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스탄츠 공의회에서의 얀 후스(Carl Friedrich Lessing 작) |
7월6일은 600년 전 체코의 종교개혁가이자 사제이며 철학자인 얀 후스(Jan Hus)가 콘스탄츠의 화형대에서 이단자의 누명을 쓴 채 죽은 날이다. 유럽사에 있어서 두드러진 인물 중의 한 명인 후스에 대해서 세계교회협의회(WCC) 유럽지역 회장인 앤더스 베여리드 명예주교는 정중한 찬사를 바쳤다.
체코 프라하에서 7월 5일과 6일에 걸쳐 거행된 600주기 기념식에서 베여리드 주교는 “교회가 격심하게 분열된 시기에 (가장 두드러지게는 로마와 아비뇽 사이의 분열이지만), 기독교 왕국의 무수한 정치적 음모가 전개되던 와중에도 후스는 하나님의 선민들로 구성된 그리스도의 신비한 몸으로서의 ‘하나의 교회’를 선언하며 추종자들을 가르쳤다”며 기념사를 시작했다.
이어 “그는 체코 민족을 누구보다 사랑해서 체코 ‘민족의 비조’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유럽의 여러 나라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태어난 국가에 대해 바치는 일시적인 충성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영원한 소명을 분별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에게 교회와 국가는 분리된 영역이었으며 두 영역을 혼동하는 것은 종교 지도자들의 부패를 초래한다고 설파했다. 시민권과 애국심이 이생에서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그는 기독교인들이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에 헌신해야 한다고 가르친 것이다”고 소개했다.
베여리드 주교는 얀 후스가 일치와 화해의 희망을 품고서 자신의 가장 강력한 비판자들과 대화하기로 약속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콘스탄츠 공의회에서의 활동에 대한 안전보장이 있었지만 그는 도착 즉시 체포되었고 1415년 7월에 “법률적 살인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그 때 얀 후스는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거대한 제도적 부당성을 세상에 알리게 되었고, 교황 요한 바오로2세와 교황 프란시스는 ‘그에게 부과된 잔혹한 사형선고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기념사의 말미에 베여리드 주교는 “세계교회협의회는 얀 후스의 희생에 경의를 표하며 갱신, 재각성, 대화, 정의, 평화의 길에 헌신할 것을 다시 다짐한다”고 밝혔다.
후스 사거 600주기 기념식은 체코 복음주의 교회와 체코슬로바키아 후스교회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WCC는 오는 10월2일부터 한 달간 얀 후스 유품 전시회를 제네바 에큐메니칼 센터와 제네바대학교, 성 베드로 대성당, 종교개혁 국제박물관 등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