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장 서울노회, 삼일교회 존치 위한 서명운동 벌여

서명 모아 오는 17일 명도소송 첫 공판 제출하기로

▲기장 삼일교회 하태영 목사가 교회 성도들이 땀과 기도로 이룬 교회 주변을 둘러보다 교회 현판을 보고 있다. 그는 "지금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간절한 기도제목"이라고 심경을 전한 바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 황용대 목사) 산하 삼일교회(담임목사 하태영)가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가운데 관할노회인 서울노회(노회장 박승렬 목사)는 7월7일(화) 삼일교회 존치를 위한 온라인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삼일교회는 재개발 조합으로부터 토지소유권 명도소송을 당한 상태로, 첫 공판은 오는 17일(금) 열릴 예정이다. 이에 서울노회는 삼일교회 존치를 위한 온라인 서명을 받아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서울노회는 탄원서를 통해 “삼일교회의 현재 건물은 가설건축물이다. 삼일교회는 1977년 매입한 교회당이 노후화됨에 따라 2007년 구청의 허가를 받아 대규모의 수선을 진행하던 중 건물이 무너져 건물 전체를 신축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엄동설한에 예배드릴 곳을 잃게 되어 한시가 급하게 교회를 신축해야 했던 교회는 재개발지역에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가설건축물로만 승인해줄 수 있다는 구청의 강요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전후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가설건축물이라는 이유 하나로 교회 건물에 대한 재산권은 고사하고, 대지에 대한 재산권마저 침해하며 일방적으로 수용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재산권 침해”라고 호소했다. 
서울노회장인 박승렬 목사는 “낡은 도심의 재개발은 필요하지만 현재 재개발 사업은 재벌 건설사들의 잔치다. 이로 인해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쫓겨나고 있다. 삼일교회 역시 건설사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희생양이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목사는 “재개발 과정에서 욕망을 내려놓으라고 가르치는 종교시설이 쫓겨나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다”며 “사실을 왜곡해 삼일교회를 내쫓으려는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 전망은 낙관하기 힘들다. 하태영 목사는 “일단 첫 공판은 인정심리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이런 심리는 거의 예외 없이 피고가 진다”라면서도 “보상이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자리를 지키고자 한다”는 심경을 밝혔다. 
아래는 탄원서 전문이다. 
삼일교회(기장/서울노회) 존치를 위한 탄원
존경하는 재판장님,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 소속 삼일교회(담임목사 하태영 목사, 서울특별시 은평구 녹번동 19-26)는 40여 년 동안 지금의 위치에서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묵묵히 감당해 온 모범적인 교회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주택재개발사업(녹번 1-2구역)으로 인해 철거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삼일교회는 재개발조합이 구성된 시기부터 수차례에 걸쳐 ‘존치’를 요구하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조합측은 교회의 부지가 등기부등본에 종교부지로 등재되지 않았고, 현재의 교회 건물이 가설건축물이기에 ‘교회’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현금청산’ 대상으로 분류하고, 대화를 거부해왔습니다. 
1. 삼일교회 부지가 종교부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회의 요구를 묵살하는 것은 현실에 대한 이해부족 및 왜곡에서 기인된 것입니다. ‘종교부지’는 신도시 개발과 도시 재개발이 본격화된 시기 이후에야 사회적‧교회적으로 보편화되었습니다. 따라서 삼일교회와 같이 그 이전에 설립된 4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대부분의 교회들은 여전히 등기부등본에 ‘대지’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2. 삼일교회는 1977년에 ‘한국기독교장로회 삼일교회’ 명의로 현재의 대지를 구입해 지난 40여 년 동안 예배 및 신앙교육 등을 위한 종교시설로 사용해 왔습니다. 관할구청인 은평구청 또한 교회임을 인정해 땅과 건물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지난 역사와 소유권, 관할 구청 스스로가 인정한 교회를 ‘교회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입니다. 
3. 삼일교회의 현재 건물은 가설건축물입니다. 삼일교회는 1977년 매입한 교회당이 노후화됨에 따라 2007년 구청의 허가를 받아 대규모의 수선을 진행하던 중 건물이 무너져 건물 전체를 신축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엄동설한에 예배드릴 곳을 잃게 되어 한시가 급하게 교회를 신축해야 했던 교회는 재개발지역에 포함되었다는 이유로 가설건축물로만 승인해 줄 수 있다는 구청의 강요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전후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가설건축물이라는 이유 하나로 교회 건물에 대한 재산권은 고사하고, 대지에 대한 재산권마저 침해하며 일방적으로 수용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재산권 침해입니다. 
4. 서울특별시는 재개발사업 구역 내 종교시설 처리방안(『뉴타운지구 등 종교시설 처리방안』, 2009.9)을 마련해 “재개발사업 구역 내 종교시설의 경우 우선적으로 존치가 되도록 검토하고 불가피할 경우 이전계획을 수립하여 관리처분을 실시”할 것을 정한 바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이미 많은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개발조합과 관할구청, 종교단체(시설)가 이를 근거로 원만한 협의를 통해 존치 및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삼일교회가 속한 녹번 1-2 구역의 재개발사업의 관할구청인 은평구청은 이를 지키지 않고 일방적인 조합 편들기와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우리는 삼일교회가 지금의 모습 그대로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섬기며 ‘작지만 큰 역할’을 담당하는 교회로 계속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를 위해 존경하는 재판장님께서 삼일교회의 안타까운 상황을 헤아리시어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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