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언론위원회 전병금 위원장. ⓒ베리타스 DB |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명예훼손’ 사안에 대해 피해 당사자의 신청 없이도 심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심의규정 개정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위원장 전병금 목사)는 7월9일(목) 성명을 내고 심의규정 개정 중단을 촉구했다.
현행 통신 심의규정 제10조 2항은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정보는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방심위의 개정 움직임은 해당 조항을 삭제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방심위는 당사자가 ‘명예훼손’ 심의를 신청할 때에만 심의를 진행해 왔다. 그런데 해당 조항이 삭제되면, 제3자의 신청만으로도 심의가 진행될 수 있다. 또 방심위가 명예훼손이라고 판단하면 게시물 삭제, 이용자 접속 차단 등의 조처를 취할 수도 있게 된다.
언론위원회는 성명에서 방심위의 개정 시도에 대해 “당사자의 신고가 있기 전에 온라인 공간에서의 대통령이나 국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여 명예훼손에 대한 법리적 해석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인이나 국가에 대한 명예훼손 신고의 경우, 당사자가 아닌 보수 성향의 단체나 개인들에 의하여 대부분의 신고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이는 제3의 국가기관이 직접 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남용될 위험이 높다”며 “본 위원회는 금번 방심위의 개정시도를 정치인이나 국가에 대한 비판을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있으며,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래는 NCCK 언론위원회 성명의 전문이다.
방심위는 인터넷상의 명예훼손 글에 대한 심의규정 개정을 중단하라!
방심위가 인터넷상의 명예훼손 글에 대하여 당사자의 신고 없이도 심의를 개시하고 삭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심의규정 개정에 착수했다는 소식이다.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10조 제2항에서 ‘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라는 부분을 삭제하여,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요청 혹은 직권으로 명예훼손성 글을 조치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심위의 개정 시도는 당사자의 신고가 있기 전에 온라인 공간에서의 대통령이나 국가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여 명예훼손에 대한 법리적 해석의 남용에 해당한다 하겠다.
정치인이나 국가에 대한 명예훼손 신고의 경우, 당사자가 아닌 보수 성향의 단체나 개인들에 의하여 대부분의 신고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이는 제3의 국가기관이 직접 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남용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본 위원회는 금번 방심위의 개정시도를 정치인이나 국가에 대한 비판을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있으며,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공직을 수행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국민의 의사표현을 명예훼손이라는 이유로 제한하는 것 자체를 최대한 억제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가기관이 오히려 직접 심의하고 규제하겠다는 이번 심의규정 개정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아울러 방심위의 결정이 법원을 통해 번복되는 사례가 빈번한 것에서 보듯이 현재 방심위에 요구되는 것은 공정성과 권위에 대한 신뢰회복이 급선무라는 것을 밝히는 바이다.
2015. 7. 9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