미성동·옥구읍·회현면 등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송전철탑 때문이다. 한전은 이 지역 주변 논 곳곳에 공사용 펜스를 치고 철탑 공사를 진행 중이다. 어떤 곳은 노랗게 익은 보리가 눈에 띠었고, 또 다른 곳은 모내기를 위해 물을 가둬놓은 논이었다. ⓒ사진=지유석 기자 |
한전과 대책위는 6월30일(화) 열띤 공방을 벌였다. 한전은 이날 오전 군산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안노선은 불가능하다는 국민권익위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공대위에서 악의적이고 지속적인 정보 왜곡으로 지역사회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어 정확한 정보전달이 필요하다”며 “향후 협의는 마을단위 주민대표와 직접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전은 그러면서 “군산지역은 군산변전소에서 154kV 송전선로 2개 루트로 전력을 공급중이나 송전선로 이용률이 80%를 초과하는 등 전력계통이 취약한 실정”이라며 “송전선로를 조기 준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국민권익위원회 담당 과장이 직접 자신은 한전의 압력과 청와대 압력 때문에 조사를 더 이상 하지 못하겠다며 당시 제기된 7가지 문제점 중 단 한 가지도 해명이 안 된 상태에서 사건을 종결했다. 공대위는 이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는데, 아무런 답변이 없는 상태에서 한전이 갑자기 공사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전력계통이 취약하다는 한전 측 주장에 대해서는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진상을 조사해야 하는 것이지, 자세한 숫자 하나도 없이 말로만 주장할 내용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전의 공사강행에 맞서 주민들은 극력저항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공대위 강경식 법무간사는 “주민들은 억울해 하고 있지만 워낙 현장이 많고 넓게 퍼져 있어서 한전 공사를 모두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